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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메기

靑竹2005.12.08 20:44조회 수 1162댓글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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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부터 어찌나 생선을 좋아했는지 어머니께서는 툭하면 "바닷가 색시에게 장가를 보내 주마"고 철석같이 약속하셨었다. 그러나 어머니께서 수없이 던지시던 그 약속은 어쩌다 어긋나게 되고 바닷가 색시가 아닌 마눌이 생선을 싫어한다는 뒤에 알게 된 사실은 내게는 청천벽력인지라 서운한 마음이 들어 그 뒤 몇 년 동안 마눌을 처가에 반납할까 고민도 많이 했지만 본래 나란 위인이 그럴 용기가 쥐뿔 만큼도 없는지라 그냥 하늘같은 마누라가 해 주는 대로 감지덕지 받아먹으며 살긴 했는데.....


다행히 살면서 닮아간다던가..
그렇게 몇 년을 살다 보니 마눌도 생선을 좋아하는 식성으로 바뀌는 바람에 요즘 들어 처가에 마눌을 반납하는 문제로 고민하는 일에서 어느 정도 해방이 되었다. 사실 반납 이야기 꺼내 봤자 단매에 맞아죽을 건 뻔한 노릇이지만 단지 목숨이 아까워 못 꺼낸 건 절대로 아니다..험~!!!(기침소리가 힘이 없다..ㅡ,.ㅡ)


5년 전인가보다. 일찌기 그 명성은 들었으나 먹을 기회가 통 없었는데 인터넷 취미 동호회 활동을 하면서 알게 된 포항에 사는 여류시인이 게시판에 올린 글을 통해서 서울에 있는 출판사던가 신문사던가 가져다 직원들과 펴놓고 과메기를 먹는 정경을 어찌나 감칠맛이 나게 표현을 해 놓았던지 그만 그 글을 보고 홀딱 반하고 말았다. 이내 답글을 달았더니 주소만 가르쳐 주면 얼마든지 택배로 공짜로 보내겠단다. 굴뚝같이 먹고 싶은 마음에 호의를 받아들이고 싶었으나 소심한 작자가 "아유..말씀 만으로도 벌써 먹은 듯 배가 부릅니다 감사합니다" 하고 헛폼을 잡는 바람에 과메기를 맛볼 절호의 기회를 잃고 땅을 치며 통곡했었다.


두드려라 문이 열리리라. 찾는 자에게 복이 있고 우는 아이 젖 준다고 과메기에 관심을 갖고 찾다 보니 그 뒤로 과메기를 먹을 기회가 꽤 여러 번 생겼었다. 바로 어제 포항에서 찬바람을 가르고 택배로 올라온 과메기와 함께 포장된 바닷물이 아직 그렁그렁 매달린 싱싱한 물미역을 받았다.


음프프프 싱싱한 물미역에 과메기 얹어 곱게 채썬 가는 파와 마늘 반 쪽 홍당무 한 쪽 얹어 초장을 듬뿍 발라 돌돌 싸서 볼이 터지도록 볼썽 사납게 씹은들 누가 흉을 볼 것인가. 입 안에 들어가자마자 살살 녹는 그 맛이란....해풍에 잘 말린 껍질을 벗기지 않은 베진 것으로서 그 꾸득꾸득한 촉감과 고소하기 이를 데 없는 육질하며 찰진 기름기로 인하여 떫은 감을 먹을 때의 감촉처럼 약간 입 안에 달라붙는 그런 깔깔한 느낌의 과메기 맛은 말 그대로 천상의 맛이었다. 평소 남편인 날 놓아먹인다고 주위사람들에게 떠들고 다니던 마눌이 들판의 풀에 입맛을 잃어 제대로 뜯지 않고 어슬렁거리는 여윈 누렁이를 보듯 끼니를 툭하면 거르거나 소식을 하는 날 보며 안쓰러워했는데 허겁지겁 맛있게 과메기를 먹는 모습을 보면서 식욕이 되살아나서 여물을 한 웅큼씩 먹어대는 소를 바라보며 흡족해하는 농부처럼  함빡 웃는 것이었다.


