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달전 생활형 자전거를 구입한 25세 청년입니다.
방학이 끝나갈무렵 무엇인가에 이끌려 이대로 내 인생을 날려버릴순 없다는
본능에 의해 고히 모셔두던 자전거를 이끌고 푹꺼진 타이어에 바람을 넣으며
돈 몇푼과 물통, 빤쯔, 반팔등을 챙겨 처음으로 홀로 여행을 떠났습니다.
수원역을 떠나 가는데까지 가보자.. 설마 죽기야 하겠냐는 무식한생각으로
페달을 밟았습니다.
30분을 지나 수원을 채 벗어나기도 전에 손바닥과 허리가
아프더라구요.
하는수없이 철물점에 들어가 500원을 주고 목장갑 하나를 사서 배낭에 실었습니다.
차마 시내에서는 새빨간 목장갑이 부끄러워 조금만 시내를 벗어나면 끼자라고
마음먹고 힘차게 밟았습니다.
일단 오산에 도착하기위해 국도로 들어섰습니다. 그런데 인도가 없더라구요..
(그동안 자동차를 운전하면서 미처 알지 못했답니다. )
8차선이나 되는 넓은도로에서 자동차들은 고속도로보다 더 빨리 달리고 있었습니다.
순간.. 치이면 죽을수도있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왜냐하면 저또한 이곳에서는 자동차로 미친듯이 질주하는 버릇이 있었거든요.
이건아닌것 같다라는 생각이 들어 옆쪽에 있는 2차선 도로로 들어섰습니다.
왠걸 2차선에는 자전거가 끼어들틈이 전혀 없더군요. 인도도 없는터라 차들과 함께 달리
기도 뭐하고 .... 아..... 제 신념이 .. 열정이 사그라 지는듯했습니다.
뭔놈이 이리도 겁이 많은지 ..그래도 여행시작한지 1시간도 않되 포기하기는 싫어
도로도아닌 인도도 아닌 자갈과 잔디가 가득깔린(혹 유리병도있더군요)
길을 밟으며 덜컹덜컹 ..지나갔습니다.
아직 오산은 도착하지도 못했지만 표지판을 보니 병점에 다다른것 같더라
구요.
병점 시내를 잠깐지나 또다시 시작된 아슬아슬한 2차선 도로.. 뒤에서 쌩하며 치고
달려오는 소리 그리고 순간의 찰나 앞으로 튀어나가는 덤프트럭의 뒷모습 그위에
실려있는 묵직한 짐들.. 그 짐들이 내 머리위로 떨어졌으면 어찌됬을까.. 하는 생각들이
자전거 페달을 밟는내내 머리속을 떠나질 않더군요.
그렇게 꾸역꾸역 오산역을 지났습니다. 순간 아직 목장갑을 사놓고 끼고있지 않았다는것
을 알았습니다. 그런데 귀찮더라구요. 마음은 무서운 차들때문에 한껏 쫄아있는상태에
돌아가기도 뭐한 .. 이것도 저것도 아닌 애매한 상태.. 그런생각속에 어느덧 오산시내에
왔습니다.
오산시내에 들어가자 마자 체육관이 보이고 그아래로는 하천이 흐르고 있었어요.
사람들은 가볍게 워킹을 하고있고,, 순간 아.....그래도 떠난 보람이 있구나 하고 마음이
활짝 피었죠.(왜이리 변덕이 심한지..) 자전거로 쌩~~하니 하천으로 찾아들어가려했지만
내려가는 길을 찾지 못해 거기서 뱅뱅뱅 돌다... 더위에 승질이나 관뒀습니다.
여기서 머물거릴 시간이 없다는걸 안거죠.. 아직 더 가야했습니다. 그래서 다시 go go
오산시내를 가로지르는데 아... 수원보다 깨끗해 좋더라구요.
아직도 국도의 충격이 가시지 않은터라 사람들 틈에 끼여 요리조리 인도를 타고 갔습니
다. 그런데 궁둥이가 왜이리도 아픈지 ... 이제야 내려서 좀걸으며 다리도 풀고 허리도
요리조리 움직이며 풀어줬습니다.
그렇게 수원을 출발한지 1시간 30분이 되어서야 겨우 오산을 지난것같습니다.
