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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창피해!

DACOS2006.02.11 13:32조회 수 1319댓글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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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내 자전거에는 그리도 사용하길 잘했다고 설파하고다닌던 바엔드가 없다.

일부로 떼어낸건 아니다.

얼마전 구룡산(청주에 있는 작은 산입니다)을 갔을때 일이다.

구룡산은 자전거 입문때 부터 하도 다닌곳이라 거짓말 조금 보태서 초입부분으로부터

서른네번째 가지가 꺽인 소나무 뿌리가 많이 자랐구나.. 싶을 정도로 잘 안다.

그날도 여느날과 마찬가지로 잠깐 한바퀴 타야지 하는맘에 집에서 가까운 구룡산에 올랐다.

겨울철이라 정상의 구룡수(지하수라는데 어떻게 산꼭대기까지 왔는지 궁금한 물)가

얼어있어 물한모금 못하고 바로 다운힐..

다 내려가 마을을 한바퀴 돌아 다시 아까 그 구룡산의 정상에 올랐다.

좀 쉬어야지.

잠깐 쉬는데 아주머니들이 어떻게 걸어올라오기도 힘든데 자전거를 끌고 왔으며,

이게 산악자전거라는것이 맞느냐?,

얼마나 하냐 고 물어보신다.

타고오는게 더 쉬워요.. 으쓱! 네 맞아요 산악자전거예요. 50만원 정도요...

뭐가그리 비싸느냐고 묻자 옆에 앉아 계시던 아저씨 왈 다 수입하는거라 비싸지! 한다.

뭐 틀린말은 아니구 해서 깊게 숨을 한번 몰아쉬고 관객들을 의식해 멋지게

내리막을 달린다..

한참을 내려가다 저~~~앞에 아저씨한분... 그래 내가 비켜가자 생각을 하고

그 아저씨옆을 지나는 순간. 앞바퀴가 내가 가려는 곳과 정반대인 곳을 향하고있다.

에레이~~~~ 내 이럴줄 알았지. 좀 의식하더라니..

그런생각과 동시에 관객들 앞에서 멋지개 발광하며 굴렀다.

아~씨... 쪽팔려.. 다리도 아프고.......

우선은 이 상황을 피하고싶은 생각뿐...

아픈척도 못하고 자전거를 들고 뛰어 내려가려는 순간 내가 지나가려던 아저씨가

불러새운다. 학생 이거......

내 왼쪽바엔드를 들고 계신다...

서둘러 저지 뒷주머니에 넣고 내려오는데 오른쪽만 바엔드 달린 이상한 자전거도 원망

스럽고 내 어리버리 자전거 기술도, 군대 말년시절 말년 노는꼴을 못보는 행보관 만큼이나

미웠다...

더불어 따따불로 쫄팔림과 집에 오는 내내 멀리서 수군거리는 아줌마들의 목소리가

귀에서 맴돌았다.

"저~~ 기 학생 아까 그 개폼 학생 아냐?", "저 자전거가 50만원이나한데요~~"

"저시키 하는거 보니까 아들 자전거 못타게 해야겠어요~~" 등등 ...

그날의 악몽을 잊을즈음인 오늘 ...

오랜만에 복학신청을 하고 집으로 오는길... 학교내 학생회관 앞을 지나는데,

복학신청때문인지 방학인데도 사람들이 꽤 많다.

그앞에서 유유히 돌아나오다가 맨~~~~~~~~~~~~~~~~~~~```날 다녀도 한번도, 생각도

해보지 못한곳에서 얼음판을 핑계로 축구선수 테클하듯 넘어졌다.

제길 클릿도 안빠졌다... 버둥 버둥 . 수많은 학생들 에게 둘러쌓여 개망신을 당했다.

"저기요 괜찮으세요?" 하고 물어오는 몇몇의 눈을 제대로 보지도 못했다.

너무 쪽팔린다.

수강신청을 마친 오늘 다시 생각해본다.

한해 더 쉴까.... 아 이제 학생화관에서 밥은 어떻게 먹지...

학생화관 2층 빵집에서 내려다 보던 그 웃음 가득한 눈들....

고등학교시절 친구머리가 다마(당구공)로 보이는것처럼 오랜만에 만난 친구 눈빛을

닮은듯 보는 사람들 마다 조롱과 우울한 비웃음으로 날 보는거 같다.

술을 먹어야 한다..

