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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영방송 PD로 재직중인 옛동창 J에게

franthro2006.04.21 05:43조회 수 1630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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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

니 얼굴을 마지막으로 본지가 벌써 10년도 훨씬 넘었구나.
좋지 않은 끝을 마지막으로 연락이 끊긴지가 저렇게 오래인데 그 10년 넘은 세월이 벌써 훌쩍 지나가버렸으니 참으로 세월이 쏜살같이 빠르긴 빠르다.

비록 그간에 일체의 전화연락도, 일체의 왕래도 없이 너는 너의 잘 나가는(?) 인생을, 나는 나의 기구한(?) 인생을 살아오고 있다만, 인터넷의 발달로 인하여 너의 동정을 조금이나마 알 수가 있었단다.  몇년전에는 기자나 PD들에게 주어지는 상을 타기도 했더구나.  나처럼 모나지 않고,  너는 원만한 성격을 가졌으면서도 사회의 중요 이슈에 대해 심도깊은 분석과 취재를 성공시킨 결과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오늘 이렇게 한 MTB 사이트의 공간을 빌어 너에게 전달될지 안될지도 모르는 편지를 쓸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구나.

바로 본론을 얘기할께.
네가 맡고 있는 프로그램의 특성상, MTB 제조 및 판매와 관련된 외국기업과(주로 미국이겠지) 국내수입상들의 생존전략 및 MTB 소비자들과의 관계 그리고 여러가지 파생되는 문제점등을 한번쯤 깊이있게 짚어주고 넘어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게 내 생각이다.  MBC 아침 프로에서도 짧게 한번 나왔지만, 한시간분량으로 아니면 몇회 분량의 시리즈로 제작해서 방송할 수 있지 않을까?

너는 자전거를 타는지 어떤지 모르겠다만, 기름한방울 안나는 나라에서, 앞으로 더욱 에너지 문제가 심각해질텐데 자전거 타는 사람들에 대한 배려는 없이 그저 자동차 팔아먹기에만 바쁘고 정부는 정부대로 자동차에서, 기름에서 세금걷어가기에만 바쁘니 이것은 문제가 있는 것 아니겠니.   내경우에 쓰지도 않는 장롱면허증이 있긴 하다만 차를 운행할 경제적 능력도 없고, 각종 유지비가 아까워서라도 자전거를 즐겨 타고 있는 형편이구나.  내 소박한 생각으로는, 이런 문제는 반드시, 공영방송에서, 단발성 프로그램으로 끝낼 것이 아니라 연중기획행사로 간주하여 앞으로의 국가정책에 반영해나가야 될듯 싶은데 너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모르겠다.

너무 오랜 세월동안 아무 연락없이 지내다가 갑자기 이런 식의 편지를 쓰려니까 쑥스럽고 이상하구나.  너의 개인메일로 편지를 보낼수도 있겠지만, 이런 식의 공개편지를 쓰게 된것은 내 알량한 자존심때문이기도 하고, 도무지 이해되지 않는 행태를 보이는 어느 MTB 수입회사를 압박하기 위한 목적도 있단다.  사실 이번에 부산에서 어떤 MTB 라이더가 자전거를 타다가 프레임이 절단되어 졸지에 사망하고, 동호인들이 궐기하여 서울에서 시위까지 벌일때에 너를 소개시켜줄까하는 생각도 있었으나 첫째는, 너에게 아무 연락도 없다가 그런 계기로 연락하는게 싫었고 둘째는, 회사를 무조건 압박하여 피해를 주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라 유족들이 합당한 보상을 받음과 동시에, 사고원인이 명확하게 밝혀지고 재발방지의 대책을 수립하는데 일회성의 짧은 방송은 아무 도움도 되지 않는다는 생각에서 그저 가만히 있었다만, 시간이 경과하면서 흐름을 보니 미국의 MTB 제조회사 및 국내수입상은 이미 정해진 시나리오를 짜놓고 예정된 수순을 밟아나가고 있는 것처럼 보일뿐만 아니라 이전의 구태의연한 영업방식은 여전히 변함이 없는것처럼 보이는구나.  중대한 국가이익이 걸린 더 중요한 문제도 많이 있겠지만, 이런 문제하나 제대로 해결이 안된다면 어찌 다른 큰 문제들이 제대로 해결되기를 기대할 수 있는 나라라고 할 수 있겠나 하는 자괴감이 저절로 드는구나.