어찌나 고소하고 맛있던지 하도 많이 먹어서 저녁도 걸렀다. 불포화 지방산인 EPA와 DHA 함량이 높다거나 고단백질 식품임에도 성인병 예방에 뛰어나다는 과메기의 영양학적인 측면은 무시하고라도 그저 맛 만으로도 깜빡 죽는 것이 바로 이 과메기가 아닌가 한다. 찬바람이 부는 겨울철에 먹어야 제맛이 난다.


아침에 또다시 포식을 할 요량으로 냉장실에 넣어 두었는지라 기대감으로 오늘 아침에 냉장고 문을 여니..허걱..그 감칠맛을 알 리가 없는 아이들이 날생선을 어찌 먹느냐며 다행히( 애비 맞아?) 손을 안 대는 바람에 꽤 남았었는데? 이 꽁치들이 껍질을 모두 벗겨놓았는데 도로 살아서 바다로 갔나. 보이질 않아서 급하게 마눌을 불러 캐물었더니 거실의 컴터에 앉아서 글을 쓰는 사이에 남은 걸 옆집으로 가지고 가서 몇몇 아지매들을 불러모아서 다 먹었단다. "그려..잘했어 나눠 먹어야지.." (에구구..)



지난 겨울에 난생 처음 맛본 과메기에 반해서 쓴 글입니다.^^
올해도 날이 추워지니 또 생각이 납니다..ㅎ~

저녁에 잔차 끌고
산에 올랐다가 내려오는데
바람이 엄청 불더군요.....

모두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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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7
  • 포항 사람은 아니지만....

    포항시내에 해구식당 과메기가 최고 입니다...

    당근과 함께 복용? 하신다니 초짜의 행실이 여실히 드러나시는군요...

    파는 쪽파를 사용하여야하고....(제맛이 나죠..)

    약간 비리신다면.... 미나리를 4.5Cm 길이로 썰어... 돌김과 한께 싸서 먹으면... 꼴깍..

    맛이 기가 막힙니다.. 꼴깍.. (초장에 참기름 몇 빵을을 섞어서... 꼴꼴깍..)

    싸모님이하 같이 드신분들... 꼴깍..

    그집 남편들은 그날밤 쪼까 괴로웠을낀데요... 꼴깍..

    아침엔 얼굴에 개기름 조심 입니다.. 꼴깍...

    이상 과미기 먹고잡은 한 싸나이 였슴다.. 꼴깍..

    글쓰다보니 침이 꼴깍..
  • 靑竹글쓴이
    2005.12.8 21:14 댓글추천 0비추천 0
    음..미나리, 돌김..거기다 참기름 몇 방울.....꼬~올~까~악....(초짜라 침도 더디 넘어간다..)
  • 중랑천 자전거도로 타고 중계동으로 나오면 차를 대놓고 1000원짜리 멸치국수 파는 곳이
    있는데요~~~구룡포에서 직송한 과메기를 파신다고 하네요....*^^*
    국수 먹으면서 5번인가 주셔서 먹었는데 맛이 기가 막힘니다.ㅋㅋㅋ
    벽새개안님이 말씀하신대로 쪽파에, 미나리, 마늘 돌김에 고추장 .....
    오늘도 멸치국수와 과메기 먹고 왔습니다...ㅋㅋㅋㅋㅋ
  • 몇일전에 먹었는데 침 넘어 가네요 ㅡㅡ;
  • 靑竹글쓴이
    2005.12.8 21:34 댓글추천 0비추천 0
    중계동에 천 원짜리 국수를 파는 곳이 정확하게 어딘가요?
    저도 잔치국수를 엄청나게 좋아하는데요....거기다 과메기까지...꼬르르르르~
  • 靑竹글쓴이
    2005.12.8 21:39 댓글추천 0비추천 0
    그나저나 과메기 사진을 하나 첨부하려고 삼십분 이상을 씨름하다가
    결국 딸아이가 와서 올려 주었습니다.
  • 흠,,, 야간 출근 길에 과메기 먹고 나왔는데 여기도 같은 과메기가... 꿀꺽~~~!!ㅎㅎㅎ
    아래 글은 과메기에 대한 설명이랍니다. 네이버 백과사전에서 좀 퍼 왔습니다...^^;;

