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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에서 자동차 운전자들은.......

O-O2005.08.17 10:31조회 수 715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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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에서 자동차 운전자들은 자전거를 탄 사람을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다.

   몇 일 전 분당에 있는 맹산을 가기 위해 율동공원 순환도로를 지날 때의 일이다. 좁은 도로여서 자동차 운전자들에게 방해가 되지 않으려고 흰색 차선 바깥쪽을 물고 서행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운전자는 등 뒤에서 경적을 울리며 위협을 가해 왔다.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며 뒤를 돌아 봤을 때 BMW 545i 운전자가 손 짓을 하며 자전거를 끌고 인도 위로 올라 갈 것을 요구하고 있었다. 나는 이럴 때면 언제나 부화가 난다. 운전자들을 위해 충분히 주의 운전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경적을 울리며 위협을 가해 올 때 나는 언제나 자전거를 차선 중앙으로 밀어 붙이고 그들 앞을 막아 선다. 그날도 다르지 않았다. 나는 자전거를 차선 중앙에 밀어 넣고 그 차를 막아 섰다. 운전자는 화가 났는지 고개를 내 밀고 나를 향해 자전거가 왜 도로로 나와 운전을 방해 하느냐고 소리를 지른다. 나는 그에게 자전거도 차선 하나를 잡을 수 있는 권리가 있음을 설명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갓길로 갔는데 왜 위협을 가하느냐고 따져 물었다. 그는 경찰서로 가자 요구 했고 나도 동의 했다. 하지만 그는 이내 꼬리를 내리고 창문을 닫고 휭하니 자기 갈 길을 가버린다. 그의 뒤통수에 대고 욕설을 퍼 붙는 것이 내 자신을 향해 욕하는 일이라 생각에 어금니에 힘을 주고는 맹산을 향했다.
  
   가끔 주변에 자전거를 타는 동호인들을 만나면 도로에서는 움츠리지 말고 적극적인 라이딩을 할 것을 권한다. 차들과의 기 싸움에서 밀리면 오히려 사고를 유발할 수 있는 가능성이 더 크다는 생각에 차들이 옆에 붙어도 대범한 라이딩을 할 것을 주문하곤 한다. 늘 그렇게 해야 할 필요는 없지만 필요하다면 차선을 하나 잡아서라도 당당한 라이딩을 하는 것이 더 안전하다는 생각을 한다.

   가끔씩 아내와 때로는 막내 아들 녀석과 탄천을 따라 한강을 나가본다. 웰빙 열풍 때문인지 모두들 열심히 운동을 한다. 제각기 자신이 하는 운동이 자신에게 최선의 방법인양 생각하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아름답다. 자전거를 타는 재미도 솔솔하지만 나름대로 운동에 열중인 사람들을 보는 재미 역시 솔솔하다. 하지만 가끔씩 위협을 느끼게 하는 라이더들을 본다. 그 많은 사람들 사이를 요리조리 빠져가며 무한 질주를 하는 라이더들이나 눈이 부실 정도로 밝은 라이트의 방향도 조절하지 않은체 달리는 라이더들……, 보행자들을 향해 소리를 지르며 또 때로는 호각을 부는 라이더들이 그들이다.

라이트 이야기를 해 보자.
한 동안 RV차량들의 안개 등이 도마 위에 오른 적이 있다 너무 밝아 반대편 운전자들의 운전을 방해 한다는 것이다. 언젠가는 신형 산타패의 제동등이 너무 밝아서 뒤 운전자들에게 방해를 준다는 이야기도 들은 적이 있다. 차를 운전할 때도 그러한데 자전거를 탈 때는 더욱더 하지 않겠는가? 우리가 탄천이나 한강에서 자전거를 타면서 맞닥뜨려야 하는 이들은 차량운전자들이 아니다. 우리와 처지가 똑 같은 라이더들이나 보행자들이다. 우리는 저들에게 예의를 지켜야 할 의무가 있다. 특히 보행자들을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라이트를 상향으로 하고 달리는 것은 앞서 오는 라이더뿐만 아니라 보행자들에게 상당한 위협이 된다. 더욱이 HID를 헬멧에 달고 다릴 때 마주 선 보행자는 상당한 위협이 느껴진다. 혹 야간에 마주 오는 차가 라이트를 상향조정하고 지나갈 때 자전거를 타 본 경험이 있는가? 그렇다면 그 때 당신의 입에서는 무엇이 나오는지…… 탄천이나 한강에서 HID까지 달고 달려야 할 필요가 있을까? 그렇다고 해서 밝은 라이트를 사용하지 말자는 이야기는 아니다. (이중 투자 할 수는 없지 않은가?) 꼭 달아야 한다면 될 수 있으면 하향조정을 하자. 마주 오는 라이더들이나 보행자들이 위협을 느끼지 않도록 말이다. 당신이 5,6명의 라이더들이 머리 위에 HID를 달고 30키로 이상 달려 오는 사람들과 맞닥뜨린다고 생각해 보라. 당신의 입에서는 무슨 말이 튀어 나올지……

속도 이야기를 해 보자.
자전거를 타고 도로를 질주할 때 30키로 이상 질주하기가 쉽지 않다. 이런 속도로 달리고 있을 때 옆으로 시속 150키로 이상의 속도로 질주하는 차량이 있다고 하자. 그것도 승용차가 아닌 커다란 화물트럭이…… 이런 상황에서 가슴을 쓸어 내리지 않을 라이더들은 없을 것이다. 탄천이나 한강에서 보행자들의 속도는 기껏해야 5,6키로이다. 우리가 그들 옆을 30키로 속도로 질주한다고 가정해 보자. 체감속도는 우리가 자전거를 타고 도로를 지날 때 150키로 이상으로 달리는 자동차에 대한 느낌하고 비슷하지 않을까? 보행자들은 이럴 때 우리에게 어떤 생각을 할까? 나도 저런 속도를 내고 달려 보고 싶다는 꿈을 가질까? 우리를 부러워할까? 아니면 우리가 상상할 수도 없는 욕설을 입에 담지는 않을까?

   탄천이나 한강에서 속도를 내고 싶다면 보행자들이 없는 시간대를 택하자. 그것도 어렵다면 보행자들에게 위협을 가하지 말고 보행자들 앞에서 속도를 줄이는 것은 어떨지…… 아니 차라리 자전거를 끌고 도로 위로 올라가 차들과 실랑이를 벌이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 다행스럽게도 성남 주변에는 밤에 한적한 차도가 많이 있다. 강남 300코스가 그러하고 정신문화원 코스도 그러하다. 청계산 옛골 코스 역시 페달링 연습하기에 괜찮은 코스이다. 코스가 짧아 걱정이라면 양재, 청계산 옛골, 판교, 하오고개를 잇는다면 그 어떤 한강코스 보다 훈련하기 좋을 것이다. 이때 우리는 라이트를 하향 조절할 필요도, 속도를 줄여 조심해야 할 필요도 느끼지 않을 것이다. 우리가 보호해야 할 보행자들과 다투기 보다 차라리 도로로 올라가자. 그리고 차들과 실랑이를 벌이자. 왜 우리는 강자 앞에서는 움츠러들면서 약자들 앞에서는 소리를 지르며 무한질주를 하려 하는지……



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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