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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국과 후진국

franthro2006.05.28 21:46조회 수 876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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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히 차량댓수가 많다고 해서 선진국은 아니지 싶습니다.

오늘 마지막으로 해운대 구경하면서 바닷 바람이나 쐬고 오자고 자전거로 길을 떠났는데
해운대는 구경도 못하고 크게 다칠뻔 했습니다.
갓길따라 약간 빠른 속도로 달리고 있었는데 길게 멈춰서 대기중이던 차량행렬중에서 갑자기 택시문이 활짝 열릴라 하다가 닫히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재빨리 옆으로 살짝 피해서 충돌을 면했습니다만 오싹하더군요.  부딪혔으면 아마 저는 붕떠서 차도에 쳐박혔을겁니다.  가까스로 멈춰서서 정황파악을 해보니 그 택시가 서있던 자리 10미터 정도 앞 횡단보도에 녹색 보행자 신호등이 켜졌는데 그 아줌마가 택시에서 빨리 내려서 급히 건너가려고 뒤는 쳐다보지도 않고 문을 열었던 것 같습니다.  차라리 역주행을 했었다면 이런 식의 사고발생 가능성은 줄지 않을까라는 생각조차 해보았습니다.  그리고 여전히 방향지시등을 켜지 않고 차선을 바꾸거나 방향을 바꾸는 차량도 꽤 많았습니다.

아주 예전에 무슨 샘터류의 잡지에서 읽은 얘기인데, 미국인지 캐나다에서 어느 가족이 장거리 여행을 갔다가 우연히 애완동물 가게를 발견하고 어린 딸이 졸라서 들어갔답니다.  거기서 그 딸아이가 토끼새끼인지 강아지였는지 기억이 확실치 않지만 어쨌든 꼬물락거리는 조그맣고 귀여운 생명체에 반해서 한마리 사달라고 어찌나 귀찮게 조르던지 사주겠다고 허락을 하고 가게 주인에게 값을 물어보았는데 그 주인이 어디 사느냐, 끝까지 기를것이냐, 집으로 확실히 데려갈 것이냐등등을 다시 되물어보더랍니다.  그래서 기분이 상해서 그런걸 도대체 왜 물어보냐고 따지니까, 그 가게 주인이 하는 말이, "저는 물론 이 애완동물을 걱정해서 그런 질문을 한 것이기도 하지만 또한 댁의 따님이 정서적으로 상처받을지도 모르기에 그렇게 꼬치꼬치 물어본겁니다.  아이들은 애완동물에 대한 정서적 유대감이 매우 강하기 때문에 자칫 잘못해서 애완동물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큰 상처를 받기 쉽상이거든요." 그러더라나요.  이에 뭔가 깨달은 그 아버지, 애완동물하나라도 가볍게 생각하고 함부로 막 대할 일이 아니구나라는 것을 새삼 느꼈다는게 스토리입니다.

하긴, 정말 저 얘기가 맞는 것이 제가 어려서 다섯살인가 여섯살때에 집에서 키우던 멍멍이가 집을 나갔습니다.  묶여만 있던 놈이라 그런지 일단 줄이 풀리니까 무섭게 뛰쳐나가더구만요.  그리고 제가 이름을 부르면서 쫓아가면 갈수록 그넘은 더 멀치감치 도망가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나중에는 안되겠다 싶어서 집으로 다시 돌아와 엄마를 부르며 개가 아무리 불러도 안온다고 울며불며 하소연을 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런데 불행히도 저의 어머님은 개털날린다고 개를 싫어하시는 분입니다.  그래서 그랬는지 몰라도 작은 평상위에서 바느질을 하시면서 제가 아무리 애타게 불러도 대꾸조차 안하셨던 기억이 생생하게 납니다요.  저는 또 그게 어찌나 화가 나고 야속했던지 어깨에 매고 있던 꽤 비싼 장난감총을 집마당에 패대기를 쳐서 완전히 산산조각을 내버렸습니다.  그 댓가로 엉덩이를 흠씬 두들겨 맞았습니다만 끝내 개는 돌아오지도 않았고 찾지도 못했습니다.  중요한 것은 그때의 일이 마치 사진처럼 선명하게 제 기억속에 남아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저 위에 말씀드린 애완동물 가게 주인의 말이 확실히 맞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어쩌다 보니까 자전거타고 나갔다가 사고당할뻔한 얘기에서 시작해서 어린 시절 강아지 잃어버린 얘기까지 나왔네요.  무슨 자동차가 길에 많이 굴러다니고 해외 여행을 많이 다니고 이런 것만이 선진국 지수가 아니라 사람들이 어떤 생각을 갖고 어떻게 살아가는지 그것이 진정 삶의 수준을 말해주는 것 아닌가 싶어서 긴 글 적어봤습니다.   주말은 어떻게들 보내셨는지... 좋은 꿈 꾸러 잠자리로 들어갈 시간이 가까와 옵니다...  해결되지 못한 지나간 사건들이 여전히 발목을 잡지만 내일의 소중한 삶을 위해서는 휴식을 취해야 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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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7
  • 물질문화는 날로 발전되는데. 정신문화는 뒷걸음질쳐지는것을 볼때마다 안타까운 마음만 드네요.
    궤변의 잣대를 갖고 저마다의 목소리를 높이는 바람에 실체적진실은 빛을 잃어가는거 같아서
    우울하기만 하답니다.
  • 아이의 정서까지 걱정해 주는 가게 아저씨~~~