    갓 잡은 신선한 청어나 꽁치를 섭씨 영하 10도의 냉동상태로 두었다가 12월부터 바깥에 내다 걸어 밤에는 냉동을, 낮에는 해동을 거듭하여 수분 함유량이 40% 정도 되도록 말린다. 포항시 구룡포의 특산물이다.
    과메기라는 말은 청어의 눈은 꼬챙이로 꿰어 말렸다는 관목(貫目)에서 유래한다. '목'을 구룡포 방언으로 '메기'라고 발음하여 관목이 '관메기'로 변하고 다시 ㄴ이 탈락하면서 '과메기'로 굳어졌다.

    과메기는 원재료인 청어나 꽁치보다 영양가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원재료보다 과메기로 만들었을 경우 어린이 성장과 피부미용에 좋은 DHA와 오메가3지방산의 양이 상당히 증가한다. 또한 과메기로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핵산이 점점 많이 생성되어 피부노화, 체력저하, 뇌쇠퇴 방지에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규경(李圭景, 1788~?)의 《오주연문장전산고(五洲衍文長箋算稿)》에 '청어는 연기에 그을려 부패를 방지하는데 이를 연관목(燃貫目)이라 한다'고 쓰여 있고, 《규합총서(閨閤叢書)》에는 '비웃(청어)을 들어 보아 두 눈이 서로 통하여 말갛게 마주 비치는 것을 말려 쓰는 그 맛이 기이하다'라는 기록이 남아 있다.

    여러분~~ 과메기 많이 드시고 즐라~ 안라~ 항상 건강하세요~~~^^
  • 방금 저녁을 먹었지만...글을 읽다보니 뱃속이 꼬르륵합니다...^^
  • 한 10년전쯤인데..포항넘인 제가 서울 살적에 그땐 서울에서 과메기 구할데도 없고 너무먹고는 싶어서 노량진 수산시장가서 꽁치사다가 낚시줄로 묶어 아파트 베란다에 널어놓고 말리다 끝내는 좌절하고 말았던 기억이 나네요
    지금은 포항사니까 요맘때는 맨날 먹지요^^
    놀러오심 바짝 마른넘 말고 피 뚝뚝 떨어질것같은 신선한넘으로다가 한접시 대접해드리지요... 대신 술사주셈 ㅎㅎ
  • 먹고싶다...은평구 쪽이나 강서구 쪽에서는 먹어볼만한곳 없나요???
  • 죈장.. 과메기 먹고싶습니다.. 군복무시절.. 과메기작업원으로간 후임한데 몇마리 싸오라고해서 처음먹어봤는데... 무진장 맛있더군요...
    아.먹고싶어라..
  • 의정부를 바라보고 오른쪽으로 오시다 보면 하계로 나가는 잔차진입 다리를 지나
    조금더 가다가 보면 노원청소년센터로 나가는 길이 있습니다. (굴다리로 들어갑니다.)
    청소년센터 옆에 커다란 굴뚝 몇개가 서있어서 찾으시기 쉬우실 겁니다.
    굴다리 지나서 50M쯤 가시면 올라가는 길(막다른길)이 있는데 바로 앞에 있습니다.
    국수에 맛있는 김치까지 주십니다.(퇴근하면서 매일 들러서 먹고옵니다...ㅋㅋㅋ)
    과메기는 재료(김, 쪽파, 마늘, 다시마, 고추장, 미나리)다 넣어서 포장해 주신는데 1만원 합니다.
    처음 오시는 분이나 자주 가시는 분들 보시면 맛보시라고 1나씩 싸주십니다...
    시간 되시면 오셔서 드셔 보세요...국수도 맛있고 과메기도 맛있어요....*^^*
    참고로 일요일은 문을 닫습니다.