오산시내를 지나 송탄으로 가는 국도길이 펼쳐졌습니다. 물론 또다시 인도는 끊겼지만
조금은 여유있는 도로더라구요. 속도도 좀 내보고 또다시 여행에 대한 신념을 불태웠
습니다. 역시 오길잘했어.. 난 할수있어등등... 유치한 생각들로 말이죠.
그런데 오히려 사고는 이런데서 펼쳐질수도 있겠더라구요. 사고가 발생한것은 아니지만
4차선을 건너는 도중 몸을 생각해 자전거에서 내려 횡단보도를 건너려다 차들이
정차해있길래 무단횡단을 하다가 차들속에 갇혀버린것입니다.
앞뒤옆 모두 덤프트럭..
게다가 신호는 바뀌어 덤프트럭이 움직이기 시작하고 .. 자전거는 이리저리 갈때도 없고
바로옆에 덤프자식이 제 귀에다대고 경적을 울리는데 순간 당황해서 혼비백산 빠져
나왔습니다. 어떻게 빠져나왔는지도 모르겠더라구요.
도로를 건넌후 안정을 차리고 덤프 를 보니 뭐라뭐라 소리 치더라구요..
순간 승질이 확~ 일어났지만 그냥 다시 마음을 가다듬고 출발했습니다. (무단횡단은
잘못된것이니까요)
그때부터 다시 불붙기 시작한 의지가 싹 하고 가시더군요.
아..사람들은 이걸 왜타지... 목숨걸고 타는건가~~ 여기서 깔리면 ..으....으..
이렇게 송탄시내까지 달렸습니다. 수원에서 출발한지 2시간 30분정도 된것으로
기억합니다.
얼굴에 열기가 확 올라왔어요.. 그당시 헬멧도 없었고 반팔에 츄리닝바지차림
이었습니다. 팔뚝을 보니 붉은색이었습니다. 팔뚝에서도 열기가 올라오더군요..
여기서 끝내자 생각했습니다. 계획부족이다. 다음번에 다시 ..꼭 다시 해보자..."
이런생각? 전혀 없었습니다.. 오직 내 목숨을 걸고 자전거를 다시는 타지 않을것이다.
라는 생각이 머리속에 맴맴 돌았습니다.
아..그런데 표지판에 평택 ...km 라고 써있더라구요. 그래도 송탄보단 평택이 크겠지?
라는 생각에 그냥 발을 굴렸습니다. 이때부터 손이 아파 안장 잡기가 힘들어 졌습니다.
엉덩이는 말할것도 없구요. 이런..생각해보니 수원이나 오산이나 평택이나....
다 그게 그거아니야..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똑같은 풍경에 똑같은 사람들 표지판만
없으면 어디가 어딘지 모를정도로 판박이 였습니다. 순간 여행에 대한 회의가 몰려
들었습니다. 계속되는 교통혼잡에 질주하는 자동차들. 나약해지는 나의 마음.
다해가는 체력. 그저 부정적인 생각들만 뒤죽박죽 머리속을 휘감았습니다.
순간 나도모르게 유턴.. 이때가 수원 출발한지 3시간 30분정도되는 시간이었습니다.
유턴... 이젠 집으로 가는것 뿐이었습니다. 그런데 왜이리 힘이 나는지 . 미친듯이
밟았습니다. 매케한 매연도 뜨건운 태양도 별거아니더군요. 집에가서 쉬고싶다
밥도 차려먹자.. 잠좀자야겠다. 단순히 본능적인 욕구를 위해 밟았습니다.
웃긴건 집에오는데까지는 1시간 40분정도 밖에 걸리지 않았더군요.
갈때는 3시간30분 올때는 1시간 40분....
전 자전거 전국 일주 여행에서 1일째에 실패했습니다. 아주 초라한꼴로..
출발부터 자전거 여행에대한 실체를 알고나서 여행하는동안 그저 암울하고 힘든생각뿐이
었습니다. 몸도 분명힘들었지만 심적으로 느껴지는 불안이 더욱더 실패를 자초했던것
같습니다. 지금와서는 또 변덕스럽게 후회를 하고있지만 잃은것못지않게 얻는것도
있었던 짧은 여행이었습니다.
분명 다음에 여행할적엔 좀더 긍정적으로 즐겁게 여행해야겠다고 생각해 봅니다.
그날 완전히 익어버린 피부때문에 아직까지도 새까맣게 지내고있습니다..
