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얘~ 마당쇠야~"

靑竹2006.08.08 23:49조회 수 1085댓글 11

    • 글자 크기


"얘~ 마당쇠야..
내 언제 네놈에게 경쟁을 하자던?
네놈 혼자서 들이대다 말지 않았느냐..
어리석은 놈"

거진 130km의 땡볕 라이딩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은 거의 내 세상이 아닌데
장안교 인근 경사로에서 필시 젊을 거라고
판단되는 몸매의 여자 하나가 내려오더니
내 옆으로 쌩~ 하고  날 앞지른다.

집에까지 가야만 그나마 마누라가 주는
밥 한 덩이 건져 내일을 기약할 수 있기에
22~23킬로로 죽지 못해 밟아대던 참인데
그녀가 25킬로가 넘어 보이는 속도로
추월하자

'헛...아녀자가 어딜 감히....'

세상이 변한 걸 모르고 요따우 봉건적인
생각을 하며 기름기도 별로 없는 무르팍에
반사적으로 힘을 가한 건 순전히 나의 불운이었다.

중랑천으로 들어서며 집까지 남은 이십여 킬로는
김삿갓 강산을 주유하듯, 구름에 달 가듯,
그림처럼 가리라
그토록 다짐을 했건만
덜떨어진 똥강생이 만만한 아이나 여자만
보면 짖으며 쫓듯 천성이 그런 걸 난들 어쩌랴...ㅡ,.ㅡ


마당쇠(?)가 속력을 내며 쫓자
아씨 매정한 눈으로 뒤를 흘끔거리시더니
대뜸 30여 킬로 정도의 속도를 내며 멀어져 간다.
이 내몸이 장거리를 탄 후가 아니었으면
꽁댕이 악착같이 물고 늘어질 것 같은데
이런 내 처지를 젊은 아씨가 아실 리 만무라

"저 사실은 오늘 백 오십 킬로 탄 후거든요?
그래서 우리의 경쟁은 사실 공정한 게 아녔거든요?
그런 사실을 알기나 하셨나요? 흥!!!!"

하고 쫓아가 따지고 싶지만
이미 따라갈 수 없는 기력도 기력이지만
설사 따라가 따진다 해도 서두에서 쓴
젊은 아씨의 반응을 예상한 때문에
그만 두고 길 옆 그늘로 퍼졌다.
엣취~


에효..요즘은 왈바에 들어오는 시간도 별로 없네요.
오늘 좀 시간이 나서 재미 없는 이야기로 설칩니다.
용서하세요.



    • 글자 크기

댓글 달기

댓글 11
  • 다음번엔 무릎에 파스붙이고 타세요 ㅡㅡ;
  • ㅎㅎ 재밌습니다.. ^^;

    구름에 달가듯~ ' 유유자적 선선한바람으로 땀을 식히며 달리시는것이 건강에 좋긴한데... ;;

    불끈 치밀어오르는... 라이벌의식에 무너지는 님의 심정이 헤아려지는 글입니다... ^^;


  • 어차피 추월당할꺼... 그 쩍팔림을/// ㅋㅋㅋㅋ 하여튼...^^
  • 대단하십니다
    오늘 한낮의 땡볕에 40Km타고도
    오뉴월 강아지 마냥 핵핵거렸는데...
  • 얼~라~!!!! 청죽님....150킬로나 땡볕 라이딩을 하시다니요....컥~
    엔진은 10대 이시구만유~^^
    " 구름에 달 가듯이 " 박목월 시인의 시를 오랜만에 한구절 정감있게 읽게 되네요...
    더운 날씨에 건강조심 하시길 빌~어~유~우~!!!^^
  • 어~청죽님 녹색 잉크가 다 되셨나봐요.....문미엔 흑색글로...>.<::ㅎ
  • 靑竹글쓴이
    2006.8.9 08:58 댓글추천 0비추천 0
    흑...돈이........
  • 靑竹글쓴이
    2006.8.9 08:59 댓글추천 0비추천 0
    족발을 먹어야 건강할 낀디유...ㅋㅋㅋ
  • 참 부럽습니다.
    이 더위에 그런 긴 거리를 타시다니요.
    저는 30킬로만 타도 오뉴월 땡칠이 불알 늘어지듯 합니다요.
  • 무서운 '아녀자' 네요.
    아녀가가 어딜 감히.....ㅋㅋㅋ
  • 안녕하세요. 로운입니다.

    역시 청죽님의 말씀은 언제 봐도 감칠맛이 나는 것 같습니다. 즐라, 안라 하시기 바랍니다. ^^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드디어 복구했습니다. 와일드바이크 심폐소생의 변!40 Bikeholic 2019.10.27 3105
188103 李대통령, 올해 ‘꿰매고 싶은 입’ 1위28 바보이반 2009.12.22 1362
188102 李대통령 “물값 싸서 물 낭비 심한 것 같다” (펌)14 mtbiker 2011.03.22 1563
188101 龍顔이 맞나요? (무) 십자수 2004.07.14 379
188100 女難(여난) 2題26 靑竹 2007.11.21 1718
188099 女難(여난) - 310 靑竹 2008.01.18 1392
188098 女福(여복)19 靑竹 2008.02.12 1768
188097 不滅의 帝王 國岡上廣開土境平安好太王 날초~ 2004.09.05 639
188096 不 狂 不 及 훈이아빠 2004.09.07 550
188095 힝~~ 빋고는 싶은데/... 시간이 영 안맞네요...ㅠㅠ 십자수 2004.05.08 218
188094 힝.... bbong 2004.08.16 412
188093 힝.. 역시 로드용 타이어로 바꿔 갈걸. ........ 2000.08.15 242
188092 힛트작입니다.... vkmbjs 2005.09.03 326
188091 힙합이나 댄스곡 잘 아시는분 아래 방금 스타킹에 나온 노래 제목이?1 dynan 2007.01.27 897
188090 힙쌕을 사용해 볼려고 합니다23 gcmemory 2006.05.27 1384
188089 힘찬 출발 되시리라 믿습니다. zzart 2002.10.16 241
188088 힘찬 응원을..... kwakids 2004.07.28 308
188087 힘찬 업힐( up-hill)을 !! bullskan 2005.04.02 265
188086 힘줄 늘어나 고생 해 보신분들~ trek4u 2004.07.28 642
188085 힘좀 써주세요... ........ 2001.01.26 260
188084 힘이 많이 드는 나사를 풀 때는 *^^* Kona 2004.10.29 617
첨부 (0)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