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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들이 원하는 남편감은...

topgun-762006.01.04 01:37조회 수 1714댓글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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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남편 될 사람은.......

월급은 많지 않아도 너무 늦지않게 퇴근할 수 있는
직업을 가진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퇴근길에 동네 슈퍼 야채코너에서
우연히 마주쳐 '핫~' 하고 웃으며
저녁거리와 수박 한 통을 사들고 집까지
같이 손잡고 걸어갈 수 있었음 좋겠다.

집까지 걸어오는 동안 그 날 있었던
열받는 사건이나 신나는 일들부터
오늘 저녁엔 뭘 해 먹을지...

시시콜콜한 것까지 다 말 하고
들을 수 있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그렇게 들어와서 같이 후다닥 옷 갈아입고 손만 씻고,
한 사람은 아침에 먹고 난 설겆이를 덜그럭덜그럭 하고
또 한 사람은 쌀을 씻고 양파를 까고
"배고파~" 해가며 찌게 간도 보는
싱거운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다 먹고나선 둘 다 퍼져서 서로 설겆이를 미루며
왜 니가 오늘은 설겆이를 해야하는지...
서로 따지다가 결판이 안 나면 가위바위보로
가끔은 일부러, 그러나 내가 모르게 져주는...
너그러운 남자였으면 좋겠다.

주말 저녁이면 늦게까지 TV 채널 싸움을 하다가
오 밤중에 반바지에 슬리퍼를 끌고
약간은 서늘한 밤바람을 맞으며
같이 비디오 빌리러 가다가

포장마차를 발견하면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뛰어가
떡볶이에 오뎅국물을 후룩후룩~
"너 더 먹어~" "나 배불러~" 해가며 게걸스레 먹고나서는
비디오 빌리러 나온 것도 잊어버린 채
도로 집으로 들어가는
가끔은 나처럼 단순한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어떤 땐 귀찮게 부지런하기도 한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일요일 아침...
아침잠에 쥐약인 나를 깨워 반바지 입혀서
눈도 안 떠지는 나를 끌고 공원으로 조깅하러가는
자상한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오는 길에 베스킨라빈스에 들러
피스타치오 아몬드나... 체리 쥬빌레나...
내가 좋아하는 아이스크림 콘을 두 개 사들고
"두 개 중에 너 뭐 먹을래?"
묻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약간은 구식이거나 촌스러워도 너그러운 마음을 가진
어머님의 아들이었으면 좋겠다.

가끔 친 엄마한테하듯 농담도 하고,
장난쳐도 버릊없다 안 하시고,
당신 아들때문에 속상해하면 흉을 봐도 맞장구치며 들어주는
그런 시원시원한 어머니를 가진 사람.
피붙이같이 느껴져 내가 살갑게 정 붙일 수 있는
그런 어머니를 가진 사람.

나 처럼 아이를 좋아하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그를 닮은 듯 나를 닮고 날 닮은 듯 그를 닮은 아이를
같이 기다리고픈 그럼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아이의 의견을 끝까지 참고 들어주는
인내심만은 아빠가 될 수 있는 사람이었음 좋겠다.
어른이 보기엔 분명 잘못된 선택이어도
미리 단정지어 말하기 보다
아이가 스스로 깨달을 때까지 묵묵히 기다려줄 수 있는 사람.

가끔씩 약해지기도 하는 사람이었음 좋겠다.
아이들이 잠든 새벽 아내와 둘이 동네 포장마차에서
꼼장어에 소주 따라놓고 앉아
아직껏 품고있는 자기의 꿈 얘기라든지
그리움 담김 어릴적 이야기라든지
십 몇년을 같이 살면서도 몰랐던
저 깊이 묻어두었던 이야기들을...

이젠 눈가에 주름잡힌 아내와 두런두런 나누는 그런
소박한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어떤 경우에도 자신을 던져버리지 않는
고지식한 사람이었음 좋겠다.
무리에 휩쓸리지 않고 자신의 생각을 지켜나가는 사람.
술 자리가 이어지면 적당한 선에서 마무리할 줄 아는 사람.

