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가능한한 자전거를 타고 출퇴근하는, 가끔 한강도 나가보는, 동네에선 당근 자전거를 이용하는... 그저 평범한 자전거 생활인입니다. 우리나라의 자전거에 대한 대접... 열악하죠. 다 이해하려합니다. 앞으로 나아지리라는 희망만 한 줌 갖고 살지요.
어제 (8월 26일 토요일) 아침에 저와 처와 아이, 이렇게 셋이서 청대문(옛 프레야타운)에 있는 동대문 MMC에 조조 영화를 한편 보러 가기로 했습니다. 시내버스도 이용했었고, 자가용도 이용했었지만 어제는 애엄마가 자전거를 타고 가자고 하더군요. 시내 사정을 잘 아는지라 별로 내키진 않았지만 간만에 운동겸 셋이서 자전거로 길을 나섰습니다. 아직 서툰 애엄마와 아직 어린 애가 있어서 할 수없이 인도로 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동대문과 동대문 운동장 사이의 청계천 부근을 지나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창신동 쪽에서 밀리오레쪽으로 건너가려면 일단~은 대략 난감합니다. 횡단보도가 없거든요. 혼자같으면야 그냥 차도로 갔겠지만 딸린 식구들 때문에 적당한 찬스를 잡아 횡단보도도 없는 그 대로를 많은 무단횡단자(?)들과 함께 건널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곳은 황당 그 자체입니다. (여기에 횡단보도를 놓자고 주장하면 아마 지하상가 상인연합회가 가만있지 않을 것 같은 예감...ㅠ.ㅠ)
어쨌든, 조조 시간에 좀 빠듯하게 도착하여 저와 아이가 밑에 남아 처의 자전거까지 주차하기로 하고 처는 먼저 표를 사러 올라간 사이... 아이에게 잠깐 기다리라고 하고 저는 어디 마땅한 자리가 없을까 하고 천천히 청대문 주위를 살펴보려고 인도위에서 자전거를 타고 다녀봤습니다. (사실 곳곳에 바리케이드를 해 놓아서 인도에 올라가기도 여의치 않습디다...)
자전거 보관대는 커녕 적당히 어디 묶을 데도 없어서 이리저리 다니다보니 좀 넓은 청대문 정문쪽으로 가게 된 것이죠. 아래 광장으로 내려가는 에스컬레이터가 있고, 주위로 사람들이 앉아 있는 의자들도 있고, 그 주변으로는 연신 자동차들이 지나가는... 전형적인(?) 쇼핑타운 앞의 광경이었지요.
그런데 갑자기 주차 차량을 인도하는 관리직원인듯한 청년이 저를 보고 "자전거 치워요..."라고 하더라구요. 설마 저한테 하는 소리가 아닐 것 같아 일단 무시하고 널찍한 인도 위에서 한바퀴 돌려고 하는데 또 그 직원이 도끼눈을 뜨고 "자전거 치우라니까..."
허걱! 세상에 태어나서 이미 40여년을 살아오는 동안 자식뻘이나 될 그런 새파란 청년에게 개무시 당할 정도로 나쁜 짓을 한 것 같지는 않은데 말이죠. ㅡ.,ㅡ;;
누구라도 황당하다고 할 상황이었습니다. 인도 위에서 시속 4Km라도 탔으면 미안한 마음이라도 생겼을텐데 말이죠. 걸어다니는 사람 없는 인도위에서 어디 자전거 주차할 데 없나 하고 살피는 사람이 도대체 왜 차들이 슝슝 다니는 인도밖 차도로 나가야 하는지 도무지 이해되지 않는 상황이더란 말입니다. 너무 황당해서 그 청년에게 가서 물었습니다.
"왜 인도에서 나가라고 하느냐?"
- "아저씨 누군가? (네 신분이 뭐냐는 의도였음) 치우라면 치우지 지금 내 말을 못 믿겠다는 건가"
"누가 자전거 치우라고 시키는가?"
- "위에서 그러는 거다. 아저씬 내말이 이해가 되지 않는가 아니면 내 말을 믿지 못하겠다는 건가. 알아보면 될 거 아닌가. 여긴 오토바이건 자전거건 다 치워야 한다. 자전거 묶어두면 다 걷어가니까 그렇게 알라..."
