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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악자전거가 시작되는 곳! 와일드바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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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제 저녁 식당에서 저녁을 먹고 있는데
고대하던 함박눈이 정말 소담스렇게도 내리더이다.
무작정 잔차를 끌고 의정부에서 잔차도로를 타고
한강까지 갔습니다.

아...그런데...
이미 누렇게 말라버린 풀이나
잎이 져 앙상한 나뭇가지에
송이송이 맺혀 있는 눈송이들이
어찌 그리 아름다운지요.
어린 시절,
천방지축 동네 고샅을 뛰어다니다
조그만 야산을 하나 넘으면 보이던
눈부시게 하얀 목화밭의 풍경이 꼭 그랬습니다.

내리면서 절반은 쌓이고 절반은 녹는 탓인지
허친슨 타이어의 단단한 트레드에 찝혀서 올라온
습기를 가득 머금은 눈이
앞샥의 크라운에 걸려 뒤로 흩날리고
얼마간의 눈들은 림브레이크에 걸려
탈곡기에서 뿜어져 허공에 흩날리는
볏짚의 잔해처럼
혹은 하얀 스프레이를 뿌리듯 앞으로 날리더이다.

한강까지 50여 km를 오가던 길.
평속 10km를 넘지 못했습니다.
아니 안 넘었다고 해야겠군요.

타이어가 눈을 밟는 소리가 너무도 좋아서
빨리 달리자니 너무나 아까워서
누렁소가 여물을 반추하듯
아주 천천히
아주 느긋하게
저단기어를 놓고 시나브로 달렸습니다.

눈앞으로 날아드는 눈송이들이
이따금 속눈썹에 얹혔다가
조금씩 눈으로 녹아들어
안 그래도 온통 새하얀 천지를
더욱 희뿌옇게 추상화시키더이다.

미동도 않고 묵묵히 페달링을 하면서
묵상을 하듯
어쩌면 상념에 잠기듯...
정말 다행히도 사춘기적 감성이 남은
운 좋은 한 중년의 사나이는
그렇게 눈덮인 화석이 되어갔었습니다.

눈이 좋습니다.

자전거가 좋습니다.




오늘도 혹 산엔 눈이 남아 있을까 싶어
비교적 경사가 약한 노고산 임도에 다녀왔는데
아직 눈이 많이 남아 있어 정말 좋았습니다.

여러분도 눈을 좋아하시나요?

모두 건강하시길....




  • profile
    Bluebird 2005.12.07 04:26
    눈 아주 좋아합니다. 어릴적에 교과서에서 본 눈 모양을 눈속에서 찾으려고 부단히 관찰하던 기억이 납니다. 눈이 펑펑 쏟아지면, 그냥 뛰쳐나가 옷이 흠뻑 젖도록 뛰놀다 들어오곤 했던 추억이 있습니다. 지금은, 사는곳이 달라 그런지... 서울에서 맞이하는 눈은 좀 틀린 느낌입니다. 눈도 잘 안뭉쳐지고... 어머님 살아계실때, 함께 갔던 저쪽 경기도 깊은 산속에 절에 쌓여있던 눈과 함께 찍었던 사진을 보게 됩니다. 그 절에 쌓인 눈은 잘 뭉쳐져서, 금새 눈사람을 만들었는데... 눈도 기분과 상황에 따라 틀린가 봅니다. 그렇지만, 내리는 눈을 보는것은 어디에서든지 좋아합니다...
    혹자는, 서울에 눈오는걸 싫어하지만, 그 싫은 이유가 눈때문만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 ?
    zoomtres 2005.12.07 05:24
    ... 어릴떈 좋아했는데... 지금은 눈오면 길막혀서 지각하면 어쩌나 이생각부터 들게되니...-_-;;
  • ?
    이영빈 2005.12.07 07:19
    좋아합니다 ^^ 멋진 글 잘 읽고 갑니다~
  • ?
    路雲 2005.12.07 07:22
    물론 저도 눈을 좋아합니다만, 청죽님의 글을 보고서는 더 좋아할 수 밖에 없을 듯 합니다. ^^
  • ?
    yan 2005.12.07 08:49
    감동적입니다. ㅠㅠ 좋은 글 감사합니다.
  • ?
    무한초보 2005.12.07 09:43
    정말 글 멋집니다. 눈이 훨씬 좋아질것 같네요
  • ?
    거북이형 2005.12.07 10:23
    오늘은 글이 더욱 맘에 다가오네요. ^^ 멋집니다.
  • ?
    Rally 2005.12.07 10:30
    저는 예전엔 눈이 무조건 좋기만 했는데..
    외삼촌이 몇년 동안 일궈원 하우스를 한번에 주저 앉히는걸 보고 나선..
    눈이란게 그렇게 좋게 보이진 않네요..
    아직도 그때 몇억을 하루밤 눈에 날린날을 잊지 못합니다.
  • ?
    KANGHO1001 2005.12.07 11:37
    어릴적 생각이 나네요. 목화밭에 비유가 ...
    항상 맛있는 글과 비유가 아름답습니다.
    항상 즐겁고 안전한 라이딩 하세요.
    감사합니다.
  • ?
    구름선비 2005.12.07 12:28
    청죽님의 글을 클릭할때는 기대하는 것이 있습니다.
    글씨 색깔이 녹색인가 아닌가 하는 설렘입니다.

    오늘도 녹색 글을 쓰셨군요.

    잘 읽고 갑니다.
  • ?
    eyeinthesky7 2005.12.07 15:09
    얼라리~@@ 언제 이래 글을 올리셨나요~ (이제사 뒷북치는 소리...)ㅡㅡ;;
    언제나 청죽님의 글이 올라오나 귀둘렸는데...
    저 밑에서 잔잔하게 올라오는 포근한 향수가....
    언제나 좋은글 감사히 보게 해주시는 청죽님~ 넘~감사 합니다.
    옆꾸린 다 나으셨는지요~??....
    늘~건강 하시길~
    즐,안~라이딩 하시고요~^^
  • ?
    토마토 2005.12.07 16:03
    허친슨 타이어의 단단한 트레드에 찝혀서 올라온
    습기를 가득 머금은 눈이
    앞샥의 크라운에 걸려 뒤로 흩날리고
    얼마간의 눈들은 림브레이크에 걸려...

    이 부분 정말 맘에 듭니다. ^^*** ㅎㅎ 누가 이런 글을 쓸 수 있겠습니까.
  • ?
    靑竹 2005.12.07 18:34
    Bluebird 님/ zoomtres 님/ 이영빈 님/ 路雲 님/ yan 님/ 무한초보 님/ 거북이형 님/
    Rally 님/ KANGHO1001 님/ 구름선비 님/ eyeinthesky7 님/ 토마토 님/ 반갑습니다.

    그런데 공연한 감상으로 Bluebird 님께 애절함만 더해 드리고, Rally 님의 아픈 기억을
    되살려 드린 꼴이 됐네요..ㅎ~ 죄송합니다.

    모두 즐거운 저녁 되십시요.^^
  • ?
    솔개바람 2005.12.07 19:16
    눈은 좋은데~~~~~~~~~
    미끄러져 다칠까 걱정됩니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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