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여의도 한복판에서 자전거를 도난당할뻔 했습니다.
저야 지난 6년동안 항상 도난경보기를 사용해왔기 때문에 식당을 가던, 은행을 가던, 화장실을 가던 별로 걱정하지는 않습니다.
대부분 경보가 울리면 도망가니 말입니다.
어제는 추석때 정리를 못해 덥수룩해진 머리를 깎으러 여의도 KBS 별관 뒤쪽의 블루 클럽에 갔습니다. 물론 마실용으로 용도변경된 제 다운힐차를 타고 말이죠.
머리를 한참 다듬고 있는데 갑자기 밖에서 경보음이 울고 난리도 아니더군요.
저는 어차피 움직이지도 못하는 상황이고 도둑놈은 이미 튀었을테니 그냥 계속 깎아달라고 했죠.
근데 이놈의 경보기가 울음을 그치지 않는겁니다. 어느정도 울면 자동으로 멈춰야 정상인데 쩝.
후딱 머리를 끝내고 머리카락 잔뜩 묻은채로 나와서 살펴보니 이 도둑놈이 비밀번호를 맞추려 한참 고생한 흔적이 있더군요.
아마 흔들리지 않게 잘 잡고 번호를 맞추려 했나봅니다.
번호가 맞지 않은 상태에서 억지로 락을 풀려고 버튼을 세게 누르면, 살짝 단선이 되며 울어버리는 것이죠.
사람도 많이 다니는 곳인데, 거기 쭈그리고 앉아 번호를 돌리고 있었다니 거참.
자전거가 눈에 띄게 뻘건것이, 다운힐 차의 특성상 좀 뭔가 포스가 있어 보이고 이놈 값좀 나가겠다 싶었나 봅니다.
헤드튜브에 크랙이 진행중인데 ㅋㅋㅋ
저는 구찮아서 락을 체결한후 번호 한칸만 움직여 놓기 때문에 운만 좋으면 쉽게 풀수도 있었는데, 불쌍한 도둑놈입니다.
요즘 자전거 도난이 엄청납니다. 고가의 자전거가 많다는 소문에 손쉽게 훔칠 수 있는 물품 상위로 등극했죠.
게다가 훔친후 타고 도망갈 수 있으니 1석 2조라는걸 누구보다 도둑놈들이 잘 알고 있습니다.
자전거 분실은 사용자의 적극적인 방어만이 막을 수 있습니다.
머리깎을때, 식사할때, 심지어 잠깐 화장실 다녀올때라고 반드시 도난 경보기나 자물쇠를 채워 놓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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