  • 에, 과메기 2년전 부터 먹기 시작했지요. 원조의 맛은 모르겠지만, 포항이 고향이신 분이 가장 근접한 맛이라고 하는 한남동 모처에서만 먹습니다. ㅋㅋ. 다른 곳 과메기는 너무 뻑뻑하거나, 가위로 잘라놓거나, 돌미역이 안나오거나 등등... 하여튼 맛이 틀리더라구요. 또 시래기 찜이라구 해야 하나 그것 또한 끝내줍니다. 가끔 고래고기도 팔던데....아 갑자기 먹고싶다. 내일 가볼까..^0^
  • 靑竹글쓴이
    2005.12.8 23:23 댓글추천 0비추천 0
    샤인님 감사^^
    여긴 의정부이니 가다가 보면 왼쪽이겠군요?
    나가 보진 않았지만 하도 많이 다니던 길이라
    설명해 주신 굴다리를 본 듯합니다.
    필히 들려서 국수를 먹고 과메기를 사오도록 하겠습니다.

    oiaa님께 달려가면 진품을 맛볼 수 있으련만.....쩝.
    넘 멀잖아욧~!!!!!!!!!!!!!!!! ㅋㅋㅋㅋ
    전 자동차라면 알러지가 솟아서요.
    죽어도 잔차를 타고 가야 하는데요..쩝
    말씀 만으로도 무지무지 고맙습니다.

    모두 편히 주무시길...
  • 가문비나무님 한남동 모처가 어디인가요? 집이 옥수동인지라 한남동 왠만한 지역은 다 꿰고 있는데.. 대략적인 지리좀 알려주시면 정말로 감사합니다. 한번 가봐야 겠군요 : )
  • 저기 오른쪽 아래.. 새기줄에 역은거는 청어군요....

    꼴깍...
  • 쌀쌀한 날 한강에서 운동을 하는 도중 출출함과 추위을 달래기 위해 노을을 바라보며 우동을 먹곤 했었습니다. 과히 그 맛은... ^^
  • 과메기에 대해서는 no comment입니다. 제가 너무도 좋아하는 것이라서요. ^^;;
  • 얼라리~꼴~깍~~~ 이거이~ ((((화들짝~)))) 과메기 아입니꺼~ ..아~~~
    이..깊은밤 ..괴로버요~청죽님~^^;; 이~궁~ 와이래 침이 나오노...추잡스럽게시리~^^;;
  • 보경사에가면 김치독에 묻어둔 청어로 과메기를 만든것이 있습니다 잘 삭아서 맛이 아주 좋스무니다
  • 듣기만 많이 했는데~~~~먹지는 못했군요 ㅎㅎ
  • 햐...입이 저질이라, 생션류엔 입도 못대고...
    소고기 김밥, 참치 김밥, 라볶이가 최선의 외식인 제가 봐도...
    맛.나. 보이네요...
    한번즘 경.험.해보고 싶은...^^
  • 캬~~~아침부터 소주 생각나게 하시는군요. 참, 분당에도 과메기 잘하는 집이 두어군데 있습죠.
  • 결바다님 거기가 어딘감요?
  • 한남동 과메기집을 공개하라~~~~~
  • 캬아~~~ 과메기 맛을 알아주시는 분들이 많아 포항 놈으로 기분 좋습니다. 그리고 "벽새개안"님 포항의 해구식당을 아신다니 매니아시군요. 그 옆집 청사초롱도 여성분들에게 인기 있는 집이죠. (초장이 여성 입맛에 적당) 주말부부인 저의 마눌이 이번 주 과메기 사서 김해로 온다는데 기다려 집니다. 과메기가….^^;
  • 김해... 전 창원인데.... 으.. 으...

    한 도시락 더 안될까요.... 가지러 갑니당.... 해구식당 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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