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앞에서 넘어진 앞사람의 잔차 위로 덜퍼덕 엎어지질 않나.
고속주행 중에 풀숲에서 느닷없이 튀어나온 견공과 충돌하여
클릿도 못 빼고 중랑천길에 널부러지질 않나.
"말이 산이요 싱글이지, 가 보면 평지나 마찬가지"라는 갑장의 말에
홀딱 속아 따라가서 뒈지게 중노동을 하던 중 나무뿌리를 못 넘어
비탈에 미끄러지면서 아래로 굴러내리지 않으려고
문지방 나서는 바람난 서방님 바짓가랑이 악착같이 붙잡고 늘어지는
처량한 아낙네 꼬락서니로 나무 밑둥치를 붙잡고 늘어지던 와중에
어떻게 찧었는지 옆구리를 다치질 않나..
동시대를 살았다는 공감대 하나로 친하게 지내는 갑장에게 속다니..
내일은 구청에 가서 나이를 한 살 올리던가 줄이던가 해야겠다..궁시렁.
好事多魔(호사다마)라고 했던가?
앗차차..아니다..지지리 복도 없는 내겐 마가 끼기 전에
응당 누렸어야 할 호사가 쥐뿔 만큼도 없었으니 호사다마는 아니고
이 경우 雪上加霜(설상가상)이 적절한 비유겠다..쯥
좌우간 올 가을은 내겐 잔인한 계절이다.
옆구리 통증이 벌써 보름째 가라앉질 않는 탓에
딴엔 운기조식을 한답시고
찌는 듯한 더위에 쉰 막걸리통 폭발하듯
넘쳐나는 라이딩 욕구를
흡사 수도승이나 되는 양, 억누르고 있었는데...
예의 그 갑장에게서 산에 가자고 그저께 호출이 왔다.
"몸도 안 좋으실 낀데...산에나 갑시다요"
"헹~더는 안 속습니다. 누굴 잡으시려구..흐흐"
"노고산 임도인데요?"
"엉? 정말요? 거기야 널널한 곳이니...오케이"
갑장, 나의 사부님, 사모님, 아주머니 한 분, 나.
이렇게 다섯 명이 모여서 출발했는데
내가 워낙 마른 체구에다가 요즘 힘이 없어 보였는지
사모님의 염장이 날아와 되받으며 오르기 시작했다.
"청죽님과 같이 올라가자니 피죽도 못 드신 거 같아서
마음이 영 놓이질 않네요...호호호"
"그러게요..브레이크 패드를 갈고 온다는 것이 그냥 와서 걱정유"
"어머나? 다 닳았어요?"
"뒷바람이 심해서 업힐을 하면서 브레이크를 잡아야 할 것 같은데
아무래도 많이 밀릴 것 같아 걱정이 돼서 그럽니다.
업힐 때 뒷바람 받아서 30킬로 이상 속도가 나면 좀 어지러워서리..
에효~ 평소 피죽이라도 꼬박꼬박 챙겨서 먹었어야 하는디..엉엉"
"호호호....피죽 이야기 잘못 꺼내서
이제 두어 달은 제가 혼나게 생겼네요..아호호호"
아닌 게 아니라 요즘 사모님이 '피죽'건으로 독이 오른
나로 인하여 내내 고전 중이다..음흐흐흐.
아무튼 노고산 정상에 올라갔는데 아이고~
요것이 도대체 뭔 일이다냐~
느닷없는 늦가을비가 장맛비 흉내를 내며
억수로 퍼붓는 것이 아닌가.
그 바람에 '웨이브코스' 답사를 훗날로 미루고
부랴부랴 임도를 타고 차도까지 내려오는데
바로 눈앞에서 번갯불이 번쩍이는 것이 오금이 저렸다.
"아이고~청죽 살려~"
"푸핫~참 갑장님도 겁도 많으십니다."
"난 번개가 젤 무섭소. 죄를 많이 지어서리
갑장님처럼 착하게만 산 사람들은 이 심정을 몰라요"
"난 안 무서운데 그래서였군요."
"정 궁금하시면 담에 죄를 한 번 짓고 이런 날씨 속을 댕겨 보슈."
"푸하~ 그렇다면 차라리 안 궁금할래요.."
