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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엔 저격수가 있다.

teancoffee2006.09.14 11:14조회 수 2188댓글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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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년차 엠티비 라이더입니다. 늘 왈바에서 남의 글만 읽고 가는 게 송구해서 저도 가벼운 글 하나 올립니다. 혹여 글에 허물이 있어도 너무 탓하지 마시고 이해하여 주시기를.

주당 3, 4일 월계동에서 용산까지 자출하고 있습니다.

일반적인 해프닝 외에도 중랑천변 길과 한강변 길로 자출하다 보면 별일이 다 있습니다.

길 가운데서 똥누고 있는 강아지나 좁은 길에서 자전거 처음 배우는 듯한 분이 온통 길막고 있는 분 그리고 어디로 튈 줄 모르는 요주의 대상 어린이들 (움직이는 빨간 신호등 맞습니다.). 전방주시 게을리 하다가는 깜짝 깜짝 놀라지요. 항상 주변 상황 살피고 예의 경우 미리 감속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겠습니다.

중랑천이나 한강둔치길은 자전차, 인라인 그리고 보행자가 함께 사용하는 길이지만 중앙선과 주행방향이 있는 길이다 보니 모두 상대방을 배려하고 유무언의 규칙을 지키고 예측가능한 대비를 서로 하려는 노력이 더욱 필요해 보입니다.

저는 항상 자동차 운전하는 기분으로 라이딩하려 노력합니다. 차선 지키기와 주행 및 추월할 때 자동차 도로를 기준으로 하려 노력합니다. 전방주시는 물론이거니와 백미러가 없다 해도 후방주시 또한 무지 중요합니다. 저는 추월하려고 중앙선에 붙거나 넘을 때 항상 뒤쪽을 확인하려 노력합니다.

엠티비나 싸이클 인라인뿐만 아니라 일반 생활차나 보행자도 자신도 자동차라고 혹은 자동차가 다니는 길을 걷고 있다라고 생각하면 훨씬 서로에게 안전한 운동환경이 갖추어지리라 생각합니다.

각설하고, 중랑천에는 굉장한 스피드라이더나 출중한 공력을 갖춘 저격수가 많습니다. 죄송합니다. 저격수라는 표현은 그냥 재미있게 표현 해 보자는 어휘입니다. 양해하시길.

그런데 저격수는 그냥 외관만으로는 알아보기 힘듭니다. 저격수 여부는 한 번 추월 해 보면 압니다.

저는 퇴근길에는 웬만하면 추월 잘 안 합니다. 울트라 절전 관광모드로 널널라이딩 하는데 어쩌다 예감이 좋지 않은(?) 라이더를 추월 할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20 ~ 22의 속도로 세월아 네월아 하면 아니 지나갈 수가 없지요. 그런데 가끔 딱 추월하고 나서 내 그림자를 보면 어느새 머리가 두개입니다. (저를 좋아하는 분이^^) 바싹 붙으신 거지요. 어찌 되었던 뒤에 누가 바싹 붙어 있으면 부담되더군요.

그저께는 한양대 지나서 중랑천 하행길 초입에 들어섰는데 풀 카본 싸이클로 보이는 차를 탄 연세 좀 있으신 분이 앞에 가시더군요 그런데 '가다 말다' 라이딩에다 속도도 영... 별 생각 없이 지나갔지요.

28정도 유지하는데 웬걸 누군가 뒤에 찰싹 붙더군요. 조금 뒤엔 그 싸이클이 무서운 속도로 스퍼트하면서 치고 나갑니다. 꼭 추월당한 것에 대한 분풀이라도 하시는 듯이 (물론 제 생각입니다).

점점 멀어져 가는 모습을 보며 얼마나 가나 보자 생각에 슬슬 따라갔습니다. 가시권 유지가 되는 듯 하고 마침 사람이 없어서 저도 앞휠이 들리도록 스퍼트 했습니다. 생애 최고속도 45이상. 죽자고 따라가서 군자교 조금 전에서 거의 따라잡았는데........군자교 밑 매점으로 들어가시더군요. 조금 허무하기도 하고 안심되기도 하고....아이고 힘들어라!

조금 지나 중랑교쯤에서 이번에 등에 배드민턴채 두 개 메고 가는 노헬멧 라이더를 추월하게 되었습니다. 그분의 다리근육이 장난이 아닌지라 조금 찝찝했지만. 아니게 아니라 바로 붙으시더군요.

아직은 힘이 남아서 월계교까지 25-35정도로 내처 쏘았습니다. 그길이 약간 오르막 경사이고 조금 복잡한 곳인데도 허걱~ 떨어지지도 추월하지도 않고 혹마냥 죽기 살기로 따라오시더군요. 제가 요새 주중 퇴근길엔 초안산을 안타는지라 레이싱은 거기서 그렇게 끝이 났습니다만 저격수를 두 번씩이나 만나는 바람에 퇴근길 '관광'은 망쳤습니다.^^

잘 가시다가 추월 당하면 바로 추격의 필받으시는 분들 포함 중랑천엔 실력자들 많이 계시는 듯 합니다.