    우리나라 모 가게는 자기네 물건 사용자가 어찌되어도 나 몰라라 하던데~~~
  • 네에 저도 오늘 큰일 날뻔했네요
    성주에서 대구로 가는데 대구입구에서 우회전 신호등없이 확틀어서 저가 직진 중에
    하마트면 사고와 연결
  • franthro글쓴이
    2006.5.29 07:42 댓글추천 0비추천 0
    선양혜정님 걱정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님께서도 안전라이딩 하시고 조그만 사고라도 없으시길 기원합니다. 그리고 역주행과 관련하여 한가지 부연설명드릴 것이 있는데, 우리나라는 아직 자전거 전용 차선도 없을뿐더러 도로에서는 인도로 올라가라 하고 인도에서는 차도로 내려가라는 식으로 찬밥신세인 자전거를 타다보면 어쩔 수 없이 불가피하게 역주행을 하게 되는 경우가 생깁니다. (부산 서면이던가 어디서는 아무리 가도 가도 길을 건널수 있는 횡단보도가 안나오더군요) 이때에 두가지를 기억하셔야 된다고 보는데, 첫째는 골목길에서 큰 도로로 나오기 위해 대기중인 차량을 조심해야 합니다. 어련히 알아서 나를 쳐다보고 있겠지 이렇게 생각하시면 큰일납니다. 대체로 저런 차량들은 빨리 큰길로 빠져나가기 위해 역주행하는 자전거가 오는쪽 방향이 아닌 그 반대쪽 정상진행하는 차량흐름만을 보고 있다가 틈이 생기면 재빨리 튀어나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드시 눈을 마주치거나 손을 흔들어서 내가 지나가려 한다는 것을 확실히 인식시켜야 합니다. 둘째는 모두 아시겠지만 사정이야 어찌 되었던간에 역주행은 불법으로 되어 있습니다. 아무리 조심을 하면서 탄다고 해도 일단 사고가 생기면 전부다 뒤집어써야 됩니다. 이 두가지가 중요하다고 생각되어 댓글을 뒤늦게 달아봅니다.
  • 우리나라 대부분 자동차운전자들은 도로의 약자에 대한 배려가 없지요.
    특히 인명의 소중함을 잘 모르는 것같구요.
    홍은택의 자전거 여행(한겨레신문 연재)을 읽어보니까 미국과 같은 선진국에도 도로상의 자전거를 무시하는 경우가 있는 것 같습니다.
  • 이글 읽으니깐 옛날 길으던 개 생각 난다 ㅡ.ㅡ;;; 똥개 였는데 엄청 크고 참 순해서 사람 잘 따라 다니던 개인데... 어느날 집에 가니 없더라구요 이유인즉 그걸 먹더라고요 ㅡ.ㅡ;;; 거참 그
  • franthro글쓴이
    2006.5.29 17:56 댓글추천 0비추천 0
    똥개도 말이 똥개지... 정말 똥먹는 똥개말고 그냥 잡종견중에서도 오히려 귀여운 넘들이 더 많은 것 같습니다. 진도개나 되면 혈통을 따질까... 그렇지 않으면 굳이 잡종, 순종 따질 필요도 없다고 저는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근데...강아지 얘기가 나오니까 말씀인데, 아주 쪼그맣고 삐쩍 마른 서양견종이 하나 있는데(무슨 종류인지 이름은 잘모르겠네요) 이 돌대가리가 저를 맨날 얼굴을 봐도 못알아보고 짖는겁니다. 그에 비해서 순종인지 아닌지는 모르겠는데 진돗개처럼 생긴 백구가 한마리 있는데 얘는 얼마나 똑똑한지 제 얼굴을 매일 보지만 그렇다고 주인은 아닌 것은 아니까 근처에 다가가면 짖지는 않고 한번 쓱 쳐다보고 그냥 무시해버립니다. 어이구 영리한 넘이라고 혼자서 감탄하면서 저런 넘으로 강아지땝터 길러야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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