비에 쫄딱 젖으면서도 이러쿵 저러쿵 떠들떠들하면서
차도까지 내려갔는데 비가 그칠 줄 모른다.
차도를 이용하여 고개를 하나 간신히 넘은 다음
다운힐을 하는데 시간이 오후 세 시밖에 되지 않았는데
비구름이 짙어 사위가 어둑어둑해서 검은색 고글을 벗은 탓에
눈을 때리는 거센 빗줄기에 눈이 따가워서 눈을 못 뜨고
심봉사 모드로 엉금엉금 기다시피 내려가다가
도로가의 빈 외양간이 하나 있어 잠시 그리로 피신을 했는데
아무래도 쉽게 그칠 비가 아니라는 데에
만장일치로 합의..엥?..아니, 의견일치를 보고는
그냥 비를 맞고 가기로 했다.
앞이 보이든 말든 일단 고글을 다시 착용하고..
와..세상에나..
자전거를 탄 이후로 그렇게 거센 돌풍은 보지 못했다.
나만 그런 줄 알았는데 일행들도 모두 마찬가지로
앞바퀴가 바람에 밀려 휘청거리며 내려가는 폼들이
빙판에 내려놓은 고양이 앞발이 미끄러져 허우적거리는
꼬라지라 우습기도 하였으나 워낙 쫄딱 젖은 데다가
거센 맞바람에 웃을 생각도 못하고 죽어라 페달을 밟았지만
뭔 다운힐이 뒈져라 밟아도 30km/h를 넘기기 힘들었다.
엣취~
운기조식 중에 촐싹대더니만
주화입마에 빠졌나 보다.
으츠~~~~
혹시 그저께 산에 가셨다가 비를 맞으신 라이더는 안 계신지요?
비를 피한다고 피한 것이 상대방 주먹이 날아오는 곳으로만
위빙과 더킹으로 쫓아다니며 맞는 둔한 권투선수처럼
지나고 보니 비가 오는 시간만 골라서 자전거를 탔네요...ㅋㅋㅋ
목적지까지 도착하니 비가 거짓말처럼 그치더군요.
모두 감기 조심하시고 건강하시길 빕니다.
고속주행 중에 풀숲에서 느닷없이 튀어나온 견공과 충돌하여
클릿도 못 빼고 중랑천길에 널부러지질 않나.
"말이 산이요 싱글이지, 가 보면 평지나 마찬가지"라는 갑장의 말에
홀딱 속아 따라가서 뒈지게 중노동을 하던 중 나무뿌리를 못 넘어
비탈에 미끄러지면서 아래로 굴러내리지 않으려고
문지방 나서는 바람난 서방님 바짓가랑이 악착같이 붙잡고 늘어지는
처량한 아낙네 꼬락서니로 나무 밑둥치를 붙잡고 늘어지던 와중에
어떻게 찧었는지 옆구리를 다치질 않나..
동시대를 살았다는 공감대 하나로 친하게 지내는 갑장에게 속다니..
내일은 구청에 가서 나이를 한 살 올리던가 줄이던가 해야겠다..궁시렁.
好事多魔(호사다마)라고 했던가?
앗차차..아니다..지지리 복도 없는 내겐 마가 끼기 전에
응당 누렸어야 할 호사가 쥐뿔 만큼도 없었으니 호사다마는 아니고
이 경우 雪上加霜(설상가상)이 적절한 비유겠다..쯥
좌우간 올 가을은 내겐 잔인한 계절이다.
옆구리 통증이 벌써 보름째 가라앉질 않는 탓에
딴엔 운기조식을 한답시고
찌는 듯한 더위에 쉰 막걸리통 폭발하듯
넘쳐나는 라이딩 욕구를
흡사 수도승이나 되는 양, 억누르고 있었는데...
예의 그 갑장에게서 산에 가자고 그저께 호출이 왔다.
"몸도 안 좋으실 낀데...산에나 갑시다요"
"헹~더는 안 속습니다. 누굴 잡으시려구..흐흐"
"노고산 임도인데요?"
"엉? 정말요? 거기야 널널한 곳이니...오케이"
갑장, 나의 사부님, 사모님, 아주머니 한 분, 나.
