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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초 캐는 아줌마들이 밉다.ㅡ,.ㅡ

靑竹2006.07.06 22:44조회 수 1975댓글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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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 궁금한 생각이 들면 꼭 알아보고야 마는 직성 탓에
언젠가 '난  하루에 몇 킬로나 탈 수 있을까?' 하는
궁금증이 느닷없이 들었던 건 별로 행운이랄 수 없었다.

그래서 그 다음 날 아침부터 해가 지도록
의정부에서 행주산성으로 일산으로 김포로 성남으로...
무려 256km를 들개마냥 쏘다닌 적이 있다.

집으로 돌아오는 도중에 어찌나 힘이 들던지
길 옆 풀숲에 자전거를 집어던지고 푹 자고만 싶었다.
물론 힘을 내서 어찌어찌 집에까지 오긴 했지만
라이딩을 하다 보면 더 이상 나아가기 어려워
자전거를 팽개치거나 포기하고 내리고 싶을 때가 많다.

산뽕에 맛들려 산만 타다가 간만에 130km 도로 라이딩을
빡세게 했더니 허벅지에 알이 단단히 뱄는데
문제는 다음날,

금연 후 폐활량이 부쩍 좋아진 게 어찌나 신이 나던지
아파트를 나서면 코앞에 있는 호암사,석굴암,회룡사
3종 세트 입힐 투어를 거의 매일 했더니만  
호암사 주지스님이 이제 말을 다 거신다.

"여가 운동코스로 좋은 가베요? 경사가 장난이 아닐 낀데요?"
(갱상도 분)

아무튼 허벅지에 알이 잔득 뱄기로
그날은 삼종 업힐을 쉴까 하다가
객기가 들어 호암사부터 시작했는데 정말 죽는 줄 알았다.

문제는 호암사보다 더 힘든 석굴암.
호암사를 내려와 석굴암을 오르는데 절반 정도 올라가니
이미 파김치가 됐다. '아이고~ 도저히 안 되겠다' 생각하며
포기하려는 찰라,

"어머머..세상에 저 아저씨 좀 봐요.."

"그러게..세상에 자전거가 여길 어떻게..."

하는 낭랑한 여인네의 목소리들이 들려 힐끗 앞을 보니
약초인지 나물인지를 캤는지 보따리를 하나씩 든
아주머니들이시다. 이런 상황을 만난 건 정말 비극이다.

어릴 때 땅에 넘어져 대가리를 찧어 멍이 들어도
지나는 어른들께서 내가 울기 전에 선수를 쳐서

"엇따~ 그놈 참 장사네..그렇게 넘어지고도 안 우네"

하면 아픈 걸 죽어라 참으며 이를 악물곤 했는데
당시 장사라며 치켜세우던 그런 말이
시끄럽게 우는 게 보기 싫은 어른들의
주도면밀한 작전이었단 걸 몰랐었다고 치자.

나이가 든 지금에 와서 석굴암 업힐에서 만난
약초 아즈마이들의 감탄에 왜 왜 무르팍이 깨져라
페달을 밟아야만 했는지 알다가도 모르겠다..궁시렁.

결국 내리는 걸 포기(?)하고 석굴암 정상까지
천신만고 올라가 상대가 삼십 분 넘게 귀를 물고 늘어져
만신창이가 된 투견장의 도사견처럼 혀를 빼물고 꽤 오래 씩씩거렸다.

업힐을 하다가 너무 힘들면
언제고 자유롭게, 스스럼 없이
내릴 수 있는 환경이 하루빨리 조성되었으면 좋겠다..케헹~
(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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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광조끼?? 옷에 걸치는 반사띠 MTBLAND에서 공구중 (by ........) 핸들바에 가슴을 부딪쳤는데 계속 아프네요 (by na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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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8
  • 멋있다... 라고 생각되요^^;; 주변의 반응 신경쓰이는건 님도 마찬가지네요^^;;
    아직 입문이도 한에는 한번만 갔다오구 심한 업힐은 실력이 없어 못하구 다운힐은 가파르면 포기하는 왕 초보인 저로선 업힐 포기하지 않구 가는 님이 부러우며 멋있습니다.
    저역시 열심히 노력하여 업힐을 할겁니다!!
  • 노출증 초기 증세이십니다...농담인거 아시죠? ^^
  • 靑竹글쓴이
    2006.7.6 22:54 댓글추천 0비추천 0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노출증...
    정말 절묘한 비유입니다. 농담 아니시죠? 크르릉...
  • 그기 참... 쩝.. 그렇죠??!!
  • 예전에 도로 업힐 구간에서 날씬 쭉쭉 한 아가씨 긴 머리 뒤로 묻고 열심히 마라톤으로
    올라가시길레 쉬지 않고 뒤 따라서 올라 갔었죠. 내리막 구간 다 와서 옆을 지나가면서
    "나이쓰. 힘내세요." 인사하면서 옆을 보니 끙.. 최악폭탄.. 여자분들 죄송합니다. ㅎㅎㅎ
    그리고 전 쓩 하고 기억에서 지워 버릴려고 그냥 쉬지 않고 내려 갔다란.. 전설이
  • 아줌마 갤러리들의 응원에도 잘 올라가지만
    나보다 못한 초보를 대동하고 하는 업힐도
    추천할 만 합니다.

