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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상사진 ++

Objet2006.10.14 07:12조회 수 1332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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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나이가 들면 초라해지고 뭇사람들로부터 소외를 당하게 됩니다.
밖에서 뿐만 아니라 집안에서 가족끼리도 꺼려하는 경우가 많지요.
오래 살려는 인간의 욕심은 한이 없지만 오래 살더라도 자식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싶은 마음이 노인들에게는 절실하다고 봅니다.
어떤 사람은 오래 살기를 바라면서 자식이름을 이렇게 길게 지어주었다고 하지요.
“김 수한무 거북이와 두루미 삼천갑자 동방삭 치치카포 사리사리 센타 워리워리 쎄뿌리”
성경에 나오는 무두셀라라고 하는 사람은 “구백 육십 구”세를 살았답니다.
그 당시는 지구가 빨리 돌았는지 모르지만 어쨌든 상상하기도 힘든 나이입니다.
저희 어머니는 이제 “팔십 구세”이신데도 기억이나 청력, 걸음걸이도 연간 어려운 게
아닙니다. 제가 작품사진을 시작한 지가 25년이 넘었는데 남의 사진만 찍어주고 정작
어머니 초상사진은 찍지를 못하다가 작년에 겨우 촬영을 했지요. 지금도 후회가 되는 것은 조금 더 젊으셨을 때 촬영을 했어야 한다는 자책감이지요.
처음 초상사진의 시작은 아동복지시설(고아원) 아이들의 증명사진을 촬영해 주면서였습니다. 그 아이들의 얼굴에는 언제나 그늘이 드리워져 있습니다. 촬영 직전에 “김치~”를 해도
별 반응이 없는 아이들을 볼 때마다 마음이 아팠습니다. 인화된 사진이 웃고 있으면
같이 웃고 무표정하고 수심에 잠긴 사진을 보면서 울기를 여러 해.....
아동복지시설 순례를 계속했어야 하는데 개인적인 사정이 생기면서 멈추게 되었습니다.
그 후 어느 날부터는 매월 1~2회 소외된 농어촌을 다니면서 연세(65세 이상) 많으신 어르신 초상사진(영정)을 촬영해 드리기 시작했지요. 어르신 초상사진은 뜻을 같이 하는 저에게
MTB를 권해주신 분과 같이 다니고 있습니다. 모든 비용을 부담하다보니 힘들 때는 건너 뛸 때도 있지만 진행은 계속합니다. 그 분도 연세가 올해 66세이신데 자신의 초상산진은
없습니다. MTB를 오래 타셔서 그런지 아주 건강하셔서 아직 사진 찍을 때가 멀었다고 하십니다.
이제 곧 낙엽지고 눈이 오는 겨울이 오면, 그 아이들과 어르신들은 창가에 서서 내가 보는 같은 눈을 보면서 무슨 생각을 할까요?
한 번 쯤은 그들과 재미있게 놀아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요?
방문 후에 허전함을 더 느낀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안 가는 것 보다 낫다고 합니다.
문득, 창가에 얼굴이 초상사진으로 다가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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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6
  • 그런 봉사를 하는 분들이 있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오브제님이 그런 일을 하고 계셨군요.

    여러 번 느껴 본 거지만 사진을 찍자면
    (나이들어가는)여성분들의 반응은 한결 같습니다.

    '나이 먹어서 주름살 많은데 사진은 찍어서 뭐할려구?'

    그러나 일 년, 이 년 지나고 나면 사진을 보면서
    '이 때만 해도 내가 괜찮았네....'
    하곤 말합니다.

    건강할 때 건강을 지키라는 말과 같이
    너무 젊지 않을 때에
    영정 하나 쯤은 찍어두고

    땅으로 돌아가는 연습을 해 두는 것이
    사려 깊은 일일 수도 있겠다 생각합니다.
  • 참으로,
    좋은 일을 하시는군요...누구나 나이를 먹고 늙어 가는 것은 똑같을텐데
    그런 좋으신 맘들이 변치 마시길 바랍니다...
    늘...건강 하시길 바랍니다..^^
  • 마음이 깊으시네...
  • 좋은 일 하시네요. 복 많이 받으십시오.
  • 제가 학교 사진동아리 활동을 하는데요.

    저희 동아리도 복지관을 통해 영정 사진을 찍어드리는 봉사활동을 하구 있습니다.

    할머니 할아버지들께서 영정 사진이라고 하면 거부감이 들어 안찍겠다구 하신답니다 . ^^

    그래서 오래 장수 하시라구 '장수 사진' !! 이름 좋지 않습니까? ㅋㅋ

    그냥 지나가다가 '초상 사진' 왠지 어감이 조금 어두워서 그냥 한번 댓글 달아봅니다ㅎㅎㅎ

    좋은일 하시네요! 앞으로도 화이팅~

  • Objet글쓴이
    2006.10.16 11:25 댓글추천 0비추천 0
    글로는 초상사진이라 하고 촬영 시에는 장수사진이라고 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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