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TV에서 경복궁 이벤트 보도를 봤습니다.
오늘과 내일 근정전에서 남사당패 줄타기와 풍물놀이가 열린다는 겁니다.
그래서 답사차 나섰습니다.
잘실.. 청계천을 거쳐.. 경복궁으로 들어섰습니다.
주차장을 지나는 데 주차요원이 저를 보고 당황했는지..
주차장 끝 쪽에 주차하라고 하더군요..
주차요원의 당황해 하는 얼굴을 보고.. 화장실 쪽에 세웠습니다.
볼일을 보고.. 관리사무소에 전화를 했습니다.
경복궁에 자전거를 갖고 갈 수 있는지..
대답은.. 경복궁에는 자전거를 타고 들어올 수 없다는 겁니다...
그러면 끌고 들어가면 안 되나요? 근정전에도?
안된답니다... 그러면 자전거 보관소는 있나요?
그것도 없답니다... 그러면 자전거로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네요..
하니까.. 그저 예 하고 대답하더군요..
여기까지 왔는데..
답답하더군요.. 우리나라가 이정도 밖에 안 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빈말이라도 자전거 보관소나 반입을 검토하겠다는 말도 안 하고..
그저 기계적으로 안된다는 말만 하고..
그래서!
그냥 나왔습니다. 까짓 안 보면 되지.. 하고..
광화문 앞을 지나오면서.. 궁궐 담.. 사이로 안이 보이더군요..
신나는 소리들.. 흥겨운 얼굴들..
흥! 콧방귀를 뀌어주고.. 달렸습니다...
서대문을 지나.. 그리운.. 마포를 달려 여의도로 들어섰습니다..
유유히 흐르는 한강 물을 바라보며.. 귤 세 개 까먹으며 잠시 쉬고..
또 달렸습니다.
스쳐 지나가는 인라이너들, 마라토너들, 자전거 동호인들이 환호성을 질러줬습니다...
흠.. 역시 멋을 아는 넘들은 멋쟁이를 알아 본단말야.. ^.^
조금..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그렇게 토요일 오후를 씁쓸하게도 즐겁게도 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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