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안티 bike-존) 독립군 만세~!!!!!!

靑竹2005.12.25 00:57조회 수 1650댓글 28

  • 1
    • 글자 크기




사람들은 우리를 일컬어 독립군 혹은 외인부대라고 합니다.
정해진 시간에 모이는 것도 아니고 그저 오가다 만나서 의기투합,
의정벌을 누비기도 하고 도시를 벗어나 수많은 야산들을
종횡으로 누비기도 합니다.
누가 소집하지 않아도 눈보라가 몰아치는 혹한의 북간도 땅을 누비던
독립군 선열들처럼 아무리 추워도 어슬렁어슬렁 모여듭니다.


나이 분포는 40~50대가 주를 이루는데요
실력은 그야말로 오합지졸~고수까지 다양합니다.
눈이 쌓인 백두대간을 풀샥으로 23일 만에 종주한 사부님은
자타가 공인하는 고수라 큰소리 한 번 치고는 싶지만요
쭈글쭈글한 실력의 청죽을 사부님이라고 부르는
독립군도 존재하는 걸 보면, 인정하긴 서먹서먹하지만
아무래도 오합지졸 쪽에 무게를 두어야 할 듯합니다..훌쩍~쿨럭 ㅡ,.ㅡ

독립군의 정확한 숫자는 몇 명이나 되는지 저희들도 자세히는 모릅니다.
위의 사진에 찍힌 독립군들도 며칠 전 눈이 내린 다음 날
삼삼오오 모였다가 기습을 당해 반강제로 찍힌 거랍니다.

우선 독립군들의 복장 중 신발을 유심히 보시면
70년대 어르신들이 신으셨던 털신이 상당수 보입니다.
독립군으로 재직 중이신(얼씨구~) 교수님이 한 분 계신데
어느 늦가을 느닷없이 털신을 신고 나오셨길래

"어따~ 뭔 뜬금없는 털신이랍니까?"

하고 따졌더니

"거 모르는 소리들 말라구..이래 봬도 바닥이 말랑말랑한 찰고무라
평페달에 박혀 있는 핀이 몇 개인지까지 감촉으로 알 수 있다구"

"으이구~ 핀 세려고 그걸 신어요?"

"또 있지...예전엔 밥값을 안 내려고 끈을 매는 신발들을 신고
꿈지럭거렸지만 이젠 눈치들이 빨라서 그러다가 바가지를 쓰거든
이 신발의 경우 그런 걱정에서 짜릿한 해방감을 맛볼 수 있지.
한 번 신어들 보라구. 신는 데 1초밖에 안 걸려.
잽싸게 신고 튀면 아무도 못 잡는다구"

끝까지 알 듯 모를 듯한 구신 씻나락 까잡숫는 소리를 하시면서
극찬 비스무리한 소리를 우기시는 바람에  
독립군 부대내에서 대단한 소요가 일어났었지요.
한 켤레당 무려 오천 원이나 하는 이 털신을
살인적인 할인 가격인 4천오백 원에 대대적인 공구를 실시하자
무려 예닐곱 명이 운명적인 동참을 감행하여 구입한 건데
이 날도 예외없이 털신을 신은 분들이 계시는군요.
혹자는 혹한기의 방한기능에 의문을 가지실 수도 있겠습니다만,
또 한 분의 독립군에 의해서 그 문제는 깨끗이 해결되었지요.

어느 날 저녁에 밥을 배불리 먹고 난 뒤
장거리 라이딩의 후유증으로 닭병에 걸린 닭처럼
거실에서 끄덕끄덕 졸고 있었는데
문득 그의 게슴츠레한 눈에 설겆이 하는 마눌님의 덧버선이
뜨였답니다.
다짜고짜 달려들어 벗기고 보니
꽃무늬가 있는 것이 좀 흠이긴 했지만  
자세히 보니 덧버선에 속에 보송보송한 털이 들어 있는 것이
너무나 따듯해 보여서 겁도 없이 요즘의 세태를 무시,
세대주이자 가장의 권위를 내세워 강제로 압수하여
다음날 털신 속에 신고 나왔는데
그게 또 독립군들 사이에 평지풍파를 일으켜
상당수가 공구를 하여 혹한기를 무사히 맞게 된 것입니다. (아멘)


모자는 군밤장수모자가 독립군부대 내에서
대체로 대세를 이루어 가고 있습니다.
귀까지 푹 덮는 군밤장수 모자를 쓰고
헬멧을 그 위에 눌러쓴 모습은 정말 가관이죠.

