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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자전거로 인제대회 완주한 67세 할머니

다비켜라2005.10.25 11:56조회 수 564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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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번 선수 대기! 넷 셋 둘 하나 출발!”

대한바이애슬론연맹 심판의 출발소리와 함께 최고령 참가자인 이영순(67)씨가 힘차게 페달을 밟으며 앞으로 나갔다. 23일 오전 9시 제1회 인제 산악자전거(MTB) 바이애슬론대회가 열린 강원도 인제군 원대수변공원. 기온이 뚝 떨어져 섭씨 1.6도의 매콤한 추위를 뚫고 이씨의 페달링은 계속됐다.

이번 대회는 포장도로(오르막 4.4㎞, 내리막 1.9㎞)를 빼고 나면 흙과 자갈, 굴곡이 심한 임도(5.5㎞)와 좁은 산길(1.2㎞)로 이뤄진 산악코스를 6.7㎞나 달려야 한다. 그래서 참가선수들은 최소 수십만원에서 수백만원에 이르는 산악 전문용 자전거를 타고 경기에 나섰다. 그런데 이씨의 자전거는 앞바퀴에 충격 흡수장치마저 설치되지 않은 일반 자전거가 아닌가? 함께 참가한 동료선수들이 ‘저 분은 나이도 있으니 도로 오르막 구간까지만 달려도 대단한 거야’라고 수군댔다.

하지만 2시간여가 지나자 이씨는 코스를 완주한 채 사격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탕! 탕!…’ 마지막 10m 공기총 엎드려쏴 5발 사격에서 2발을 명중시킨 뒤, 맞추지 못한 3발에 해당되는 벌칙주로(100m) 3바퀴를 달리고는 다시 자전거에 올라 결승선을 당당히 통과했다.

일반자전거로 산악코스 6.7Km 완주
“시장 갈때도 버스 안타고 끌고다녀”…사위·솬자도 나란히 출전 ‘철인가족’

31살부터 참가하는 여자 마스터부문 18명 중에서 이씨는 2시간22분67초로 16위를 기록했다. 평일과 주말을 가리지 않고 틈만 나면 산에 오르는 동호인들의 기록(1위 59분)엔 훨씬 못미친다. 그럼에도 자전거를 타고 산이라고는 가본 적이 없는 이씨의 첫 도전치고는 만족스러워 보였다. 이씨 뒤에 처진 40대 초중반의 2명이 산악자전거클럽 동호인이라는 점에서 노익장의 건재함이 더 돋보였다.




“쉬엄쉬엄 갔지요. 가파른 경사는 위험하니 내려서 걷고, 나머진 그럭저럭 탈만하던데요.” 피곤한 기색 하나없이 태연하게 말하는 이씨의 자전거 경력은 수십년째다. 젊었을 때부터 핸들에 바구니가 달린 생활자전거를 지금껏 타고 있다. 이씨는 이 자전거로 운동도 하고 시장도 보고, 웬만한 거리는 버스를 타지 않고 자전거로 다니다 보니 몸이 무척 건강해졌다. 이씨는 최고령 참가상으로 새 자전거를 받고는 “이 자전거는 우리 손자 몫이네”라고 함박웃음을 지었다.

“우리 장모님 체력은 알아줘야 해요.” 이씨의 사위 김관철(43·자영업)씨는 “철인 3종 풀코스를 처음 완주한 올 8월 제주대회 때 장모가 제주까지 와 응원을 할 정도로 운동엔 열성적”이라며 이번 대회도 사실은 장모가 참가해보겠다고 해서 가족이 함께 대전에서 인제까지 오게 됐다고 말했다. 김씨의 아들 기엽(12)군도 이날 주니어부에서 완주했다.

  

▲ 인제 산악자전거 바이애슬론대회에 처음 출전해 완주한 이영순(오른쪽)씨와 사위 김관철, 외손자 기혁군.  

  


3대가 함께 이번 대회에 참가한 김씨네 가족은 산악자전거가 없어 모두 자전거를 빌려야 했다. 김씨가 “사이클로는 도저히 오를 수 없는 곳을 자전거로 가보니 힘도 들지만 너무 즐겁고 색다른 느낌을 받았다”고 말하자, 장모인 이영순씨가 옆에서 거들었다. “수백만원이 들더라도 산악자전거는 꼭 장만해야 해, 그래야 앞으로 함께 산에도 갈 수 있지 않겠나.” 수백만원이라는 말에 화들짝 놀라긴 했지만, 사위 김씨는 제법 쓸만한 산악자전거를 식구수대로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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