"오토바이를 나가라고 하는 건 이해하겠다. 여기는 인도인데 누가 무슨 권리로 자전거를 나가라 마라 명령하는가. 그럼 차도로 다니란 말이냐. 그리고 무슨 권리로 자전거를 걷어가겠다는 건가."
- "나가라면 나가지 왜 따지냐. 여기는 사유지다. 이 건물 주위의 인도에는 자전거 통행을 할 수 없다. 나는 시키는 대로 할 뿐이다. 지금 나하고 해보겠다는 거냐..."
대충 상황이 짐작되시는지요. 영화 시작 시간은 다 됐는데 싸울 시간도 없고 분노가 치밀어오르는 것을 참고 그냥 가는데... 기분 더럽더구만요. 아이가 자전거 엄마 자전거와 자기 자전거 두대를 갖고 기다리는 곳으로 갔더니 이번엔 주차관리원이 그곳에서 자전거 치우라고 했다네요. 아이가 있던 곳이 무슨 사람이 북적이는 인도도 아니었고 차가 다니지 않는 한적한 주변 차도였는데 말이죠. 이게 무슨 엿같은 일이란 말입니까?
어쨌든 자전거를 묶어야 하겠기에 화를 참으며 주변을 둘러보며 새삼 알게 된 것은 청대문 건물을 둘러싸는 인도에는 어떤 자전거며 오토바이 하나도 주차되어 있지 않은 사실입니다. 깨끗해서는 좋더군요. 그것이 바로 청대문의 사장이 원하는 바인 것 같습디다. 대신 길 하나 사이로 있는 의류상가 앞에서 오토바이가 빽빽하게 주차되어 있어 대조적이었습니다. 할 수 없이 대충 반대쪽 가로수에 자전거 세대를 부랴부랴 묶고 영화 시작시간에 맞추어 뛰어 들어갔지요. 영화보는 내내 찜찜한 마음이 없어지지 않더군요.
영화를 보고 나오면서 건물 다른 편에 있던 청년직원에게 다시 확인했습니다. 이곳은 왜 자전거를 치우도록 하는가, 어차피 쇼핑몰이면 사람들이 북적거리는 맛이 있어야지 이렇게 자전거 타고 오는 사람까지 쫓아버리는 게 과연 청대문을 위해 뭐가 좋냐고...
그 청년 왈: "저도 여기 직원이지만 죽겠습니다. 저 CCTV 보세요. 자전거 들어오게 하면 저 CCTV에 찍혀서 바로 난리 납니다. 우리 무척 쪼이죠. 그래서 오토바이건 자전거이건 인도에 못 들어 오게 하지요. 여긴 사유지이다 이겁니다."
사유지라... 좋죠. 사유지... "이곳은 사유지이므로 무단으로 들어오는 사람에게는 발포함... 어쩌구" 쓴 팻말이 보이는 할리우드 영화를 보는 기분이더군요.
평일이 되면 적당한 시간에 청대문 관계자에게 전화하여 항의할 생각입니다. 사유지도 좋고 자신들의 정책이라서 어쩔 수 없는 거... 다 좋습니다. 자전거를 타고 오는 사람은 거의 없으니까 개무시할 것이라는 그들의 정책? 다 인정하겠습니다. 하긴 그 훌륭한 쇼핑센터를 운영하시는 고고한 사장은 평생 자전거 타고 어디 다닐 일이 없으니 상관하지 않겠지만, 앞으로 저희 가족처럼 시내도 자전거 타고 다니는 사람이 많아지면 어쩌려고 그러는지요.
아무리 생각해도, 이런 청대문의 태도는 현재의 고객이자 미래의 고객이 될지도 모를 제 아이같은 수많은 미래의 자전거 이용자들로부터 외면 당할 수 밖에 없다고 봅니다. "자전거 저리 치우라"는 예상치 못한 요구에 영문을 모르고 다시 묻는 사람에게 도끼눈을 뜨고 명령을 하는 직원의 얼굴에서 청대문의 미래를 보았습니다.
그날도 역시 그 쇼핑센터의 매장은 (좋은 말로) 한산했고, (나쁜 말로) 썰렁하더군요.
성공하고 싶은 사업주라면 장사가 안 된다고 하기 전에 왜 그런지 가끔은 고급 승용차에서 내려서 티셔츠에 반바지 입고 자신이 손님 입장이 되어봐야 하지 않을까요?
그것도 새파란 주차관리 직원에게 얻어맞기 일보직전까지 무시 당하는 경험이라도 한번쯤은 말이죠...