장갑의 가격도 털신 만큼이나 만만치가 않습니다.
재래시장에서 물경 오천 원이나 주고 산
누비솜을 넣은 장갑들을 끼고 있는데요.
가끔은 의정벌에서 독립군을 한양땅 청계천 벼룩시장에
은밀하게 잠입시켜 헐값의 깜빡이등이나
값싸고 질긴 방한용 장갑 등의 군수품을
대량으로 조달하는 용의주도함도 있답니다.


독립군의 복장은 대단히 자유스러운 편이죠.
바지는 대체로 6.25동란 당시의 팔로군 누비바지 스타일도
많이 보이는데요. 이따금 골덴바지나 츄리닝도 등장합니다.
여러가지 오리털 점퍼도 등장하는데요.
오리털이라고 서로 박박 우기긴 하지만
간혹 자신감을 잃은 표정들도 보이는 걸 보자면
닭털이나 개털(엥? 있나?)등의 유사품도 상당수 있는 것 같습니다.
사진에 포착될 당시의 모습은 비교적 엠티비 매니아다운
비교적 단정한(에휴~) 모습들이네요.

이따금 엉뚱한 선구자가 있어 물을 흐립니다.
느닷없이 서로 면도를 하지 말자는 묵계를 맺고
달포를 버티는 바람에 주위 사람들에게
마적단으로 오인을 받았던 웃지 못할 일도 있었답니다.

한 가지
대체로 나홀로라이딩의 참맛을 아는 사람들이 많답니다.
그래서인지 나왔다가 동지를 규합하지 못하면
훌쩍 나홀로 산에도 가고 그럽니다.
저희들이 어찌 보면 동호회처럼 보이긴 하지만
실제론 나홀로라이더들의 교차존이라고 해야 맞겠네요.

"거 멧돼지가 출몰한다는디 혼자서는 좀 위험하지 않우?"

하며 말리지만

"움훼훼...잡아서 구울려고 꼬챙이를 가져가니깐두루
연기가 피어오르면 잽싸게 오라구"

하며 무작정 떠나니 한편으로 멧돼지가 불쌍합니다.


아직 대한민국은 명실상부한 독립을 이룩하지 못했다는
인식도 존재합니다만, 일제로부터 해방된 지
벌써 50년이 넘었으므로 조국의 독립을 위한 독립군은 아니지만
자전거를 통한 무한자유를 쟁취하려는 무리들이니
어쨌거나 독립군은 독립군입니다.

독립군 만세~!!!
자건거 만세~!!!!!


여러분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2005년도
이제 자투리만 남았습니다.
모두 연말 모쪼록 잘 보내시고
기쁘고 보람찬 새 해를
여러분의 것으로 만드시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靑竹  拜上










  • 1
    • 글자 크기
행복한날'''그러나 모두에의 소외된 그들..... (by 란) 메리크리스마스~ (by waitfor)

댓글 달기

댓글 28
  • 靑竹님께서도 항상 건강하시고 새해에는 이루고자 하시는 일 모두 성취하시기빕니다. ^^
  • 靑竹글쓴이
    2005.12.25 01:31 댓글추천 0비추천 0
    헛..이 시간에 路雲님께서 접속중이시니 반갑습니다.^^
    다가오는 새 해엔 댁내 두루 평안하시고 만사가 형통하시길 빕니다.
  • 아... 오늘은 좀 늦게까지 못 자고 있습니다. 졸음이 파도처럼 밀려오는데 때를 놓쳐서 뒤척이기만 하고 있습니다. ^^;;
  • 靑竹글쓴이
    2005.12.25 01:44 댓글추천 0비추천 0
    저도 가끔은 졸음이 퍼펙트스텀처럼 몰려오지만
    의식이 맹렬히 잠을 거부할 때가 있더군요.
    그런 날엔 파김치가 되지요.
  • 늦잠에서 꺠었습니다. 교회가는 날인데.... 김좌진 장군 부대 잘 보았습니다. 근데 청죽님이 어느 분일까 궁금증만 한여름 업힐 후의 갈증처럼 늘어 납니다. 내년에도 건강하시고 재밌는 글 많이 올려 주십시오.Merry Christmas!!
  • 독립군~만~쉐~!!! 홀로 라이더~ 만~쉐~!!! 청죽님~만~쉐~!!!
    왈바 회원 모두들 만~쉐~!!^^
    글 잘 읽었습니다 청죽님...
    얼마 남지않은 끝자락 마무리 잘 하시며, 새해엔 소원 하신 바들이 고루 성취 되시며
    특히,
    늘..건강 하시길 바랍니다.