새벽에 갑자기 네게 편지를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면서 이것저것 두서없이 적었는데 혹시라도 이런 방식이 무례했다면 용서해주기 바라고,  어떤 경로를 통해서, 몇단계를 거쳐서 이 편지를 네가 읽게 될지 안될지도 잘 모르겠다만, 훗날 어느 땐가 TV에서 MTB 소비와 이용에 관한 심층취재물이 네 이름으로 나오면, 내 편지를 읽었구나라고 생각하고 고맙게 생각할께.  지금 여기 와일드 바이크 내 개인정보란에도 모두 비공개로 해놓았다만, 나는 조용히 숨어서 살고 싶구나.  나중에라도 이 편지가 너에게 전달되어 이 문제가 다시한번 밝게 조명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바닷가에서 편지를 넣은 병을 물에 띄우는 심정으로...경황없이 적은 이 글을 여기 인터넷 게시판에 올린다.

건강하기 바란다.

p.s. 네가 나와 같이 들었던 수업에서 읽었던 슈마허의 Small is beautiful 이라는 책이 생각난다면 이 편지를 쓰는 내가 확실히 네가 아는 나라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그 책을 읽도록 하신 교수님은 그 책의 내용대로 살아오셨던가 하는 것은 별개문제이고... (한마디 사족을 달아야 직성이 풀리는 내 못된 성격은 여전하지?  아마 사람은 변하지 않는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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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8
  • franthro글쓴이
    2006.4.21 05:53 댓글추천 0비추천 0
    천리마님. 할 수 있는데까지는 끝까지 해보십시다. 천리마님이 이번 일에 무엇을 하셨는가는 다른 사람들이 모두 보아 알고 있으니 힘이 약하다고 아래 댓글에서처럼 스스로 자책할 필요가 없습니다.
  • 때.
    시기.
    기회는 분명하게 주어질 겁니다. 다들 기운 내십시오.
  • 방송국, 국세청, 신문사....매설 작업은 끝냈으니...

    도화선까지 이었고....이제, 기폭제만 있으면...터지겠지요.

    뽀스님 말씀처럼...때가 있기에 그 때를 놓치지 않으면 될겁니다.

    하지만, 터지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누구나 싸우지 않고 이기길 바라겠지만....이미 너무 멀리 온 것 같지만....

    터지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전 평화주의자도 전쟁광도 아니지만...

    이번 사태는 만인의 순리대로 돌아갔으면 좋겠습니다.

    그런데 누구에도 부끄럽지 않을 그 위대한 방법은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지혜로운 열정이 제게 있었으면 좋았을텐데요...

    그래서...이에는 이로, 눈에는 눈으로 대하는 방법 밖에 모르겠습니다.
  • 정의가 이기는 날까지 우리모도 힘을 모읍시다.....아자 홧팅!!!!!
  • 언젠가는 편지가 도착하길 바랍니다.
    저는 지금 어쩔 수 없이 관망하고 있습니다 아니, 어쩌면 제 자신이 스스로 도피하는 느낌도
    없지 않습니다..
    유가족도 지금 기다리고 있는 입장인 것 같군요..
    마지막 인간적 도리를...
  • franthro글쓴이
    2006.4.21 14:02 댓글추천 0비추천 0
    글로 써놓은 것도 회사측에서는 마음대로 엉뚱하게 해석을 하더군요. 제가 사진몇장 올려놓고 무조건 교환해달라고 주장했답니다. 그걸 회사 공지사항에 올려놨더군요. 글로 써도 이 모양인데 구두상으로 대화하면 어떤 일이 발생할지 왈바 운영자님도 그렇고 유족분들도 그렇고 겪어봐서 아시리라 생각합니다. 물론 저도 구입초기 회사에 전화통화 자주했을때 느꼈던 점이구요. 일단, 회사측에서 한다는 발표가 어떤 것인지 두고보는 것이 좋겠지요.
  • 長風破浪會有時(장풍파랑회유시)
    直掛雲帆濟滄海(직괘운범제창해)
    바람을 타고 물결을
  • 천리마님에 정성이 세계인 다할수있는 그날까지 화이팅................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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