가능한한 자전거를 타고 출퇴근하는, 가끔 한강도 나가보는, 동네에선 당근 자전거를 이용하는... 그저 평범한 자전거 생활인입니다. 우리나라의 자전거에 대한 대접... 열악하죠. 다 이해하려합니다. 앞으로 나아지리라는 희망만 한 줌 갖고 살지요.
어제 (8월 26일 토요일) 아침에 저와 처와 아이, 이렇게 셋이서 청대문(옛 프레야타운)에 있는 동대문 MMC에 조조 영화를 한편 보러 가기로 했습니다. 시내버스도 이용했었고, 자가용도 이용했었지만 어제는 애엄마가 자전거를 타고 가자고 하더군요. 시내 사정을 잘 아는지라 별로 내키진 않았지만 간만에 운동겸 셋이서 자전거로 길을 나섰습니다. 아직 서툰 애엄마와 아직 어린 애가 있어서 할 수없이 인도로 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동대문과 동대문 운동장 사이의 청계천 부근을 지나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창신동 쪽에서 밀리오레쪽으로 건너가려면 일단~은 대략 난감합니다. 횡단보도가 없거든요. 혼자같으면야 그냥 차도로 갔겠지만 딸린 식구들 때문에 적당한 찬스를 잡아 횡단보도도 없는 그 대로를 많은 무단횡단자(?)들과 함께 건널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곳은 황당 그 자체입니다. (여기에 횡단보도를 놓자고 주장하면 아마 지하상가 상인연합회가 가만있지 않을 것 같은 예감...ㅠ.ㅠ)
어쨌든, 조조 시간에 좀 빠듯하게 도착하여 저와 아이가 밑에 남아 처의 자전거까지 주차하기로 하고 처는 먼저 표를 사러 올라간 사이... 아이에게 잠깐 기다리라고 하고 저는 어디 마땅한 자리가 없을까 하고 천천히 청대문 주위를 살펴보려고 인도위에서 자전거를 타고 다녀봤습니다. (사실 곳곳에 바리케이드를 해 놓아서 인도에 올라가기도 여의치 않습디다...)
자전거 보관대는 커녕 적당히 어디 묶을 데도 없어서 이리저리 다니다보니 좀 넓은 청대문 정문쪽으로 가게 된 것이죠. 아래 광장으로 내려가는 에스컬레이터가 있고, 주위로 사람들이 앉아 있는 의자들도 있고, 그 주변으로는 연신 자동차들이 지나가는... 전형적인(?) 쇼핑타운 앞의 광경이었지요.
그런데 갑자기 주차 차량을 인도하는 관리직원인듯한 청년이 저를 보고 "자전거 치워요..."라고 하더라구요. 설마 저한테 하는 소리가 아닐 것 같아 일단 무시하고 널찍한 인도 위에서 한바퀴 돌려고 하는데 또 그 직원이 도끼눈을 뜨고 "자전거 치우라니까..."
허걱! 세상에 태어나서 이미 40여년을 살아오는 동안 자식뻘이나 될 그런 새파란 청년에게 개무시 당할 정도로 나쁜 짓을 한 것 같지는 않은데 말이죠. ㅡ.,ㅡ;;
누구라도 황당하다고 할 상황이었습니다. 인도 위에서 시속 4Km라도 탔으면 미안한 마음이라도 생겼을텐데 말이죠. 걸어다니는 사람 없는 인도위에서 어디 자전거 주차할 데 없나 하고 살피는 사람이 도대체 왜 차들이 슝슝 다니는 인도밖 차도로 나가야 하는지 도무지 이해되지 않는 상황이더란 말입니다. 너무 황당해서 그 청년에게 가서 물었습니다.
"왜 인도에서 나가라고 하느냐?"
- "아저씨 누군가? (네 신분이 뭐냐는 의도였음) 치우라면 치우지 지금 내 말을 못 믿겠다는 건가"
"누가 자전거 치우라고 시키는가?"
- "위에서 그러는 거다. 아저씬 내말이 이해가 되지 않는가 아니면 내 말을 믿지 못하겠다는 건가. 알아보면 될 거 아닌가. 여긴 오토바이건 자전거건 다 치워야 한다. 자전거 묶어두면 다 걷어가니까 그렇게 알라..."
