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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성큼 왔습니다.

karis2006.09.10 23:33조회 수 897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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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열하는 여름을 페달질로 이겨낸 회원님들 수고 많으셨습니다.

제가 사는 곳은 경기 시흥인데 해안가에 인접해있어 가을 정취를 맞보기가 참 그만입니다.
폐 염전이 자리잡고 있는 벌판이 있는데 상당히 넓습니다. 갈대와 함초 억새 풀등이 지천인 광활한 곳입니다. 어제는 이 곳을 홀로 라이딩을 했는데 갯벌에 밀려오는 바닷물에 오후의 햇살이 물고기 비늘 처럼 반짝였습니다. 가을에 보는 호수며 바다는 여름에 느끼지 못하는 정취를 던져줍니다. 무언지 모를 깊이와 기품이 있다고나 할까요.

코스모스와 갈대가 어우러진 수풀에선 가을의 싸한 바람이 묻어있고 껑충 커버린 수숫대는 고개를 숙여 바람에 흔들리며, 쓰러져가는 소금창고의 스산함과 절묘한 조화를 이루며 가을 쓸쓸함의  참 맛을 보여줍니다. 서울 변두리에서도 멀리 사는 고단함을 충분히 보상해 주고도 남음이 있습니다.

오늘은 중국 출장 때문에 손대지 못한 밭에나가 잡초도 뽑고 가을 채소 씨앗도 새로 뿌리고 몇그루 안되지만 고추도 따고 깻잎도 베어내면서 하루를 지냈습니다. 산속에 있는 밭이라 어제 느꼈던 감흥이 잠시 되살아나 흐믓한 미소를 가끔 짓기도 했습니다.

후지 사건에 울분을 토하고 중국 출장등과 겹쳐 분주하면서도 마음이 씁슬했던 여름이 지나가고 이젠 서늘한 가을 바람속에 자전거와 들판과 산이 어우러지는 자유를 맞이할 시간인가 봅니다.  필스님이 올리신 사진처럼 눈과 바람에 갇혀 오도가도 못하는 어려운 상황에서 앞장서서 길을 뚫은 지인들이 떠오릅니다.왈바를 통해 인연을 맺은 분들과 자주 교감을 나누지 못하지만 동지애 적인 끈끈한 정은 늘 유지되고 있어 고마움을 전합니다. 후지 규탄 집회에 멀리서도 참여하신 왈바회원님들이 있기에 그나마 잔차 문화가 이정도로 자리잡지 않았나 싶습니다.

후지 글을 올릴 때마다 댓글로 격려해주신 모든 회원님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이 가을에 풀 한포기 꽃 한그루가 주는 향기에 잠시나마 취해보는 행복이 있기를 기원합니다.
참 지루하고 더운 여름을 잔차로 이겨내신 왈바 회원님들 수고 많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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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8
  • 오늘은 오랜 벗들과 일박이일 표충사를 다녀왔습니다.
    8월에 가족모임을 약속했지만 태풍으로 연기하고 한참 벼루다 표충사 밑 계곡 경치 좋은 곳에서
    삼 십년지기 다섯만 다녀왔는데 밀양 특산품 대추가 꽤 달작지근하게 익었더군요.

    표충사 입구의 그 유명한 사자평 명물식당 동동주 서 너됫박 준비해서 오랜 단골 민박집에서
    하룻밤 회포 찐하게 풀었답니다.

    가을 깊어지면 오십시오 그 날 동동주 한 사발 대접하겠습니다^^
  • 오랜만에 뵈니 무척이나 반갑습니다....^^
    늘..건강 하시길 바랍니다..^^
  • 저도 종종 시흥으로 원정을 가는데 그 곳 정말 좋더군요. 소래쪽에서 염전 둑길을 따라 오른 쪽으로가다 보면 폐쇄 된 다리 건너 아카시아 사있길이 참으로 환상적입니다. 그 길을 뚤어놓으신 분이 저희 교회 장로님이십니다. 처음에 그 길은 사람이 다닐수 없을 정도로 아카시아나무가 우거져 있었는데 그 분이 길 가운데로 솟아난 아카시아나무와 잡초를 캐어내서 길을 만드셨지요. 그 길을 만들지 않았다면 과속 차량통행이 많은 도로로 올라가서 수백미터를 가야 다시 염전둑길과 만나게 되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지역은 생태보존지역으로의 개발은 모르지만 주거지로 개발은 하지말아야 하는데 정부에서 개발압력을 넣는다는 말이 들려서 걱정스럽습니다.
  • 이런! 오늘 아침에 다녀왔는데...
    기타 Photo란에 한컷 올려 놓았음니다
    멀지않은곳에 이렇게 좋은 곳이 있다는게
    인천의 자랑입니다.
    여러분들 한번 초대합니다...
    가을 코스모스와 바다내음 풀섶을해치고
    나가는 라이딩코스 한번 즐겨보세요...
    서강에서...............
  • 절친한 선배님 한 분이 계시는 곳인데 한 번 가 뵈어야겠네요.
    정말 가을은 남자들의 계절인가 봅니다.
  • 아직도 여전하시군요...언제나 당당함에 저 역시 고개숙여집니다.
    언제까지 갈지 모르는 일에 잊지않고 관심가져주시는 것 감사드립니다.
  • 무어라 (터진 입만 가지고) 말씀드릴지 모르겠습니다...
    함께하는 잔차인들이 있으니...힘 내시고...늘 건강하시기를 빕니다.
  • 그렇덩가...?
    후지만 생각하면 서글퍼지지만... 그래도 갸을은 오는구려~~~.
    ----
    막걸리나 함 깝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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