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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에 빠진 강태공 구조하기..

wntnftk2005.10.05 13:42조회 수 985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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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저녁 20시 15분경.

한강 남단 안양천과 한강이 만나는 곳에서 방화지구 방향...약 50메타 지역.

저는 그 시간에 행주대교에서 목동으로 돌아오던 길이였습니다.

항상 그 부근의 강턱에는 낚시를 즐기는 연세가 좀 든 분들이 자리를 하고 계시던 곳입니다. 그리고  이 곳은 밤이 되면 조명의 사각지대라서 다른 자전차도로에 비하여 매우 어둡습니다.

자전차를 타고 오다 보니 사람들이 강뚝에 이상하게 많이 모여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어느 분이 대어를 낚아서 구경꾼들이 몰려 있는 것으로 간단히 생각하고..그냥 지나치려는데, 웬 아주머니들이 다른 낚시하던 분들을 황급히 부르면서 매우 당황해하고 있는 것이 이상하여..자전차를 멈추고 강쪽을 되돌아 보니...

강 둔턱에서 약 4~5메타 떨어진 물속에 모자를 쓴 사람의 얼굴이 보이고, 강턱에는 몇 분 들이 모여서서 낙싯대로 연신 그 분을 끌어 당기려 필사적으로 애를 쓰고... 이건 보통 급박한 상황이 아니었습니다.

게다가 근처에는 불빛 마져 희미하였고... 그래서 저는 급한대로 자전차에서 라이트를 분리하여 강물에 빠진 분을 비추었습니다. 노인입니다. 대략 70대 중반...두눈은 감겨 있고 겨우 숨은 쉬시는 것 같았고...오른 손 두 손가락으로 강뚝에서 내민 낙싯대의 줄을 겨우 잡고 계셨습니다. 지금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구조를 원활히 하기 위한 조명! 조명을 충실히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였습니다.

처음 라이트를 비친 거리는 일단 현장을 스쳐 지나왔기 때문에 약 30메타(?) 정도..어느 정도 노인께서 강변으로 끌려 오는 것을 확인후 다시 자전차를 돌려서 가까운 곳으로 이동하여 라이트 조명...마침 누군가가 119로 신고 하였는데 아직도 안오고 있다는 푸념을 하기도 하고...

서너분이 드디어 노인을 강뚝에서 간신히 들어 올려 자전차 도로에 눕히고는 손발 맛사지와 살펴 드리기... 그야말로 남녀노소 따로 없이 서로 앞을 다투어 맛사지 하여 드리고 얼굴을 손수건으로 닦아 드리고... 참으로 사람은 겉으로만 보아서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머리를 노랗게 물들인 20대초반의 여자분들도 할아버지의 발을 싸잡고 열심히 맛사지를 해드리고...도대체 누가 이렇게 시켜서 일까요???  우리네 사람들의 본심이 이렇게 아름답습니다.

그 때쯤 멀리서 싸이렌 소리가...이럴 때 조명 담당(?)인 저의 할 일은??? 그렇습니다. 그 구급차를 빛으로 사건 현장으로 유도하는 것이지요. 아니나 다를까...굴을 막 벗어나는 소방차가 시야에 들어오자 저는 라이트로 크게 원을 마구 그려대었습니다. 물론 "여기에요!.."라고 소리 지르면서...그런데. 헉...밀려드는 소방차 3대에 구급차 1대...갑자기 강 쪽에서 구급보트 2정...허. 이렇게 몰려 오지 말고 한대라도 빨리 오지 그랬어요...라는 소리가 마음 속에서

정말...긴박한 상황이었습니다. 들것에 실려서 구급차로 향하는 할아버지는 이미 탈진 상태--어서 건강을 회복하시고 다음에는 낚시도 좋지만 몸 조심하시기를 바랍니다...

어제 현장에서 일사분란하게 강태공을 구조하신 모든 분들 정말 수고하셨습니다.

인간만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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