방학이 끝나갈무렵 무엇인가에 이끌려 이대로 내 인생을 날려버릴순 없다는
본능에 의해 고히 모셔두던 자전거를 이끌고 푹꺼진 타이어에 바람을 넣으며
돈 몇푼과 물통, 빤쯔, 반팔등을 챙겨 처음으로 홀로 여행을 떠났습니다.
수원역을 떠나 가는데까지 가보자.. 설마 죽기야 하겠냐는 무식한생각으로
페달을 밟았습니다.
30분을 지나 수원을 채 벗어나기도 전에 손바닥과 허리가
아프더라구요.
하는수없이 철물점에 들어가 500원을 주고 목장갑 하나를 사서 배낭에 실었습니다.
차마 시내에서는 새빨간 목장갑이 부끄러워 조금만 시내를 벗어나면 끼자라고
마음먹고 힘차게 밟았습니다.
일단 오산에 도착하기위해 국도로 들어섰습니다. 그런데 인도가 없더라구요..
(그동안 자동차를 운전하면서 미처 알지 못했답니다. )
8차선이나 되는 넓은도로에서 자동차들은 고속도로보다 더 빨리 달리고 있었습니다.
순간.. 치이면 죽을수도있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왜냐하면 저또한 이곳에서는 자동차로 미친듯이 질주하는 버릇이 있었거든요.
이건아닌것 같다라는 생각이 들어 옆쪽에 있는 2차선 도로로 들어섰습니다.
왠걸 2차선에는 자전거가 끼어들틈이 전혀 없더군요. 인도도 없는터라 차들과 함께 달리
기도 뭐하고 .... 아..... 제 신념이 .. 열정이 사그라 지는듯했습니다.
뭔놈이 이리도 겁이 많은지 ..그래도 여행시작한지 1시간도 않되 포기하기는 싫어
도로도아닌 인도도 아닌 자갈과 잔디가 가득깔린(혹 유리병도있더군요)
길을 밟으며 덜컹덜컹 ..지나갔습니다.
아직 오산은 도착하지도 못했지만 표지판을 보니 병점에 다다른것 같더라
구요.
병점 시내를 잠깐지나 또다시 시작된 아슬아슬한 2차선 도로.. 뒤에서 쌩하며 치고
달려오는 소리 그리고 순간의 찰나 앞으로 튀어나가는 덤프트럭의 뒷모습 그위에
실려있는 묵직한 짐들.. 그 짐들이 내 머리위로 떨어졌으면 어찌됬을까.. 하는 생각들이
자전거 페달을 밟는내내 머리속을 떠나질 않더군요.
그렇게 꾸역꾸역 오산역을 지났습니다. 순간 아직 목장갑을 사놓고 끼고있지 않았다는것
을 알았습니다. 그런데 귀찮더라구요. 마음은 무서운 차들때문에 한껏 쫄아있는상태에
돌아가기도 뭐한 .. 이것도 저것도 아닌 애매한 상태.. 그런생각속에 어느덧 오산시내에
왔습니다.
오산시내에 들어가자 마자 체육관이 보이고 그아래로는 하천이 흐르고 있었어요.
사람들은 가볍게 워킹을 하고있고,, 순간 아.....그래도 떠난 보람이 있구나 하고 마음이
활짝 피었죠.(왜이리 변덕이 심한지..) 자전거로 쌩~~하니 하천으로 찾아들어가려했지만
내려가는 길을 찾지 못해 거기서 뱅뱅뱅 돌다... 더위에 승질이나 관뒀습니다.
여기서 머물거릴 시간이 없다는걸 안거죠.. 아직 더 가야했습니다. 그래서 다시 go go
오산시내를 가로지르는데 아... 수원보다 깨끗해 좋더라구요.
아직도 국도의 충격이 가시지 않은터라 사람들 틈에 끼여 요리조리 인도를 타고 갔습니
다. 그런데 궁둥이가 왜이리도 아픈지 ... 이제야 내려서 좀걸으며 다리도 풀고 허리도
요리조리 움직이며 풀어줬습니다.
그렇게 수원을 출발한지 1시간 30분이 되어서야 겨우 오산을 지난것같습니다.