    평소에는 어림도 없던 길을 올라가는 자신을 발견하곤
    쓴 웃음을 지었던 기억 있습니다.
  • 경주 석굴암 말씀하시는건가요?
    불국사에서 석굴암 올라가는 소로길은 제게 너무 아름다운 경험으로 기억합니다^^))
    걸어가는 것이 더욱 좋지만,
    나중에 자전거 타고 반드시 올라갈 생각입니다 ^^;;
  • 경주 말고 석굴암 의정부에도 있습니다. 순간 빡셈이 장난이 아닌 곳 ㅡ.ㅡ;;

    사실 그렇죠. 괜히 남들 눈 의식되면 멈출 수도 없고. 혼자 가면 천천히 쉬었다 갈 것을..ㅋㅋ
  • 2006.7.7 01:30 댓글추천 0비추천 0
    원래 업힐하다가도 숨 넘어갈 듯 해서 헥헥 거릴때 옆에 등산객분이 "와~" 하면 가쁜 숨도 멈추고 여유로운듯이 올라가지 않나요? 흐흐흐 웃으면서 올라가서는 3분간 호흡곤란으로 빈혈증세.. =.=
  • 청죽님~!!^^ 허거덕~ 265km라구요....흐~미~ 280 이나 다름없네요...>.<::
    요즘 청죽님께선 회춘 하셨나 봅니다...>.<:: 큭~ 이히히히히
    늘...건강 하시길 바랍니다... ^^*
  • ㅎㅎㅎㅎ 그렇습니다,,,,우리가 알면서도 칭찬에 응원에 힘이나는건 마찬가지죠.....
    여기서 배울점 ,,,,,칭찬과 응원을 친구끼리 동호인끼리 가족끼리 뭐,,,주변모두에게
    돈안들고 힘을주는 응원과 칭찬 많이많이 해서 좋은나라 대한민국맹급시다 화이팅,,,,
  • 재밌습니다. ㅋㅋ
    안쉬고 운동하게 해줬으니 고맙게 생각해야죠. 지름신이 아니라 체력신이 찾아오셨나보네요 ㅋㅋ
  • 싸돌아다니는 잔차질...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근데 대단하십니다. 저ㅡ는 감히~~
  • 제 인생의 모토가 "쪽 팔리면 안된다.." 이고...

    우리집 가훈이 "두 번 생 각" 입니다...

    저 같으면 가훈을 따라... 한번더 생각해보고.. 심장을 위해 내렸을거 같아요...ㅎㅎ
  • 작년에 야간라이딩하는데...

    밤에 등산하시는 분들(아저씨+아줌마들)하고 만난적이 있죠.

    사실 힘들어서 내리려고 했는데...

    그 분들은 내려오는 중이었고...

    저희를 보고 박수를 치는 바람에...ㅠㅠ

    역시 내리지 못하고 오버페이스로 올라갔습니다.


    그런데...아줌마 중 한 분이 동료 라이더 한 분 보고

    "야...총각...힘 좋다...우예 여기를 잔차 타고..."

    그러자...옆에 남편이신듯한 아저씨가 그걸 듣고...아줌마한테...

    "와, 전화번호 물어봐주까?"
  • 이런 의미의 미운 아줌마라면 ,나도 빨랑 산에 가봐야겠네요. 업힐엔 하도 잼병이라...
  • uroest 님 댓글중에 '와. 전화번호 물어봐주까' 대박입니다 ㅋㅋ
  • 갤러리 들이 환호 하는데~~~내릴 사람은 드물죠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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