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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사카 여행에서 느낀점.(글이 깁니다^^)

ducati812006.08.17 15:31조회 수 1073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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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말을 이용해 여름 휴가로 간사이 지방을 돌고 왔습니다.



오사카, 교토, 나라등지를 여행했습니다. 기억에 남는것은 '자전거 타는 수 많은 사람들'뿐입니다. 오사카 시내근방에는 언덕이 전혀 없습니다. 모든 길이 평지입니다. 오사카가 약간 분지 지형인것 같기도 합니다. 그래서 일까요. 지하철에서 내려 지상으로 올라가는 순간 눈에 보인것은 수백대의 자전거들이었습니다.



언덕이 없는 지형이기에 기어도 필요없고 도로 포장 상태가 매우 양호하므로 두꺼운 타이어의 산악 자전거도 필요가 없어 보였습니다. 지하철 출구에 주차된 수십대의 자전거들. 그리고 골목 골목 주차된 수십~백여대의 자전거 무리. 90%이상은 우리가 흔히 여성용 자전거라 부르는 그런 종류의 것들입니다. 미니 벨로도 많이 보이더군요.



중심 상가로 가보니 상가 앞에서 점원들이 출퇴근에 사용하는 자전거 3~4대가 항상 주차가 되어 있더군요. 애초에 자전거를 주차할 공간을 생각해서 건물을 지은것 같기도 하구요.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자전거를 타고 다닙니다. 백발 노인부터, 짧은 치마를 입은 여성, 교복입은 학생, 배달하시는 분, 애기를 앞.뒤로 태운 어머니들, 여자 친구를 뒤에 태우고 가는 남성들..그리고 가끔 남자 친구를 뒤에 태운 여자분들도..



그리고 생각보다 그 좁은 골목길을 빠른 속도로 이동합니다. 사람과 차, 그리고 자전거가 뒤섞여서 움직이지만,,한국처럼 차가 자전거를 위협하거나 또는 보행자들이 자전거의 접근에 놀라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물론 자전거들은 땡땡이를 잘 울리지도 않습니다. 그냥 알아서 사람들 사이를 지나갈 뿐이지요. 걸어다니는 사람보다 자전거를 타는 사람이 더 많습니다.



횡단보도에서 신호를 기다리고 있으면 어느새 여러대의 자전거가 줄지어서 신호를 기다립니다.



정말 새로운 풍경이더군요. 도로의 구조도 자전거 이동을 배려해 놓았습니다. 일단 도로와 인도를 구분하는 턱이 없습니다. 규칙적으로 블럭이 박혀 있어서 차량의 진입을 막을 뿐이지요. 우리나라처럼 자전거 도로가 인도의 안쪽에 있는 구조가 아니라 차도와 붙어 있기 때문에 자전거들은 가장 자유로운 교통 수단이 됩니다. 자전거 도로를 이용하거나 차도를 이용하거나. 좁은 국가이기에 인도의 폭이나 도로의 폭은 우리 나라와 비교해도 무척이나 좁은 편이지만 그 좁은 길을 많은 차들과 사람, 그리고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이 아무런 불편함이 없이 섞여서 살고 있었습니다.



헬멧을 쓰고 타는 사람은 한명도 보질 못했습니다. 양산을 쓰고 타는 사람들은 많지요. 38도에 가까운 무더위의 날씨에도 자외선 차단 기능 팔토시를 하고 양산을 쓰고 애기를 뒤에 태우고 가는 수많은 어머니들을 보면서 감탄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열차를 이용해 쿄토나 나라로 가면서도 눈에 가장 많이 보이는 것은 자전거. 자동차 주차장이었습니다. 오사카의 경우 인구수나 자동차 보유대수보다 자전거 보유 대수가 훨씬 많다고 합니다. 1인당 평균 1대 이상의 전거를 소유하고 있다고 하더군요. 집에서 지하철역까지 자전거로 이동하고 다시 지하철역에서 직장까지 자전거로 이동을 하는 사람의 경우에는 2대를 가지고 있겠지요.



