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유리에 튀어 있는 빗방울들 사이로
길바닥을 유심히 살펴봅니다
미끄러우려나.....
온종일 답답한 마음으로 집안에서 웅크리다가
아직 비가 오는데도 빗줄기가 약해졌다고 우기며
결국 잔차끌고 나갑니다
미친X이 따로없다더니 바로 나로구나!
방울 방울 얼굴을 때리고
어깨부터 서서히 물줄기로 파고들어오고
지나는 사람들이 고글넘어로 어른거리듯 움직이고
세상의 색깔이 뭉쳐지기 시작하고
땀인지 빗물인지가 마구 흘러내리면서
등 가운데로 줄무늬가 생기는 촉감이 신경을 건드리지만
두 발은 여전히 빠르게 돌아간다
왜 더 빨리 안돌지?
이런 미친X 지금 뭐 하는 짓이지?
뚝뚝 떨어지는 물방울로 자국을 만들며
찰싹 달라붙은 져지를 벗어놓고
어휴 언제 다 닦고 기름치지?
마눌은 눈에 힘을 주며 쏘아보고 있고
처연히 앉아서 걸레들고 또 땀흘리면서
아무리 생각해봐도 정상은 아니다!
마음은 뿌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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