오산시내를 지나 송탄으로 가는 국도길이 펼쳐졌습니다. 물론 또다시 인도는 끊겼지만
조금은 여유있는 도로더라구요. 속도도 좀 내보고 또다시 여행에 대한 신념을 불태웠
습니다. 역시 오길잘했어.. 난 할수있어등등... 유치한 생각들로 말이죠.
그런데 오히려 사고는 이런데서 펼쳐질수도 있겠더라구요. 사고가 발생한것은 아니지만
4차선을 건너는 도중 몸을 생각해 자전거에서 내려 횡단보도를 건너려다 차들이
정차해있길래 무단횡단을 하다가 차들속에 갇혀버린것입니다.
앞뒤옆 모두 덤프트럭..
게다가 신호는 바뀌어 덤프트럭이 움직이기 시작하고 .. 자전거는 이리저리 갈때도 없고
바로옆에 덤프자식이 제 귀에다대고 경적을 울리는데 순간 당황해서 혼비백산 빠져
나왔습니다. 어떻게 빠져나왔는지도 모르겠더라구요.
도로를 건넌후 안정을 차리고 덤프 를 보니 뭐라뭐라 소리 치더라구요..
순간 승질이 확~ 일어났지만 그냥 다시 마음을 가다듬고 출발했습니다. (무단횡단은
잘못된것이니까요)
그때부터 다시 불붙기 시작한 의지가 싹 하고 가시더군요.
아..사람들은 이걸 왜타지... 목숨걸고 타는건가~~ 여기서 깔리면 ..으....으..
이렇게 송탄시내까지 달렸습니다. 수원에서 출발한지 2시간 30분정도 된것으로
기억합니다.
얼굴에 열기가 확 올라왔어요.. 그당시 헬멧도 없었고 반팔에 츄리닝바지차림
이었습니다. 팔뚝을 보니 붉은색이었습니다. 팔뚝에서도 열기가 올라오더군요..
여기서 끝내자 생각했습니다. 계획부족이다. 다음번에 다시 ..꼭 다시 해보자..."
이런생각? 전혀 없었습니다.. 오직 내 목숨을 걸고 자전거를 다시는 타지 않을것이다.
라는 생각이 머리속에 맴맴 돌았습니다.
아..그런데 표지판에 평택 ...km 라고 써있더라구요. 그래도 송탄보단 평택이 크겠지?
라는 생각에 그냥 발을 굴렸습니다. 이때부터 손이 아파 안장 잡기가 힘들어 졌습니다.
엉덩이는 말할것도 없구요. 이런..생각해보니 수원이나 오산이나 평택이나....
다 그게 그거아니야..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똑같은 풍경에 똑같은 사람들 표지판만
없으면 어디가 어딘지 모를정도로 판박이 였습니다. 순간 여행에 대한 회의가 몰려
들었습니다. 계속되는 교통혼잡에 질주하는 자동차들. 나약해지는 나의 마음.
다해가는 체력. 그저 부정적인 생각들만 뒤죽박죽 머리속을 휘감았습니다.
순간 나도모르게 유턴.. 이때가 수원 출발한지 3시간 30분정도되는 시간이었습니다.
유턴... 이젠 집으로 가는것 뿐이었습니다. 그런데 왜이리 힘이 나는지 . 미친듯이
밟았습니다. 매케한 매연도 뜨건운 태양도 별거아니더군요. 집에가서 쉬고싶다
밥도 차려먹자.. 잠좀자야겠다. 단순히 본능적인 욕구를 위해 밟았습니다.
웃긴건 집에오는데까지는 1시간 40분정도 밖에 걸리지 않았더군요.
갈때는 3시간30분 올때는 1시간 40분....
전 자전거 전국 일주 여행에서 1일째에 실패했습니다. 아주 초라한꼴로..
출발부터 자전거 여행에대한 실체를 알고나서 여행하는동안 그저 암울하고 힘든생각뿐이
었습니다. 몸도 분명힘들었지만 심적으로 느껴지는 불안이 더욱더 실패를 자초했던것
같습니다. 지금와서는 또 변덕스럽게 후회를 하고있지만 잃은것못지않게 얻는것도
있었던 짧은 여행이었습니다.
분명 다음에 여행할적엔 좀더 긍정적으로 즐겁게 여행해야겠다고 생각해 봅니다.
그날 완전히 익어버린 피부때문에 아직까지도 새까맣게 지내고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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