내가 그의 아내임을 의식하며 살 듯,
그도 나의 남편임을 항상 마음에 세기며 사는 사람,
내가 정말 사랑하지 않을 수 없을 것 같은 그런 사람.
그런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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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5
  • 이런 남자랑 결혼할려면 여자분은? ㅎㅎ
  • 위에꺼 다 만족하면서 남들만큼 또는 남들보다 훨씬 잘 버는 남자... 를 원하는 분들도 있겠죠..
    ^^;
  •   좋네요. ^^
  • 왠지 저는 영원히 결혼 못할듯....헐....
  • 거의 해탈의 경지에 오른...
  • TV동화 행복한 세상에서 본 적이 있는 그런 그림이네요. 이 세상의 선남 선녀 여러분들의 아름다운 만남을 기대하면서.....
  • 거의 모든 남편들이 되고 싶은 또 가끔은 하고 있는 모습이 아닐까요?
    그러면서도 여러 이유에서 되지 못하는,하지 못하는 모습이.......
  • 다른건 노력한다고 하지만 부모님만큼은 제가 고를 수 없는거지요...
  • "딱 나네!" 라고 할 수 있는 남정네, 특히 총각님들 있으면 댓글 다는 순간부터 쪽지 쏟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 너무 이상향을 지향하시는것 같군요. 소설이나 동화처럼 사는것도 좋지만 금방ㅠ실증나지 않을까요? 때로는 말다툼도하고 해야 사람사는 재미가 있을것 같은데.
  • 딱 나네!


    아하하......(^ㅇ^)a
  • 평생자전거 같이 타줄사람이면~ ok!!
  • 그런 사람을 만나기를 기다리기 보다는 내가 그런 사람이 되도록 함이 더 좋지 않을까?
    세상에 이런 조거늘 다 갖춘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요?
  • 전에 유머란에 올라왔던 글이 생각납니다. 여자를 만족시키는 방법--최소 20개
    남자를 만족시키는 방법-달랑2개(첫째:술사준다 둘째:음냐리.....아이 부끄러워라 ~)
  • treky 님!!!

    등잔 밑이 어두운법...ㅋ
  • 저기여`~머시냐 ~`참나 해야 되나 말어야되나~그냥 팔자러니 하구 살어야죠~
  • 헐... 정말 딱난데 ㅋㅋ 농담이 아니고 제가 꼭 살고 싶은 방식입니다 지금제 여친과도 그렇게 지내고 있고요 으흐흐
  • 40이 넘은 지금...

    예전에 만나던 여친과 그의 친구들 생각이 납니다....

    대구서 좀 사는 집들 아가씨 들이였는데...

    신랑감은 판,검사,의사 다 싫고..... 시간 많고 자기만 사랑해 주는 남자를 실랑감으로 꼽더군요...

    돈은 언제 버냐고 하니.... 돈 은 지한테있으니 걱정 말아라고 하데요....

    전부 시집가서 잘 살고 있는지.... 자기만 사랑하는 신랑 만나서....

    아마도 그럴거 같네요...^ ^
  • 뭐 이리 바라는게 많어? 남편이 슈퍼맨이야?
  • 아! 잘 읽었습니다. 이렇게 소박하고 정신적인 행복을 추구하는 여자분들이 많다면
    아직 우리 사회는 건강하고 희망이 있습니다. 저도 이렇게 살도록 더욱 노력해야지~.~
  • 이런 남편(혹은 남친)이 되어보고 싶은 총각... 아... 겨울밤은 깊고도 길도다... 아흑~~ ㅜ.ㅡ
  • 저 기나긴 조건을 만족시킬 남자가 과연 있기는 한걸까요..

    예전에도 본글이지만 참...
  • 모든 남자가 다 저렇게 될 수 있습니다.

    단!!

    여자가 매일같이 예쁘고 섹쉬해지며 날마다 새롭게 달라지는 착한 여자라야 하죠 ㅋㅋ
  • 이~ 다..무신 소리꼬~!
    (와이프를 향해) 배고프다 ...밥도~!
  • 울 마누라한테 물어봐요. 뭐라는지?
    분명 "뭐, 우리 신랑 말이네"
    라고 답할 겁니다. ^&^ 하하 찐짜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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