이렇게 다섯 명이 모여서 출발했는데
내가 워낙 마른 체구에다가 요즘 힘이 없어 보였는지
사모님의 염장이 날아와 되받으며 오르기 시작했다.
"청죽님과 같이 올라가자니 피죽도 못 드신 거 같아서
마음이 영 놓이질 않네요...호호호"
"그러게요..브레이크 패드를 갈고 온다는 것이 그냥 와서 걱정유"
"어머나? 다 닳았어요?"
"뒷바람이 심해서 업힐을 하면서 브레이크를 잡아야 할 것 같은데
아무래도 많이 밀릴 것 같아 걱정이 돼서 그럽니다.
업힐 때 뒷바람 받아서 30킬로 이상 속도가 나면 좀 어지러워서리..
에효~ 평소 피죽이라도 꼬박꼬박 챙겨서 먹었어야 하는디..엉엉"
"호호호....피죽 이야기 잘못 꺼내서
이제 두어 달은 제가 혼나게 생겼네요..아호호호"
아닌 게 아니라 요즘 사모님이 '피죽'건으로 독이 오른
나로 인하여 내내 고전 중이다..음흐흐흐.
아무튼 노고산 정상에 올라갔는데 아이고~
요것이 도대체 뭔 일이다냐~
느닷없는 늦가을비가 장맛비 흉내를 내며
억수로 퍼붓는 것이 아닌가.
그 바람에 '웨이브코스' 답사를 훗날로 미루고
부랴부랴 임도를 타고 차도까지 내려오는데
바로 눈앞에서 번갯불이 번쩍이는 것이 오금이 저렸다.
"아이고~청죽 살려~"
"푸핫~참 갑장님도 겁도 많으십니다."
"난 번개가 젤 무섭소. 죄를 많이 지어서리
갑장님처럼 착하게만 산 사람들은 이 심정을 몰라요"
"난 안 무서운데 그래서였군요."
"정 궁금하시면 담에 죄를 한 번 짓고 이런 날씨 속을 댕겨 보슈."
"푸하~ 그렇다면 차라리 안 궁금할래요.."
비에 쫄딱 젖으면서도 이러쿵 저러쿵 떠들떠들하면서
차도까지 내려갔는데 비가 그칠 줄 모른다.
차도를 이용하여 고개를 하나 간신히 넘은 다음
다운힐을 하는데 시간이 오후 세 시밖에 되지 않았는데
비구름이 짙어 사위가 어둑어둑해서 검은색 고글을 벗은 탓에
눈을 때리는 거센 빗줄기에 눈이 따가워서 눈을 못 뜨고
심봉사 모드로 엉금엉금 기다시피 내려가다가
도로가의 빈 외양간이 하나 있어 잠시 그리로 피신을 했는데
아무래도 쉽게 그칠 비가 아니라는 데에
만장일치로 합의..엥?..아니, 의견일치를 보고는
그냥 비를 맞고 가기로 했다.
앞이 보이든 말든 일단 고글을 다시 착용하고..
와..세상에나..
자전거를 탄 이후로 그렇게 거센 돌풍은 보지 못했다.
나만 그런 줄 알았는데 일행들도 모두 마찬가지로
앞바퀴가 바람에 밀려 휘청거리며 내려가는 폼들이
빙판에 내려놓은 고양이 앞발이 미끄러져 허우적거리는
꼬라지라 우습기도 하였으나 워낙 쫄딱 젖은 데다가
거센 맞바람에 웃을 생각도 못하고 죽어라 페달을 밟았지만
뭔 다운힐이 뒈져라 밟아도 30km/h를 넘기기 힘들었다.
엣취~
운기조식 중에 촐싹대더니만
주화입마에 빠졌나 보다.
으츠~~~~
혹시 그저께 산에 가셨다가 비를 맞으신 라이더는 안 계신지요?
비를 피한다고 피한 것이 상대방 주먹이 날아오는 곳으로만
위빙과 더킹으로 쫓아다니며 맞는 둔한 권투선수처럼
지나고 보니 비가 오는 시간만 골라서 자전거를 탔네요...ㅋㅋㅋ
목적지까지 도착하니 비가 거짓말처럼 그치더군요.
모두 감기 조심하시고 건강하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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