추월 당하면 바로 따라붙는 저격수 무섭습니다. 잘못 처신(?)하면 스타일 구길 수도 있습니다.^^

저도 가끔 앞사람 너무 바싹 따라 붙었던 점 반성합니다. 앞사람 뒤에 너무 바싹 붙으면 사고를 야기하거나 그분께 민폐 끼치는 일이 될 수도 있을 터, 그냥 조금 멀찌감치 거리를 두고 추격하는 기분으로 따라감이 좋은 듯 합니다.

항상 안전이 최고입니다. 나뿐만 아니라 남의 안전도 똑같이 중요합니다. 오늘도 안전라이딩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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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3
  • 저도 중랑천 자출중입니다. 앞에서 느릿하게(저의 주관으로) 가시는 라이더분 계시면 좀 따라가다가 추월합니다. 헬멧 장착하시고 폼나게 다니시는 분이면 '안녕하세요' 인사하고 추월합니다. 만약에 그분이 다시 저를 추월하면 그냥 따라만 갑니다. 너무 느리게만 가지 않는 다면요.. 솔직히 아침이야 사람들이 별로 없으니 평속 유지하면서 쭉 달리지만 저녁에는 사람들이 많으니 정말 조심해야 하는데 쏘시는 분들 계시더군요.. 호각에다 딸랑이에다.. 저번에 한번은 산을 다녀오셨는지 깔끔하게 차려입으신 라이더 두분이 양쪽으로 서서 15km 내외로 가시면서 담소를 나누시길래 제가 인사드리고 앞서 갔죠.. 좀가다 보면 길 좁아져서 라이더와 보행자가 함께 다닙니다. 사람도 많아지고 .. 그쯤에서 뒤에서 삑하는 소리와 함께 두분이 쏘시더군요. 보행자분이 'xx놈들' 하시는거여요. 아마도 그분들은 못들었겠지만 뒤에가는 저는 들었죠.. 보행자 입장에서 보면 상당히 불쾌하셨을것 같습니다. 사람 많으면 살살다녀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
  • 20~22속도가 세월아~네월아 라니...ㅠ.ㅠ 풀카본 싸이클을 MTB로 드레프팅하셧다면 커피님두 저격수입니다.ㅎㅎ; 저도 처음에 제뒤에 누가 드레프팅하면 조금 부담스러웠지만...득도(?)를 해서일까요...이젠 무덤덤합니다.오히려 이제는 그분한테 도로에있는 홀 같은데 있다고 뒷분에게 알려주는 여유도 생겼습니다.커피님말씀처럼 항상 안전이 최우선이죠..^^
  • 전 누가 추월하면 그냥 더 늦게 가게 되던데요.안면도 없는 사람하고 시합하는 것처럼 갑자기 경쟁모드로 달려든다는 게 부끄럽기도 하고..뭔 의미없는 일인가 하는 생각도 들고.

    하지만 추월하시는 분 10명에 5정도는 페이스 지키면서 제 속도로 가면 결국 만나던데요.ㅋㅋ.
  • 님들의 답글에서 좋은 가르침을 받았습니다. 감사드리면서 이렇게 오늘 또 많이 배웁니다. 예전엔 라이딩 할 때 경쟁하는 기분이 대세였는데 요즘엔 자출길에 만나는 분들이 점점 더 친근하고 정겹게 느껴집니다.

    저도 앞으로 공력이 증진되는만큼 더욱 겸손해 지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너그럽고 편안한 자연스러움 속에 진짜 '도'가 있는게 아닐까요?
  • 제 쟌차가 일반시중 허접폴딩이라서인지 (쫄쫄이+져지+헬멧+장갑착용은 합니다. 좀 언발란스하죠 ㅋㅋ) 뒤에서 오는 고급쟌차 타시는 분들은 절 꼭 추월하시려 들더군요.
    첨에야 엔진도 허접이라 따라갈 엄두도 못냈는데.. 이제 좀 힘이 붙었는지.. 곧잘 따라붙습니다만.. 그래도 아직 쟌차도 허접하고 엔진도 구리구리해서인지 힘에 겨워서... 재추월은 안합니다... ㅋㅋㅋ

    그냥 속으로 " 거 빠르네~~ " 하고 말죠...
  • 제 속도계가 셋팅이 잘못되어 있나요??..아님..다른 분들 속도계..셋팅이 잘못되어 있나요...
    저 역시 중랑천 길을 자주 이용하기는 합니다만...사실..다니는 속도가...20~25km 내외...
    그 속도로만 해도 웬만한(??) 생활잔차들은 다 추월이 되고..(의도하지 않아도..) 가끔은 정말
    고수(??)이신 분들이..바람을 일으키며 쌩~하고 지나가시기는 합니다만,...
    (따라갈 엄두도 못내죠~~)
    암튼..20km.이상의 속도가 널널 관광모드??...

