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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mme fatale

franthro2006.03.19 20:53조회 수 936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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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철티비로 부산 아시아드 메인 스타디움에서 어린이 대공원쪽으로 올라갔습니다.
고갯길을 다시 내려올때 속도를 보니 시속 50km 남짓 되더군요.
브레이크도 제대로 정비했고, 용접부위 부러질 염려도 없었기에 말많은 후지 mtb보다
마음만은 되려 편안했습니다.  철티비  21단 기어로 올라갈때 힘들어서 그렇지...

아웃랜드에 장착되어 있던 후지 물통 케이지를 몇일 전에 버렸습니다.
이 넘이 생긴 형상을 보면 물통을 바깥에서 고정하는 프레임이 위로 치솟은 형상을 하고 있는데 거기에 자꾸 바지가 걸리는 것이었습니다.  손으로 꽉꽉 꾸겨서 안걸리게 만들어 쓸까 하다가 그냥 버려버리고 후지말고 다른 회사 새것으로 하나 다시 구입했습니다.   아마 글을 읽는 분들중 누군가는 이렇게 생각하실겁니다.  mtb 타면서 바지 끝자락도 안묶고 타나... mtb 전용 복장도 없이 타나...
저도 갖고 있던 벨크로(찍찍이)를 이용하여 바지 묶는 끈을 만들었지만 어떻게 매번 복장을 착용하고 나갈까요.  때로 급히 나갈때도 있지요.  그런데 이 넘에 물통 케이지는 다른 대부분의 물통 케이지 바깥쪽 프레임이 반원형으로 부드럽게 곡선처리된데 비해 삐죽 튀어나와있으니 바지가 더 잘 걸렸던 것 같습니다.

저 아는 사람이 말하길, 좋은 물건은 약간 값이 비싸더라도 장기적으로 보면 오히려 돈을 절약하게 해주고, 나쁜 물건은 값이 저렴한 듯 싶지만 오히려 계속 불필요한 지출을 하도록 만들기 때문에 너무 싼 물건을 찾지 말라더군요.   자기가 아는 어떤 사람은 볼보를 20년동안 탔는데 수리 한번 안받았답니다.  또 어떤 사람은 2년 동안 타고 중고로 팔았는데 자기가 샀던 그 값 그대로 그냥 고스란히 받고 팔수 있었답니다.  어쩌다 보니 볼보 광고가 되어버렸는데... 볼보 광고하려는 의도는 아니고, 제가 하고 싶은 말은 뭔가 장인 정신이 들어간 물건, 소비자를 세심하게 배려하는 물건은 처음에는 그 가치가 금방 안드러나도 쓰다보면 알게 된다는거지요.

어떤 게시판에 어떤 분이 쓴글을 예전에 읽어보니 이런 말씀을 하셨더군요.  자전거?  그거 알고보니 별거 아니더군요.  프레임 만드는데 쓰이는 알루미늄도 주로 두종류고, 브랜드만 다르지 다 똑같은 공장에서 만드는데 무슨 가격 차이가 그리 나는지 모르겠네요 등등........
꼭 후지뿐만이 아니라 다른 어떤 회사라도 만일 저런 생각으로 물건을 만들고 팔고 한다면 그 물건이 어떤 물건일지 짐작하기는 어렵지 않을겁니다.  더 이상 연구개발도 없고, 그저 겉모양이나 예쁘게 만들어서 소비자의 눈길을 끌고 그러다 사람이 죽거나 다쳐도 제대로 된 대책도 세우지 않거나 자기 이익때문에 소비자에게 적시에 진실을 알리지 않아 불의의 희생자가 나오거나 그렇게 되겠지요.

불어로 Femme fatale 이란건 요부, 마녀, 독부 이런 뜻입니다.  femme은 여자라는 뜻이고
fatale은 치명적, 죽음에 이르게 하는... 뭐 이런 뜻이지요.  자기가 가진 성적매력으로 남자를 홀린 다음에 음모와 술책으로 남자를 파멸에(때로는 죽음에) 몰아넣는 여자를 일컬어서  femme fatale이라고 합니다.  저는 후지 아웃랜드를 보면 꼭 femme fatale이 연상됩니다.

어쨌거나 제가 이 femme fatale하고 올여름에 장거리 투어를 떠나볼 요량으로 체력훈련도 하고 있고 용품도 준비중에 있는데요.  거기에 들어가는 돈이 만만치 않네요.  고글, 할로겐 라이트등등... 이것만 해도 벌써 아웃랜드 거의 반값이네요.  고글은 외제로 살 것을 국산으로 사고 차액 얼마안되는 것은 유족분들에게 성금으로 냈고, 할로겐 라이트는 오장터에 주문했는데 사용기쓰면 뽑아서 상품준다네요.  허나 리뷰란에 몇자 적을지 말지는 아직 모르겠습니다.  워낙 게으름이 많은 사람이라서... 근데 관련용품을 인터넷에서 찾아보다 보니 에어매트리스라는게 있더군요.  제가 과문한 탓인지 그런 물건은 처음 알았는데 그냥 밸브 입구를 열면 펌프질을 안해도 공기가 자동으로 주입된답니다.  10만원만 있으면 사겠더군요.  이번달은 이미 적자가 예상되어 차마 사지는 못했으나 돈만 있으면 참 좋은 세상이구나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습니다.  그리고 언젠가 유족분들께서 하셨다는 말씀이 생각났습니다.  돈보다도 리콜을 해서 또 다른 희생을 막아줄 것을 회사측에 요청하셨다지요.  참으로 고귀한 생각이라고 여겨집니다만 저는 그분들께 당부드리고 싶습니다.

