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회사차량으로 수재구호품전달을 위해 인제로 향하던중 44번국도 홍천 만남의 장소에서 감동적인 풍경을 봤어요...
점심을 먹고 나오는데 휴게소 옆쪽에서 자전거와 시름하는 소년을 봤거든요..짐을 꾸리나했는데 펑크가 나서 바퀴를 분해하고 있더군요...
큰 가방과 낡은 텐트가방, 기본 공구 등이 바닥에 널부러져 있었고 일반케주얼 모습의 검게 탄 목덜미...사뭇 외소한 소년의 모습...
자전거 여행중이냐고 물었더니 그렇답니다...
허걱...안산에서 어제 출발했다는군요...중2랍니다...
하루만에 안산에서 홍천까지...김포에서 그곳까지 차량게이지로 190Km였으니...삼복더위에 소년의 고생이 이만 저만이 아니었을 것입니다.
그것도 혼자서 여행중이랍니다.
더더욱 안스러웠던 것은 삼천리자전거라고 프레임 다운튜브에 적힌 낡고 군데 군데 녹슨 자전거였습니다.
무게도 장난 아니더군요...뒷바퀴를 빼내야 하는데 짐받이와 맞물려 있어 힘에 벅찬듯해보였습니다.
자전거를 살짝 들어주고 바퀴를 분리했습니다.
저걸로 어케 여기까지 왔을까? 상상만 해도 용기백배 모험심 만땅이쟎아요..
벌써 두차례나 휴게실 화장실을 왔다갔다합니다.
튜브를 물에 적셔 구멍난 곳을 찾고 있는 중이었습니다.
소년이 화장실을 간 사이 직원에게 음료수 좀 사주자고 했죠... 보리차음료에 삶은계란 두줄을 사들고 왔더군요...
힘내라고 전해주었습니다.
시간만 좀 있었다면 돕고 싶었는데 안타깝게도 출발을 서둘러야 했습니다.
인제군청과 약속한 시간이 있어서요...
일을 마치고 좀전에 도착할 때까지 그 소년의 모습이 아른거렸습니다.
이 밤에 어디서 자고 있을지....
하늘은 푸르렀고 습기에 후덥지근한 무더위였습니다.
더 없이 안차까웠던 것은 홍천에서 인제구간까지가 도로 공사로 갓길이 없는 구간이 꽤 많더군요...
차와 일렬로 달려야하는 상황이더군요....사진 속 구간은 그래도 양호한 편이었습니다...
차안에 카메라를 두고 와서 같이 기념사진이라도 찍을 걸...
속초까지 간다는데 소년의 여행이 안전하고 멋진 추억의 여행이 되길 기원합니다...
그 나이에 상상도 못할 일을 그 소년은 하고 있네요...기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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