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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눌이 도박을...

靑竹2005.09.08 19:10조회 수 677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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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도 집사람이 또 고스톱판을 벌였더군요.

상대방들은 동네사람들인가 했더니

낯모르는 사람들이더군요.

집사람 돈을 눈대중으로 대략 헤아려 보니

불경기인데도  어림잡아 이십여만원은 넘어 보이더군요.

전 다른 사람의 돈을, 꿈을 비정상적인 수단으로

빼앗으려는 도박을 아주 싫어합니다. 증오하지요.

성깔 깨나 있는 마눌이 하는 일이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합니다.

그래도 한 편으로는

'저거..혹시 저러다 잘 되면 혹시 집간이나 늘리는 거 아닌가' 하는

일말의 기대감이 아주 없는 건 아니어서 간혹 마눌의 뒷전에

살그머니 다가가 속으로 응원을 하는 어처구니 없는 이중성을 보이기도 합니다.
(못난이..찌질이..ㅡ,.ㅡ)

그런데 마눌이 갑자기 화장실에 간다며 자리 좀 맡으라고 하기에

전 태생부터가 가진 고스톱 실력이라곤 탄자니아나 말레이시아고스톱 수준도 못되어

엄청나게 긴장을 하며 상대방들에게 양해를 구할 경황도 없이

마눌의 자리에 엉겁결에 앉았는데요.

뭔 패가 그렇게 안 맞는지 어쩌다 짝이 맞으면 설사를 하고

점수가 난 상대방이 기고만장 쓰리고를 들어가는데

기껏 난초 열 끗짜리 한 장 달랑 동해바다의 독도처럼 제 앞에 외로이 있더군요

물론 열 끗짜리에 묻어서 가져왔던 껍데기는 애시당초 빼앗긴 상태라

마눌이 오기 전에 재수바리로 어캐 한 판 건지거나

아니면 본전 유지를 하는 선에서 선방이라도 할까 했는데요..으흐흑.

이거 큰 사단이 났다 싶더군요.


결국 4고,  p박 and 光박에 멍게..아니 멍따까지 쓰는 바람에

한 방에 올인을 당하고 부도까지 내고 말았습니다.


그냥 마눌 돈을 싸들고 그 자릴 튈까도 생각했지만

분위기로 보나 뭘로 보나 새가슴인 저로선 불가능한 일인 것 같았습니다.

허구헌 날 잔차만 탄다고 쫓아내려는 걸

평소 파리새깽이 뒷다리 비비듯 빌고 또 빌어서

손에 지문도 다 지워진 제가 겨우 집에 붙어서 삼시세끼는 못돼도

그저 두어 끼 정도는 근근히 얻어먹으며 살았는데

이젠 그것도 다 틀렸다 싶어 울고만 싶더군요..ㅠㅠ


이윽고 마눌이 화장실에서 나왔습니다.

"아이구..여보..좀 일찍 나오지..큰 일이...쩝"

"왜요?"

"아이..씨..공연히 날 보구 고스톱은 치라구 해갖고...한 방에 거덜냈어.."


나의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집 나갓~!!!!!!!! 잉간아~!!!!!!" 하는

기차화통을 삶아먹은 고함이 나올 것만 같아

마눌의 목소리가 내는 엄청난 공기의 파장으로부터

내상을 입는 걸 피하기 위하여 자라모가지를 하고

허리도 새우처럼 잔뜩 꼬부린 상태로 기합을 넣고 있었습니다..ㅠㅠ


그런데 마눌은 뜻밖에도...


"아..그거요?...리필하면 돼요....바로 리필해도 십만원을 채워줘요"



컴터 고스톱....징그럽네요...잘 할 줄도 모르지만....
진짜 돈두 아닌디 한 방에 올인되니 열받네요..ㅋㅋㅋㅋㅋ
원래 요시간이면 제가 헛소릴 잘 하니 이해들 해주십시요.


튀잣...=33=333=333333=333333333333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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