    솔직히...저녁 무렵,,중랑천에서 25km이상이면..폭주족(?)에 해당되는 건 아닌가요?..끄쩍...
    한강잔차도로에서는 저녁 퇴근 무렵에,...20km가 넘으면...사실..안전속도(??) 초과입니다.
    (물론 구간마다 틀리기는 합니다만..)
    암튼...쫒아갈 능력이라도 있었으면 좋겠지만....아예..속도에 관하여 초월하다보니...
    잔차 타는 것이 자유롭더군요,,,,산책하며 지나가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들린다면...
    그것이 바로 마실모드 아닐까요??...풀민이 생각입니다...

    속도경쟁을 느끼면..잔차타는 이유..즉..자유로움을 잃는 것 같아서...
    어느 순간..속도에 대한 미련을 버렸습니다...
    시속..45km..휴~~~평지에서..그 속도면...사실...자동차로 따진다면..거의 180km가 넘는
    속도감이 아닐까 하는데....(평지에서도 mtb로 그 속도가 나오나요?...쩝...상상이..안갑니다..)
  • 평지 45키로 mtb로 어렵지 않게 가능합니다.
  • 그러니까....

    집에 너무 일찍 들어가셨군요...
  • 한순간 45km 내는게 무슨 의미가 있는지요.
    적어도 1시간은 그속도로 유지해야지 평속이라 할수 있지요.
  • 오래 유지하긴 힘들지만 40이상은 좀 탄다는 사람 대부분 나오더군요.
  • 순간속도 45km도쉬운건아니잔아요 제생각엔
  • 제 페이스 지키며 꾸준히 따라가다... 씨익~ 웃으면서 인사합니다. / "또 뵙습니다~ "
  • 타이어를 굵은 놈으로 바꾸고 난 후 속도에 미련없습니다...
    하지만 가끔 욱하는 심정은 아직까지~~~ㅎㅎㅎ
  • mtb로 20키로 낼 힘이면 사이클로 30낼 수 있습니다. 경쟁이 안됩니다.. 업힐이라면 모를까..
    그런데 정작 고수분들은 한강에서 천천히 타시더군요 위험하니까요..
  • 새벽 5시 50분에 출발 7시까지 사무실에 나갑니다. 출근은 시간에 쫓겨 약간 과속함을 자백합니다.
    -_- ;;
    4시에 퇴근하고요. 그 시간대에는 속도 내기 좋은 오픈된 구간이 더러 있습니다. 위험구간에서는 절대 과속 안하고 복잡한 곳은 딸랑이 울리기보다는 차라리 서서 기다립니다. (딸랑이는 비상용^^)
    풀XTR로 구동계열을 바꾸고 2.1에서 2.0으로 타이어 바꾸고 나서 속도감이 쬐끔 좋아졌습니다만. 야간엔 잔차 안타고 푸미양과 놀거나 코~ 잡니다.
  • 레이스는 대회에서 해도 원 없이 할 수 있는데 말이죠...;;
  • 제일 난감한 분이 나는 27,28로 계속 달리는데 혼자서 추월했다...뒷처쳤다 하시는 분 입니다...
    그러면서 째려보면 나보고 어쩌라고...ㅡ.ㅡ;;;
  • 우유식빵님 ... 공감! ^^*
  • 평지 바람 영향 안받으면33까지는 나오지 않나여?
    바람 영향 받고 정말 힘들때 22~24정도 나오던데...내 속도게 이상한가?
  • ㅋㅋ..우유식빵님 쵝오!!
  • 평지 45km...덜덜덜 입니다...
    전 오늘 망우리고개 내여오면서 47 찍었는데요...
    눈에선 눈물이 찔끔 나오더근영...
    고글을 사야하는건가....OTL
  • 우유식빵님 웃게 만드는군요 ^^
    나는 나의길을 가련다~~~ㅋㅋㅋㅋ
  • 올마운틴으로 산을 타고 귀가길에 무심코 앞에서 유유히 가는 라이더를 지나쳤는데...갑자기 여러가지 복합된 소리와 함께 저를 앞지르더군요. 그런데 그 분.. 멀리 가지도 않고 계속 저를 견제하면서 제 앞에서 선두(?)를 달리시네요...
    뭐 저는 워낙 슬로우에다가 힘도 다빠져서 그냥 덩달아 따라 가는데..헉!
    좀 더 앞을 보니, 또 한분의 유유히 가는 라이더와 그의 핸들과 샥쪽에서 반짝이는 두개의 동그란 거울...그 분은 우리를 거울을 통하여 주시하면서 유유히 때가 오기를 기다리고 계신겁니다...저격수!
    그 다음 벌어진 일은 시나리오에 있는 그데로.. 제 앞의 선두 주자가 저격수의 거울을 스치는 순간 두 분이 한덩어리가 되어 제 눈앞에서 점점 멀어지더군요...
    마치 육상 리레이 경기에서 다음 타자에게 바톤터치하고 밴치로 들어서는 기분이 드는 것은 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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