쪽팔려 죽을것같은 새학기 시작...의 어느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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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3
  • 저는 대학로에서도 넘어졌습니다. ㅠ 그냥 학교 다니세요. 복면쓰고.. -_-
  • DACOS글쓴이
    2006.2.11 13:35 댓글추천 0비추천 0
    ㅎㅎㅎ 앞이 막막합니다. 절 기억 못하겠죠?^^ 즐라~~
  • 이거 최소 20년 짜린데요. 하하
  • DACOS글쓴이
    2006.2.11 14:08 댓글추천 0비추천 0
    복면쓰면 더 이상하지 않을까요? 여름엔 더울텐데... 즐라~~
  • 영욱이 형님 오랜만이네요. 추운데도 자전거를 타고 계시다니.ㅋㅋ 학교 특성상 생활범위가 한정되는데..그래도 뭐 그닥 알아보진 못할 듯 하네요. 다른길로 돌아가는...ㅡㅡ;
    저도 학교에서 인도턱내려오는데 순간 다른데 보다가 (걷는 속도보다 천천히..ㅡ.ㅡ;)
    이상하게 꼬여서 앞으로 전방 개구리 한 적이 있었는데..마침 앞에는 토스트집에 줄서있던 학생들이..ㅡ.ㅡ; 왜 하필 그날은 장사도 잘되는지? 다 쳐다보길래..냉큼 자전거 끌고 도망을..ㅡㅡ.;
    그래도 타고 다녀요..ㅡㅡ.아흐/
  • ^^;하핫.. 화이팅입니다ㅡ*
  • 넘어지면 진짜 쪽팔려서...ㅡㅡ;; 서울 한복판 횡단보도에서 무더기로 신호대기하고있는 사람들 앞에서 중심 못잡고 클릿 껴있는채로 자빠질떈 정말 어딜 도망갈수도없고....-_-;
  • 글을 재미있게 잘 쓰시는군요 한참 웃었습니다.
    자전거 타는 사람치고 안넘어지는 사람있나요...
    저도 거리에서도, 산에서도 자빠링 몇번 했는데 산에서는 그런대로 덜 창피한데,
    거리에서는 정말 창피하더군요,
    그것도 넘어질 곳도 아닌 곳에서 잡념 때문에 넘어졌으니.....
  • 넘어 질수있는거죠
    그런거 신경쓰다보면 자전거 못 탑니다
    언제 넘어질지 아무도 모르기에~~
  • 군대 말년시절 말년 노는꼴을 못보는 행보관 <-- 요놈 정말 싫죠. 비리 만빵의 군시절 우리 행보관..한참 웃었습니다. : )
  • 하교길 여고앞 횡단보도에서 클릿패달 사용 3일째 되는날 자빠진 경험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군요. 정말 일어나기 싫었습니다. 그대로 시간이 멈추어 버렸으면.. 벌떡일어나는 일따위 상상도 못하겠더군요. 그대로 엎어져 있으면 누군가 119 불러줄테고 사람들은 일사병이나 심장발작정도로 이해해줄텐데.. 그이후 3일간 외출을 못했습니다. 어디선가 환청도 들리더군요. 여고생들의 웃음소리. 하하하하하 호호호호호~
  • 왜~~ 그려셨어요~~~않그려셨잖아요~~~~~~~ㅋㅋ
  • 왜 신경써야 하는거죠? <-- 좀 일부러 도발적으로 대답해봅니다.
    운동하다보면 넘어질 수도 있는겁니다. 중요한 것은
    1. 잘보이려고 오버하지 않는것 (몸이 굳습니다. 남을 의식하면서 운동하면 혼자 운동하는 재미를 알지 못합니다.)
    2. 운동하다 넘어지는건 부끄럽지 않다고 생각하는것이 필요합니다.
  • 휴일 많은 인파들로 꽉~찬 시청광장 앞 횡단보도 에서 넘어져 봤는데....
    아프기도 하고 얼굴 화끈 거리는데...ㅡㅡ;
    차들은 경적 울려대고.. 지나가면서 아프겠다...하는 소리도 들리고...
  • 전 여고 앞 신호대에서.. 재잘거리는 여학생 십여명 뒤쪽으로 샤샤샥 빠져나갈라고 시도중.. 자빠링... 클릿안빠지서.. 버둥거리다 일어났는데.. 여학생 치마속... 진짜 죽는줄 알았습니다. 오르막길이라.. 쨉싸게 사라질수도 없었다는...
  • 구룡산,,,서울에도 똑같은 이름의 산이 있는데 산도 이름이 같은곳이있군요 ;;
  • DACOS글쓴이
    2006.2.12 00:08 댓글추천 0비추천 0
    많은 경험들을 비추어 힘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얼굴이 화끈거려서... 저보다 더한 경우도 더 많으신거같아 위로가됩니다. ㅎㅎㅎ 저도 쪽 알팔릴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엄청 나서 이렇게 글 적었습니다. 즐라~~~ ^^
  • 막상 넘어진 걸 본사람은 누군지도 모르고 얼굴도 기억 못합니다. ^^ 너무 신경 안쓰셔도될듯.
  • 여학생 앞에 알짱거리길래 앞서가려고 페달링하려고 하는 순간 모두 일제히(약속이라도 한듯이) 정지해버림
    갑자기 긴장 다리가 굳어져 클릿안빠짐 옆으로 콰당 클릿 빼려고 발버둥... 절라 안빠짐
    20초동안 그러고 있었음 여학생 왈 미안해요 ^^;; (속으로 미안해할필요 없어요 제 잘못이에요)그 여학생 잘못인양 그렇게 한숨쉬며 서 있었음... 덜 쪽팔림
    다음날 클릿신발 팔아버림 ...
  • 잔차타다보면 반드시 넘어집니다...넘어지는거 즐기세요 창피하다 생각할 거 뭐있나요 보는 사람은 많이 안다치면 재미있어합니다..넘어지는 것도 재미있는 잔차타기의 일부입니다 ..단 과하게 넘어지면 다치겠죠...ㅋㅋ
  • 헬멧쓰고 고글 착용하면 왠만해서는 못알아 보실겁니다.
    일반 사람들이 보기에 헬멧만 써도 그사람이 그사람처럼 보인다는...
  • DACOS글쓴이
    2006.2.13 01:49 댓글추천 0비추천 0
    눈이 나빠 고글 안쓰고 헬멧은 썼지만 정말 못알아보길 기도합니다.ㅎㅎㅎ 즐라~~
  • 비오는날 백화점 앞에서 잭나이프 하다가 안그래도 미끄러운 대리석위를 빗물에 미끄러지면서 거꾸로 처박혀서 잠시기절.. 2분간 비맞고 있었습니다. -_-
    인생이 영화라면 그 부분만 가위로 오려내고 싶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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