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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름신과의 숙명적인 사투

靑竹2005.09.06 22:52조회 수 529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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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위 사람들이 먼지만 풀썩이는 내 쌈지 사정을 어찌 알랴. 이따금 "왜 업글 안 하세요?" 라는 질문에 봉착하기라도 하면 "나중에 세븐솔라 정도로 확 내질러야지 공연히 중복투자는 해서 뭘 혀? 그러기 전까진 그저 꾹 눌러 참고 지금 타는 거 마저 뽕을 뽑아야지" 라며 얼버무리곤 하는데...

사실 지금의 애마가 실제 말처럼 생명이 있었다면 이처럼 혹사시키는 주인놈 꼬라지가 쳐다보기도 싫어서 아마 길에다 패대기를 쳤을 정도로 재탕 삼탕은 약과, 아마 여나므 탕을 뼛골까지 샅샅이 우려먹을 정도로 죽어라 탔는데 더 뽑을 뽕이 남아있을 턱이 있겠는가.

당나귀 늙었다고 콩을 마다할 것인가. 무르팍에 기름기가 날이 갈수록 줄어들어 감에도 불구하고 눈은 여전히 높아져 번쩍거리는 티타늄 프레임만 보면 군침이 꿀걱 회가 동한다.  '엔진이 좋아야지 그깟 하드웨어가 무신 소용이냐'고 주위에 늘 강변하는 내가 정작 컴터 앞에 앉아 뽀대나는 프레임 사진을 띄워 놓고 취한 듯 바라보자니 별 수 없는 꽁생원 뒤꼭지가 여간 간지러운 것이 아니다.

이제 막 사회생활을 시작한 아들넘이 작년까지만 해도 "아빠.. 또 엠티비 사진 봐? 걱정마.. 아빠..내가 사회에 나가면 카드 긁어서 아빠한테 천만원짜리 엠티비 사 줄께"하는 호언에  진위야 어찌 됐던 놈의 말 만으로도 흡족했던 뒤안길엔 '혹시 저놈 저 말이 진담일지도 몰러'하는 택도 없는 기대를 걸기도 했었다. 그러나 엊그제 집에 다니러 온 놈에게 은근슬쩍 그 이야길 건네서 떠보았더니 "아빠~ 그때는 내가 세상물정에 워낙 어두웠나 봐. 지금 생각하니까 내가 참 바보였나 봐. 푸헤헤" 하는 통에 그 꿈마저 허공 중에 산산이 흩어지고 말았다. 으흐흑....

'지름신이여~ 원컨대 제발 낮은 곳으로 임하지 마시옵소서.
소생 감당키 어렵나이다.
공연히 낮은 곳으로 임하옵시어 헷고생 하지 마시옵고
제발제발 높은 곳으로 임하사,이젠 털어도 먼지 조차 나지 않는
소생의 쌈지를 긍휼히 여기소서.
중독신, 업글신,지름신의 이름으로 간절히 비옵나이다.

잔차인과 라이딩과 온갖 도로들과 임도가 지름신께 영원히 있사옵나이다. 아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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