돈으로 따질 수 없는 사람의 목숨이기에 오히려 마음을 더욱 단단히 먹고 끝까지 싸워서 만족할만한 합당한 보상을 받아내셔야지...돈은 중요한게 아니다라는 식으로 말씀하시면 안된다구요.  물론 사랑하는 자제분이 불의의 사고로 유명을 달리한 마당에 그깟 돈이 다 무슨 필요인가 이렇게 생각하실수도 있겠으나, 한번 잘못을 저지른 사람에게 응분의 댓가를 치르도록 엄정하게 하지 않으면 똑같은 짓을 또 저지릅니다.  신문에 보니 나이어린 소녀를 성폭행한 남자를 용서해주었더니 똑같은 짓을 또 다시 되풀이했다더군요.  이제 생계를 책임지고 어머니를 부양할 사람을 잃어버린 마당에 합당한 보상조차 없다면 그보다 억울한 일이 어디있겠습니까.

아직 수사결과도 나오지 않았는데 왜 후지를 죄인취급하느냐구요?
그럼 저도 후지라고 거명하지 말고 Fxxx라고 쓸까요?
그런데 어쩌죠... 후지 게시판에 누군가가 Fxxx 라고 꼬박꼬박 익명처리해서 글을 썼는데
저는 그걸 보면서 Fuji 가 아니라 Fuck가 연상되더군요.  
그래서 Fxxx라고 안쓰고 후지라고 쓰는게 낫겠다 싶어 이리하는 것이니 이해해주십시오.
수사결과고 뭐고간에 두 건의 프레임절단 사고가 있었을때 잠시 이용을 중단하도록 공지를 내고 적절한 조치를 취했다면 결코 그 사람은 죽지 않았습니다.  확신합니다.
당신들이 손해안보려고 조용히 해결하고, 조용히 개선하고 그러려다 이리 된거지요.


앞으로 게시판이 조용해진다고 해서 모든 것이 다 아무 일도 없었다는듯이 원점으로 돌아가리라고는 기대하지 마십시오.   사람이란게 원래 다 잊어버리는 것 같아도 머릿속 어딘가에는 자기만의 대차대조표를 만들어놓고 차변, 대변에 꼬박꼬박 기록해놨다가 유사시에는 그 대차대조표를 꺼내보게 되어있답니다.  이 넘이 좋은 넘인지, 나쁜 넘인지... 나에게 해를 끼친 넘인지, 이익을 준 넘인지... 이 대차대조표의 결산에서 누구도 자유로울 수가 없습니다.물론 저 자신도 예외일수는 없구요.  후지에서 앞으로 유족들에게 어떻게 할지 관심갖고 지켜보겠습니다만,  사람들 머릿속에 있는 이 대차대조표 기록을 바꾸시려면 엄청나게 힘드실껄요... 거꾸로 생각해보시면 이해가 쉽습니다.  전기 압력 밥솥이 자꾸 폭발해서 사람도 여러번 다치고 그랬다는데 님같으면 밥솥살때 그 회사꺼 사라고 하시겠습니까?  하물며 사람이 죽었는데야 더 말할 나위도 없지요.   쓸때마다 글을 길게 적어서 읽는 분들에게 죄송합니다.   다음번에는 저의 femme fatale, 후지 아웃랜드를 타고, 오장터 라이트 장착하고 연산동에서 황령산 안테나 있는데까지 올라가보고 싶습니다.   그럼 이만 줄입니다.  

p.s. 저는 후지가 공지에서 밝히는대로 앞으로 남은 일을 제대로 처리해서 보란듯이 재기하기를 바라는 사람입니다.  후지편이라고 하셔도 상관없습니다.  누가 어느 편인가 하는 것은 보기나름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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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징글징글합니다. (by franthro) 상주 사고는 사고가 아닌 테러입니다. (by boohw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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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
  • 말씀에 절대 공감합니다.
    글이 길다니요? 절대 아닙니다.
    참 정리해서 말하기 어려운데 하고 싶은 이야기 꼭! 찝어서 말씀해주시니 너무 고맙습니다.
    저도 오장터 라이트 달고 있으니 올라갈 그날이 오면 같이 꼭 올라가입시더.
    단, 너무 빨리 올라가시기 없기~~^^ 저는 반여동 삽니더.
  • franthro글쓴이
    2006.3.19 23:28 댓글추천 0비추천 0
    훈이아빠님 말씀은 감사합니다만, 저는 날잡아서 야밤에 혼자 몰래 올라갈겁니다. 중도에 힘들어서 포기하고 그냥 끌고 올라갈지도 모르는데 혼자 올라가야 덜 창피할뿐만 아니라, 이것저것 생각할 것이 많아 홀로 있어야 편하답니다. 내일은 월요일 또 새로운 한주를 시작하려면 자기 싫어도 자야겠네요. 모든 분들 좋은 꿈 꾸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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