    털신..^^ 정말로 수십년만에 보는것 같네요...
    정겹습니다..^^
  • 멋진 글 잘 읽었습니다.
    아주 맛깔스럽고 구수한 글 솜씨가 대단하십니다.
    물론 이 혹한기에 맹렬한 자전거 사랑으로 쉬지않고
    라이딩을 하시는 모습들이 더 멋집니다만.
    靑竹님의 글은 아주 잘 읽고 있습니다.
    靑竹님도 더 건강한 새해 맞으시길 바랍니다.
  • 2005.12.25 11:55 댓글추천 0비추천 0
    사진에 청죽님이 계시나요? 빨리 자수하세요. ㅎㅎ
  • 좌에서 두번째 같은데요 단서1.헐렁한 몸매 2.등산화.3.나이들어보이는 모습4.급조한 고글(?)
    맞으면 상 줘요~~~~~~~~~~~~
  • 정말 대단하심니다... 그리고 맞이 않아 존경 스럽기가지 함니다.
    나도 나중에 시간이 흐르면 윗분들 같이 되고 싶어요^^ 과연 나의 20~30년 후에 모습은 어떨까 하내여...
  • 글잘읽고 즐거웠습니다.
    새해에도 건강한 모습으로 안전라이딩 하세요.
    인천의 독립군입니다.
  • 털신에 북쪽얼굴이라....나름데로 멋지네요...ㅠㅠ
  • 에효..

    다운 입고 잔차를....ㅋ
  • ㅎㅎㅎ 오랫만에 님 글을...커피를 입가로 흘려가며(?)재밋게 봅니다^^
    성탄절 뜻있게 보내시는지...
    저도,가까운 동료하고 약5시간... 산으로 해집고다니다 조금전 들어와 샤워끝내고..
    커피를 맛나게 만들어 ...식으면안된다싶어 ...킥킥대며 흘려가며 님글을 봅니다.
    첨엔 사진을 보고...드디어 .. ..기대했는데...내추리력으론 역부족이네요.ㅎㅎ
    앞으로도 재미있는 글 기대합니다. 내년에도 건강히 잘지내세요.

    PS: 궁금하네요.ㅎㅎㅎ 등산화 비스무리한거 신으신 왼편에서2번짼가...?


  • 맛갈스럽게 게재하신글 잘읽어 보았습니다.
    비록 오다가다 만난 인연이지만 건강과 시간이 허락하는한 빡빡(천보)산 up-hill 이나 경치 좋은
    장흥 임도등 즐거운 라이딩을 같이했으면 아주 좋겠고 또한 새해는 더욱 건 강하고
    소원 성취 하시길 바랍니다.
    참고로 청죽님은 사진 맨오른쪽 분입니다.
  • 보기 좋습니다 독립군 만세^^
    한분은 아는분 같습니다
  • 靑竹글쓴이
    2005.12.25 20:54 댓글추천 0비추천 0
    구름선비님 반갑습니다.
    eyeinthesky7님 감사합니다.
    퀵실버님 과찬을..감사합니다.
    kuzak 님 안녕하세요?
    밀알님 땡~ 틀리셨습니다. 반갑습니다.ㅋㅋ
    주임님 반갑습니다.
    KANGHO1001님 인천의 독립군. 강렬한 느낌입니다.ㅎ~
    fall98님 안녕하세요?^^

    벽새개안님 가급적이면 다운 파커를 입진 않지만 아주 매서운 강추위에서 장거리를 탈 땐 체온 유지를 해야 할 경우가 많아서 어쩔 수 없더군요..ㅋㅋㅋ 달릴 땐 잘 모르지만 영하 십도 이하의 날씨에다가 맞바람도 강할 경우엔 도리가 없더군요. 배낭에 달고 다니다가 무조건 입습니다.게다가 바람막이도 없는 황량한 곳에서 사람들을 만나 이바구를 하면서 서성이다 보면 요 파커가 없으면 거의 죽음이죠..

    12월19일생님 안녕하세요? 흘리신 커피를 어떻게 보상해 드리지요?
    imkim50님^^ 그런데 아이고~벌써 들어가셔서 기밀 누설을...ㅎㅎㅎ(궁시렁궁시렁..)
    락헤드님 반갑습니다.


    종일 쏘다니다 들어오니 반가운 분들이 댓글을 많이 다셨네요.

    모든 분들 아무쪼록 남은 연말 잘 갈무리하시고 희망찬 새 해를 맞으시길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같이 자전거를 타는 분 중 한 분께서

    "나중에 나이가 들어 죽을 때 잔차 안장에 앉아서 죽고 싶다"라고 하시더군요..ㅋㅋㅋ
    듣던 사람들이 모두 배꼽을 잡고 웃긴 했지만 한 편으로 고개를 끄덕인 것은
    그 분께서 그만큼 자전거를 좋아한다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이죠.^^

    무엇보다도 머잖아 썩어 없어질 육신을 놀리지 않고
    자리를 털고 일어나 달리노라면 살아 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더구나 흘린 땀의 양에 비해
    과분하게도 효율적인 여행을 가능하게 만들어 주는
    자전거의 매카니즘을 너무 좋아합니다.