자전거 가격도 우리나라보다 싼 편이고, 생활용 자전거는 중고 거래도 활발하다고 합니다. 시에서 규칙적으로 불법 주차한 자전거를 모두 수거해 가는데, 수거된 자전거를 찾아 가려면 벌금(2500엔)을 내야 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벌금을 낼 돈으로 그냥 중고 자전거를 샵에서 구입한다고 하더군요. 샵에서 파는 중고 자전거들은 대부분 시에서 수거한 자전거중 사람들이 찾아 가지 않은 자전거를 무게 단위로 자전거 샵에 판것들이 대부분이죠. 샵에서는 그걸 약간 수리해서 다시 팔고..



언덕이 약간 있는 나라 지역도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싱글 기어로 언덕이 나오면 댄싱을 치면서 올라가는 어머니들과 할아버지들의 모습은 기억에 나네요.



밤이 되면 의무적으로 전방 라이트를 켜야 합니다. 경찰에서 단속을 한다고 하네요. 밤이 되면 유흥가(?)로 놀러를 가는 젊은 사람들 역시 삼삼 오오 모여서 자전거로 이동을 합니다. 우리네 어른들이 보셨으면 "불량스러운 복장"이라고 손가락질을 했을만한 복장을 한 젊은이들이 얌전히 생활용 자전거를 타고 이동하는 모습을 보는 것은 색다른 문화 충격이었습니다.



식당앞에도, 수많은 빠찡고 샵앞에도, 학교앞에도, 지하철역앞에도, 골목 골목..자전거가 없는 풍경은 오사카에서 보기 힘들었습니다.



그들에게 있어 자전거는 이미 하나의 생활이더군요. 걷는 사람이 어색해 보일 정도의 자전거 천국, 오사카였습니다. 다른 교통 수단의 비용이 비싼것도 하나의 이유가 되겠고, 지형적으로 자전거가 가장 이상적인 교통 수단이 것도 하나의 이유가 되겠지요. 그리고 그들의 문화 자체도 자전거를 적극적으로 이용하게 했고, 계획적인 도로의 건설도 자전거 이용을 도우는 하나의 수단이라고 생각을 했었습니다.



자전거를 제외한 이륜차, 모든 오토바이 라이더들은 헬멧을 모두 착용했더군요. 벌금이 어마 어마 하다고 합니다. 의외로 그 좁은 골목은 차량들이 빨리 달리더군요. 그런데도 깜짝 깜짝 놀라는 보행자는 아무도 없더군요. 합숙까지 하면서 운전 면허를 발급받는다는 일본의 운전자들이어서 그럴까요..운전에는 정말 자신들이 있어 보이더군요.


정책, 문화, 사회 시설, 가치관..등등 자전거에 대해서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준 오사카 여행이었습니다.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부.러.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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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7
  • Ducati81님의 글을 읽는 저도 부럽습니다. 아주 가치있는 여행을 하셨군요...
  • 정말 부.럽.네.요.
    우리나라가 저렇게 안하는 이유는 공무원들의 무지일까요. 아니면 자동차회사랑 기름회사의 로비때문일까요...??
  • 음 아무래도 경제 대국이라 여유가 있겠죠...우리나라 먹고 살기 힘든데 그런쪽에 많이 신경 써주겠습니까......
  • 우리의 정책들을 보면 한 쪽을 배려하면 다른 한 쪽은 희생을 강요하거나
    도외시하는 단발성 정책이 많아서 아쉽습니다. 좀...길~게 내다보고 더불어 가는 정책이
    필요하지 않나 싶습니다. 아무튼...좋은 경험을 하셨네요...부럽구요...
    늘 ..건강 하시길 바랍니다...^^
  • 모두가 얼굴 붉히지 않으면서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이...부럽네요
    우리나라는 뭔가 큰 일이 터져야만 그제서야 대책을 강구하니...기름값 비싸서 잔차 타고 다니시는 분들이 전보다 많아졌는데도 도로 조건은 아직 그대로...
  • 일본은 걷기시작하면 자전거 타는 법을 가르친다고 하더라고요...sbs 다큐스페셜 보고 정말 부러웠습니다... 대한민국도 그렇게 되길 바랍니다...
  • 저도 한달전에 간사이지방을 여행하고 왔는데 시민을 배려하는 정책을 곳곳에서 볼 수 있었습니다.
    분명 배울점은 많은 나라인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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