"오토바이를 나가라고 하는 건 이해하겠다. 여기는 인도인데 누가 무슨 권리로 자전거를 나가라 마라 명령하는가. 그럼 차도로 다니란 말이냐. 그리고 무슨 권리로 자전거를 걷어가겠다는 건가."
- "나가라면 나가지 왜 따지냐. 여기는 사유지다. 이 건물 주위의 인도에는 자전거 통행을 할 수 없다. 나는 시키는 대로 할 뿐이다. 지금 나하고 해보겠다는 거냐..."
대충 상황이 짐작되시는지요. 영화 시작 시간은 다 됐는데 싸울 시간도 없고 분노가 치밀어오르는 것을 참고 그냥 가는데... 기분 더럽더구만요. 아이가 자전거 엄마 자전거와 자기 자전거 두대를 갖고 기다리는 곳으로 갔더니 이번엔 주차관리원이 그곳에서 자전거 치우라고 했다네요. 아이가 있던 곳이 무슨 사람이 북적이는 인도도 아니었고 차가 다니지 않는 한적한 주변 차도였는데 말이죠. 이게 무슨 엿같은 일이란 말입니까?
어쨌든 자전거를 묶어야 하겠기에 화를 참으며 주변을 둘러보며 새삼 알게 된 것은 청대문 건물을 둘러싸는 인도에는 어떤 자전거며 오토바이 하나도 주차되어 있지 않은 사실입니다. 깨끗해서는 좋더군요. 그것이 바로 청대문의 사장이 원하는 바인 것 같습디다. 대신 길 하나 사이로 있는 의류상가 앞에서 오토바이가 빽빽하게 주차되어 있어 대조적이었습니다. 할 수 없이 대충 반대쪽 가로수에 자전거 세대를 부랴부랴 묶고 영화 시작시간에 맞추어 뛰어 들어갔지요. 영화보는 내내 찜찜한 마음이 없어지지 않더군요.
영화를 보고 나오면서 건물 다른 편에 있던 청년직원에게 다시 확인했습니다. 이곳은 왜 자전거를 치우도록 하는가, 어차피 쇼핑몰이면 사람들이 북적거리는 맛이 있어야지 이렇게 자전거 타고 오는 사람까지 쫓아버리는 게 과연 청대문을 위해 뭐가 좋냐고...
그 청년 왈: "저도 여기 직원이지만 죽겠습니다. 저 CCTV 보세요. 자전거 들어오게 하면 저 CCTV에 찍혀서 바로 난리 납니다. 우리 무척 쪼이죠. 그래서 오토바이건 자전거이건 인도에 못 들어 오게 하지요. 여긴 사유지이다 이겁니다."
사유지라... 좋죠. 사유지... "이곳은 사유지이므로 무단으로 들어오는 사람에게는 발포함... 어쩌구" 쓴 팻말이 보이는 할리우드 영화를 보는 기분이더군요.
평일이 되면 적당한 시간에 청대문 관계자에게 전화하여 항의할 생각입니다. 사유지도 좋고 자신들의 정책이라서 어쩔 수 없는 거... 다 좋습니다. 자전거를 타고 오는 사람은 거의 없으니까 개무시할 것이라는 그들의 정책? 다 인정하겠습니다. 하긴 그 훌륭한 쇼핑센터를 운영하시는 고고한 사장은 평생 자전거 타고 어디 다닐 일이 없으니 상관하지 않겠지만, 앞으로 저희 가족처럼 시내도 자전거 타고 다니는 사람이 많아지면 어쩌려고 그러는지요.
아무리 생각해도, 이런 청대문의 태도는 현재의 고객이자 미래의 고객이 될지도 모를 제 아이같은 수많은 미래의 자전거 이용자들로부터 외면 당할 수 밖에 없다고 봅니다. "자전거 저리 치우라"는 예상치 못한 요구에 영문을 모르고 다시 묻는 사람에게 도끼눈을 뜨고 명령을 하는 직원의 얼굴에서 청대문의 미래를 보았습니다.
그날도 역시 그 쇼핑센터의 매장은 (좋은 말로) 한산했고, (나쁜 말로) 썰렁하더군요.
성공하고 싶은 사업주라면 장사가 안 된다고 하기 전에 왜 그런지 가끔은 고급 승용차에서 내려서 티셔츠에 반바지 입고 자신이 손님 입장이 되어봐야 하지 않을까요?
그것도 새파란 주차관리 직원에게 얻어맞기 일보직전까지 무시 당하는 경험이라도 한번쯤은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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