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초심

키노2005.11.08 18:07조회 수 323댓글 0

    • 글자 크기


세상에는 우선하여 생각하여야 할 것들이 몇 있습니다.

님의 경우는 <초심> 같습니다.

그건 아무도 모르지요. 님의 <초심> 말입니다. 어땠습니까? 님의 그때 그 <초심> 말입니다.

문제는 <학위>입니다.

그 초심 때에도 최종 목표가 <학위>인 것은 틀림없었을 것입니다. 그 다음이 <교수> 어쩌고 하는 것이겠지요. 일종의 <직업>이겠죠. <돈>이겠고, 사는 데 필요한 <그 무엇>이었겠지요.

결혼 전에 학위를 따셨다면, 그건 부모의 <등>이겠고, 결혼 후에 학위를 따셨다면 그건 아내의 <등>이겠죠. 만약 고아였는데도 <학위>를 따는 기적 같은 일이었다면, 그건 어떤 <후원>의 <등>이었을 겁니다.

이런 말씀 죄송하지만, 누군가의 등을 처먹지 않고서는 결코 <학위>를 딸 수 없다고 감히 진단합니다.

또 한번 다시 죄송한, 상당히 과격한 표현이지만, 누군가의 등을 처먹어서라도 <학위>를 따야겠다고 결심한 이상, 그 어떤 희생이라도 헤쳐나가야 합니다.

그게 바로 <학위>의 본질입니다.

그 이후, <등>에 대한 보답은 님께서 알아서 해야 할 일입니다. 그 <등>이 결코 일개인 - 부모, 아내, 자식, 후원의 <등>이 아니라 사회 전체에 대한 <등>이라는 다소 어렵고, 난해한, 깨달음에 이른다면, 당연히 <사회환원>에 이르겠지요.

그렇지 않다면, 우리가 흔히 주변에서 보는 <학위>의 행태가 될 겁니다. 고스란히 그 전철을 답습하는 거지요.

여기서 다시한번, 님의 <초심>에 대해서 묻고 싶습니다. 제가 알고 싶은 게 아니라 님께서 스스로 님에게 질문을 던지는 형식입니다.

나의 <초심>은 뭔가?

이제 얼마 남지 않았을 겁니다. 그 <등> 말입니다. 이제까지 수십년을 그 <등>에 의지해왔을 겁니다. 이제 몇 년만 더 참으면 그 고마운 <등>에 보답할 수 있는 스스로의 <힘>이라는 게 생깁니다. 생길지 안 생길지는 그때 가서 또 생각해봐야 할 문제이지만 어쨌든 지금과는 전혀 다른 <힘>일 겁니다. 그땐 <등>이고 뭐고 없습니다. <학위>가 있는 이상, 뭐든지 스스로 알아서 해야하는 문제이지요.

그땐 반드시 그 등에 대한 <보답>을 어떤 방식으로든 하셔야 할 겁니다.

막막하실 겁니다. 그 <학위>라는 것 따봤자, <직업>이 어디서 스스로 굴러서 들어오는 것도 아니고.. 많이 착잡하실 겁니다. 지금이 어려운 시기입니다.

그럴수록 더욱 용맹정진 하세요.

지금 당장은 굳이 그 <학위>가 아니라도 <직업> 따위는 생길 수 있을 겁니다. 생각해보세요. 지금 당장의 그 직업은 어떻게 생기는 것일까요?

그 <학위>까지 근접한 님의 인생 과정만으로 <님의 직업>이라는 게 생기는 겁니다. 나중과 지금이 별 차이도 없을 겁니다. 하지만 다릅니다.

나에게, 아내에게, 그 모든 <등>에게.

십년 후를 상상해보겠습니다. 님께서 어찌어찌 하다가 백수입니다.

그래도 <학위>가 있는 것과 <학위>가 없는 것의 차이는 어마어마합니다.

아내 혹은 부모님이 타인으로부터 "남편분은 뭐하세요?" 혹은 "아드님은 뭐하세요?" 질문을 받았을 때.

"박사에요."

이 한마디를 하실 때의 아내의, 부모님의 표정을 보신다면 님은 아마 지금과 같은 갈등을 여기에다 표현하지 않았을 겁니다. 혼자서 묵묵히 이를 악물고 갈길을 가셨을 겁니다.

문제는 <초심>입니다.

부자 부모가 아닌 것에, 부자 아내가 아닌 것에, 생활력 강한 아내가 아닌 것에 불만을 갖지 마시기 바랍니다. 항상 미안해 하세요. 항상 고맙게 여기시기 바랍니다.

한 가지 노파심이라면, 이 모두가 결코 그들만의 등이 아닙니다. 목적을 이루신다고 해도 님의 천재성이나 노력이 아니라는 겁니다. 전체가 이 사회의 공입니다. 잘못된 사회라 하여도 님의 성공은 이 사회의 것이라는 겁니다.

나눠가져셔야 합니다. 그게 인간이 갈 길입니다.


    • 글자 크기

댓글 달기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드디어 복구했습니다. 와일드바이크 심폐소생의 변!40 Bikeholic 2019.10.27 3106
188103 raydream 2004.06.07 389
188102 treky 2004.06.07 362
188101 ........ 2000.11.09 175
188100 ........ 2001.05.02 188
188099 ........ 2001.05.03 216
188098 silra0820 2005.08.18 1474
188097 ........ 2000.01.19 210
188096 ........ 2001.05.15 264
188095 ........ 2000.08.29 271
188094 treky 2004.06.08 264
188093 ........ 2001.04.30 236
188092 ........ 2001.05.01 232
188091 12 silra0820 2006.02.20 1565
188090 ........ 2001.05.01 193
188089 ........ 2001.03.13 226
188088 물리 님.. 이 시간까지 안 주무시고 .. 물리 쪼 2003.08.09 215
188087 물리 님.. 이 시간까지 안 주무시고 .. 아이 스 2003.08.09 245
188086 글쎄요........ 다리 굵은 2004.03.12 540
188085 분..........홍..........신 다리 굵은 2005.07.04 712
188084 mtb, 당신의 실력을 공인 받으세요.4 che777marin 2006.05.31 1505
첨부 (0)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