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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竹

靑竹2005.10.27 11:34조회 수 334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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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靑竹'이란 아호를 갖게 된 건
뭐 특별히 고상한 이유가 있어서가 아니고
푸른 대숲을 개간해서 아버님께서 손수 지으신
조그만 오두막에서 제가 나고 자란 때문이지요.^^

구름선비님의 대나무 말씀을 들으니
새삼 어린 시절의 기억이 떠오릅니다.

농한기라 좀 쉬실 법도 한 섣달의 강추위에도
두툼하게 솜으로 누빈 옷을 걸치시고
찬바람이 쌩쌩 부는 헛간의 가마니틀 앞에 앉아
하루 종일 가마니를 짜시던 아버님께서
해가 저물어 사위에 어둠이 깔리면
식구들을 위하여 꺾어다 뒤란에 모아 놓은
생솔가지 아궁이에 가득 쑤셔넣으신 후
깊은 시대적 좌절감에 짓눌려 축 처지신 어깨를 하시고
약주 한 잔 드시러 사립문을 나서시는 모습을 배웅한 후에
두툼한 솜이불을 덮고 누워서 눈을 말똥거리던 저의 귀에 들리던
대숲을 핥으며 맹렬하게 불어 오던 을씨년스럽던 바람소리가
왜 이렇게 날이 갈수록 사무치게 그리워지는지요.

마디를 터서 기다란 장죽으로 만들어 쓰던
신우대(제 고향에선 신아대라고 불렀습니다)도
동네 여기 저기서 자생하고 있었지요.
대나무보다 가늘지만 한층 푸른 빛깔이 곱고 날씬한 신우대를
몇 마디 잘라 장식처럼 아이들이 가지고 놀곤 했습니다.

그나저나 깜짝 놀랐습니다^^
컴퓨터에 오류가 생겨서 오른쪽 끝에 있어야 할 저의 아이디가
제목란으로 도망을 쳤나 하고요^^



구름선비님의 칭찬이 제겐 너무 과분합니다.^^
범상에도 미치지 못하는 필부에 불과한 저인 걸요.
아무튼 고맙습니다.
기분 좋은 하루가 되시길 빕니다.

저는 이미 기분이 좋아졌답니다.ㅎ~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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