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지난 주 MTB에 입문하기 전까지 사진을 좀 찍으러 다녔습니다. 주말이면 커다란 배낭에 사진장비 잔뜩 짊어지고 산으로 들로 다녔죠. 필름 카메라에 디지털 SLR에 똑딱이 디카까지...
그러다 지난 주부터 자전거를 타기 시작했습니다. 사진 찍으러 다닐 때, 몇 년전까지만 하더라도 아들놈이 군말없이 잘 따라다녔습니다만, 이제 슬슬 짜증을 내더군요. 아시겠지만 꽃이나 곤충 접사라도 할라치면 일이십분은 말도 아닙니다. 어떨 때는 한 컷을 찍기 위해 삼십분, 한 시간을 기다리기도 합니다. 그러니 애가 재미 있겠어요?
그러던 아이가 지난 주부터 자전거를 같이 타고 다니니 정말 좋아서 어쩔줄을 모릅니다. 이제서야 진정 아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취미를 찾은 것 같아 저도 기쁘기 한량이 없지요. 똑딱이 디카 가지고 다니면서 수시로 아들 사진까지 찍어줄 수 있으니 더할 나위가 없습니다.
다만, 둘이 같이 찍고 싶을 때나 밤이 문제입니다. 삼각대가 꼭 필요한데 자전거로 다닐 때 참 애매하더군요. 배낭에 꽂고 다니자니 위험하기 짝이 없고 그렇다고 일부러 짐받이 달고 거기에 올려 다니기도 그렇고...
이틀동안 머리를 쥐어짜니 기어코 아이디어가 나오더군요.
제가 아직 초보라 자전거 부위별 명칭을 잘 모릅니다. 하여간 사진 보면서...
우선, 아랫쪽 크랭크 축쪽입니다.
조렇게 만들고, 윗쪽 그러니까 핸들 아랫쪽은...
조렇게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삼각대를 끼웠습니다.
조렇게 됩니다. ㅋㅋㅋ
아랫쪽에 끼워진 모습은,
이렇게 되고, 윗쪽에 끼워진 모습은...
이렇게 됩니다.
위에서 본 모습입니다.
옆으로 별로 안튀어나와 다리랑 전혀 간섭이 없습니다.
어제 실행에 들어가 가공하는데 맡기고 오늘 찾았습니다. 길이 맞추느라 고생 많이 했네요.
돌아오는 길에 성능을 테스트해 봤습니다.
광진교 아래서 삼각대 뽑아들고 똑딱이 디카 장착해서 야경 한 컷!!!
이제 야간 라이딩이 한결 더 즐거워질 것 같습니다. 더구나 해가 점점 짧아지니 퇴근 무렵엔 깜깜해져 삼각대가 더욱 위력을 발휘할 것 같습니다.
이젠 밤이 두렵지 않습니다. (허걱, 나이드신 분들껜 죄송합니다. 절대 딴 뜻은 없습니다. ㅠㅠ)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자전거가 되었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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