    여러분..
    행복하시고
    늘 건강하세요.

    靑竹 拜上
  • 컥 동안이시네요~~~
  • 靑竹글쓴이
    2005.12.25 21:13 댓글추천 0비추천 0
    잉? 꽤 오래 전에 동안이라 웃지 못할 사연들이 있는 걸
    소개한 적이 있는데요? ㅎㅎㅎ
  • 사실, 이 글을 처음 봤을 때부터 어떤 분이 靑竹님이신지 여쭈어 보고 싶었지만, 예의에 어긋나는 것 같아서, 맨위의 덧글과 같이 썼었습니다.

    이제야... 靑竹님의 정체(?: ^^)가 밝혀지는군요. ㅎㅎㅎ
  • 저 로또자전거는 대여점(?)에서 분명 봤었는데, 청죽님도 뵈었었는지 가물~ 가물~ 하네요.
    이제 얼굴을 알았으니 담에 뵈면 인사드리겠습니다.
  • 정말 맨 오른쪽분 맞나요? 에이~~설마! 너무 동안이신데요^^
    청죽님이 자수(???)하셨지만 그래도 의심이 갑니다 호호호..
    모든 분들 올겨울 건강히 나시고,댁내에 행복한 웃음만 가득하시길 바랍니다.
  • 예전에 청죽님 글중 동안 사건 글이 방금 생각났습니다. 그래도..그래도...너무 동안이십니다.^^
  • 재미있게 잘 읽고 갑니다^^ 정감어린 글들이 마음을 사로잡네요.....글구 털신 전국공구하실 의향은?^^
  • 역시... open-mind를 가지고 계심이 글에도 나타나지만, 얼굴에도 나타나는 것 같습니다. ^^
  • 하하.. 역시 청죽님 글은 맛이 있네요.
    청죽님도 한 해 마무리 잘 하세요. 감기 조심 하시구요. ^^
  • 맛갈스런 글솜씨 또 다시 감탄! 감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내년에는 더욱 좋은 글 올려주시고 즐거운 라이딩을 하시길 바랍니다.
  • 장비는 점령군입니다. 썰렁농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드디어 복구했습니다. 와일드바이크 심폐소생의 변!40 Bikeholic 2019.10.27 3105
163663 왈바가족 여러분, ~~4 독수리 2005.12.26 928
163662 [생뚱맞은글] 이 고기좀 평가 해주세요.29 토마토 2005.12.25 1802
163661 내일(26일) 시간이 허락되는...2 몽개롱탱탱탱 2005.12.25 635
163660 지겨운 하루~~6 솔개바람 2005.12.25 730
163659 한강둔치의 바람이...13 eyeinthesky7 2005.12.25 1177
163658 메리 크리스마스^^3 주임 2005.12.25 336
163657 메리크리스 마스..8 treky 2005.12.25 480
163656 행복한날'''그러나 모두에의 소외된 그들.....4 2005.12.25 597
(안티 bike-존) 독립군 만세~!!!!!!28 靑竹 2005.12.25 1650
163654 메리크리스마스~5 waitfor 2005.12.24 335
163653 오랫동안 가지고 있던....10 뽀스 2005.12.24 888
163652 즐거운 '크리스마스'가 내일인데...애인 있으신 분은 키스로.....9 topgun-76 2005.12.24 661
163651 모두들 즐거운 성탄연휴 보내세요~^^(냉무)2 sicoda 2005.12.24 177
163650 와일드 바이크의 모든 라이더분들께9 mtbiker 2005.12.24 982
163649 왈바에 가격 비교 게시판이 없네요..12 굴려라굴려 2005.12.24 876
163648 [불매 바이크존] 연말 연시3 뫼비우스 2005.12.24 571
163647 왈바 가족 여러분, 祝 聖誕과 함께 새해 福 많이 받으세요!!!!4 잔차나라 2005.12.24 238
163646 새해에는...(샵주에게^^)3 데프콘 2005.12.24 658
163645 세상에는 이런 분도 있었습니다 *^^*9 Kona 2005.12.24 1096
163644 ★개업했습니다^^16 SuNnYBeaR 2005.12.24 1339
첨부 (1)
20051029_001.JPG
87.7KB / Download 2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