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저는 따로 또 같이 탑니다.

구름선비2005.09.05 04:00조회 수 312댓글 0

    • 글자 크기


혼자 타는 즐거움은 여러가지를 볼 수 있고
여러가지를 생각할 수 있어서 좋습니다.

한때 접사에 빠져 산 적이 있었습니다.
봄날, 홀로 하는 라이딩은 이름 모를 작은 꽃과
그 꽃에서 나오는 향기만큼이나 신선하였습니다.

까페 회원들과 시간이 맞지 않아서, 거리가 멀어서
혼자 다니며 집 주위의 싱글을 개척하는 일도
즐거운 일어었고,
나만의 싱글을 갖게 된 것도 또한 즐거움이었습니다.

요즘은 토요 정기라이딩, 일요 정기 라이딩으로 나누어
타고 있지만 같이 가면 같이 가는대로, 혼자 가면 혼자 가는대로
즐거움이 있습니다.

이번 토요라이딩에서는 길가에 밤이 떨어져 있더군요.
어렸을 때 맛있게 먹었던 갓버섯도 즐비했구요.
혼자였다면 밤을 주워 먹으면서, 갓버섯을 전부 따왔 을 겁니다.
>저녁상을 물린 저녁, 잠시 자료실에 올라온 잔차 사진좀 볼까 하는 여유롭고 홀가분한 마음으로 왈바에 접속했다가 자유게시판에 짧은 글을 남깁니다.
>
>제목처럼, 혼자 다닙니다.
>
>원래부터 방랑벽이 있다던가, 오래된 선조가 유럽에서 건너온 집시라든가 하는 말도 안되는 무슨 거창한 이유가 있는건 아니였고...
>혼자 다니는 유일하고도 강력한 이유는 동호회와 서로 시간이 맞지 않는다는 것 하나뿐이었습니다.
>
>직장이 먼 편이고(일산에서 서울 중심) 퇴근이 늦는 편이라 평상시의 야간 라이딩 시간에도 안 맞았고, 주말에도 일이 있다보니 함께 라이딩할 수 없더군요.
>
>어쩔 수 없는 이유였지만, 홀로 다니는 라이딩 역시 단체 라이딩처럼 많은 장점이 있습니다.
>
>첫째, 자유로움입니다.
>
>제가 원하는 때 나갈 수 있고, 누군가를 기다려야 하지 않아도 되며, 마음에 드는 곳을 만나면 다시 달리는 것을 잊은 것 처럼 한참을 한자리에서 머물러 있어도 됩니다.
>
>몇년전 유럽을 여행하다가 만난 한 여자분이 그러더군요. 유럽 이곳 저곳을 혼자 여행하면서 마음에 드는 곳을 만나면 다시 다른 곳으로 떠날 마음이 생길 때까지 다른 이의 시선을 신경쓰지 않고 머무르면 된다고.
>그 말을 들은 곳이 바로 스위스의 작은 기차역이었습니다.
>
>둘째, 한가로움입니다.
>
>성격상 안장에 앉으면 정신없이 달리는 스타일이지만, 정신없이 달리는 사이 사이에도 혼자라는 한가로움이 참 좋습니다.
>
>셋째, 집중과 몰두입니다.
>
>혼자서 산행할 때는 등산로를 잘못 지나치는 일이 없지만 다른 이와 대화하면서 가다보면 작은 산길을 잘못드는 일이 있어서, 다시 뒤돌아와야 했다는 산행기를 읽은 적이 있습니다.
>
>혼자서 달리게 되면 말할 필요나 기회가 없어집니다. 달리는 행위 그 자체에 그냥 몰두하게 되거나, 아니면 한가지 생각에 몰두하게 되면서 마음이 텅 비는 것 같은 상태에 쉽사리 빠지게 됩니다.
>
>일주일 동안 뱉어놓았던 숱한 말들로 인해 피곤했던 마음이 보상받는 느낌입니다.
>
>한 여름에 텅 빈 것같은 벌판을 홀로 달려본 경험 있으신가요?
>
>작은 길에 접어들었는데 갑자기 들리던 소음이 모두 끊긴 것 같은 느낌은?
>
>어두워져서 라이트 불빛에 겨우 의지해서 홀로 달리고 있지만, 오히려 푸근해지는 느낌은?
>
>
>물론, 함께 달리면 위에 적은 숱한 장점들은 그 반대의 경우로써 또 다른 기쁨으로 작용할 겁니다.
>
>다른 동호인과 라이딩후 함께 하는 차가운 맥주, 서로간에 교환하는 공감의 기쁨, 뒤쳐지는 동호인을 챙겨주는 마음씨 등등.
>
>하지만...
>
>부럽고도 부러운 그 숱한 장점들에도 불구하고,
>
>다시 어울리기에는
>
>혼자서 즐기는 라이딩이 주는 외롭고도 자유로운 느낌에
>
>한창 빠져버린 기분입니다.
>
>


    • 글자 크기

댓글 달기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드디어 복구했습니다. 와일드바이크 심폐소생의 변!39 Bikeholic 2019.10.27 2866
188079 李대통령, 올해 ‘꿰매고 싶은 입’ 1위28 바보이반 2009.12.22 1361
188078 李대통령 “물값 싸서 물 낭비 심한 것 같다” (펌)14 mtbiker 2011.03.22 1561
188077 龍顔이 맞나요? (무) 십자수 2004.07.14 379
188076 女難(여난) 2題26 靑竹 2007.11.21 1714
188075 女難(여난) - 310 靑竹 2008.01.18 1392
188074 女福(여복)19 靑竹 2008.02.12 1768
188073 不滅의 帝王 國岡上廣開土境平安好太王 날초~ 2004.09.05 638
188072 不 狂 不 及 훈이아빠 2004.09.07 550
188071 힝~~ 빋고는 싶은데/... 시간이 영 안맞네요...ㅠㅠ 십자수 2004.05.08 217
188070 힝.... bbong 2004.08.16 410
188069 힝.. 역시 로드용 타이어로 바꿔 갈걸. ........ 2000.08.15 242
188068 힛트작입니다.... vkmbjs 2005.09.03 326
188067 힙합이나 댄스곡 잘 아시는분 아래 방금 스타킹에 나온 노래 제목이?1 dynan 2007.01.27 870
188066 힙쌕을 사용해 볼려고 합니다23 gcmemory 2006.05.27 1384
188065 힘찬 출발 되시리라 믿습니다. zzart 2002.10.16 240
188064 힘찬 응원을..... kwakids 2004.07.28 307
188063 힘찬 업힐( up-hill)을 !! bullskan 2005.04.02 264
188062 힘줄 늘어나 고생 해 보신분들~ trek4u 2004.07.28 641
188061 힘좀 써주세요... ........ 2001.01.26 259
188060 힘이 많이 드는 나사를 풀 때는 *^^* Kona 2004.10.29 617
첨부 (0)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