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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가 한을 품으면?

靑竹2006.10.30 01:05조회 수 2051댓글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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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복을 입지 않습니다. ㅡ,.ㅡ

결혼 후에 전 내의를 한 번도 입지 않았습니다.
추위를 전혀 타지 않아서 그렇다고 생각하시면
큰 오해십니다.

내복을 입지 않게 된 연유를 설명하자면
지금도 가슴이 아픕니다..
(가슴이 아프긴....지금도 웃음이 나오누만..)

제가 결혼하던 1985년 1월 11일 11시.
그 날은 정말 엄청 추운 날씨였습니다.
영하 십 도 이하로 떨어져 매우 추웠지요.

300여 명이 넘는 하객들 앞에서
발발발 개떨듯 떠는 꼬라지를 보이기 싫어
과감하게 검은 양복 속에 내복을 입고 나갔습니다..ㅡ,.ㅡ
겉만 멀쑥하면 됐지 설마 누가 벗기랴 했죠 뭐..

그런데 제주도행 비행기를 타고 룰루랄라 갔는데
마누라가 눈치채기 전에 내복을 벗는다는 것이
젊은 날 일찌기 도입해서 성실하게 앓던 치매 때문에
그만 깜빡 잊고 있었더랬습니다..으흑흑..

호텔로 들어갔는데
떠꺼머리 총각과 시골(정읍) 처녀는
서로 긴장하는 기운이 역력한 터라
분위기를 풀어보려고 맥주를 서너 병 시켰습니다.
"건배~!!!"를 외치며 그걸 다 나누어 마시고 나자
춘삼월 봄기운이 완연해지듯 얼굴들이 발그레해지고
덕택에 비로소 객기를 되찾은 저는 목소리를 상당히 깔았지요.

"목욕해야지?"(베이스..)

"먼저 하세요" (수줍수줍...)<--모기 소프라노

"알쓰"

요 대목까지는 무척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그러나 목욕탕에 들어가기 전에 바지를 벗고 들어가려고
허리띠를 풀고 바지를 내리는 순간 살색 바탕화면이
나타나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웬 노란색 줄무늬 내복이
짠~하고 나타나 마누라의 안전을 감히 어지럽혔나 봅니다.

"호호호호호호호호"

"어험험...내복 입은 사람 처음 봐요?"

"까르르르르르르르"

"음..거 어지간하면 그만 웃지.."

"까..르..끄억.." (아예 호텔방 바닥을 구른다)


그 뒤로 내복에 한을 품었습니다.   ㅡ.ㅡ

남자가 한을 품으면 오뉴월에 서..
(아차 이건 여자의 경우지)
남자가 한을 품으면 소한 대한에 장마비가
내린다고 했잖습니까?

결혼 첫날에 마누라가 별명을 지어 주더군요.
'털팽이'
남자는 좀 털털해야 한다고는 하지만
털팽이가 충청도 지방의 사투리인지는 잘 모르겠는데
털털한 사람의 궁극적인 상태를 이른다는 건 잘 압니다.

그런 제가 오늘도 한 건 저질렀습니다.

어제 감기몸살로 끙끙 앓다가 좀 늦잠을 잤습니다.
늦잠을 잔 탓에 허둥지둥 일어나 긴 쫄바지를 걸치고
긴팔 저지를 입고 헬멧을 잽싸게 쓰고 집을 나서자마자
광속으로 밟았습니다.

회사에 오니 땀이 범벅이더군요.

"아프다더니 다 거짓말이군" 하더군요.

캐비닛 옷장 앞에서 옷을 갈아입으려고
쫄바지를 벗는데 어머나 어머나..으찌 쓰까나..

뭔 반바지가 쫄바지 속에서 나온답니까? 으흑흑..
청춘시절에 일찌기 신동 소리를 들을 정도로
마스터한 치매기는 오늘도 여전히 유효했나 봅니다.

어제 저녁에 샤워를 끝내고
집에서 늘 입던 반바지 차림새로 잤던 것인데
그걸 벗지 않고 그 위에 쫄바지를 입고 나왔던 거지요..케헹~

"푸하하하하하하하하..고것은 뭔 패션이랴?"
"죵해욧~!!!!"

내복에 이어 반바지에 또 한이 맺히는 순간이었습니다. 으흑흑..


(내년에 반바지 없이 어캐 여름을 날꼬...쩝)
(어쩐지 페달링하는 엉덩이며 허벅지 부분이
영 거추장스러운 것이 힘이 더 들더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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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9
  • 신혼여행,그것도 첫날밤 이야기라 잔득 기대했는데,
    내복- 반바지-쫄바지_.... 이게 다뭡니까 .......ㅋㅋㅋ

    우수회원이 이러심 정말 곤란하심니다..........ㅋㅋㅋ

    화창한 일요일 ,단풍놀이할 님도 없이, 잔차 기름때만 닦으며, 방콕하다,
    소주 한잔에 시름 달래며, 잠을 들려는 왈바의 불쌍한 청춘남녀들에게
    그것도 이렇게 야심한 시간에 염장질 하시면 ......
    정말 그들이 객기라도 발동해서....콱~~ 잔차타고====33==========3333
    ~~달빛 한강 물속으로.....===333======333333
    ~~ 잠옷바람에 광속으로 클릿 페달을 때리면 .... 아고 춥~브라~```
    책임을 지실수 있을런지요.........저도 지금 한강으로 갑니다......


    사람살려======풍덩풍덩풍덩................========3333
    어허이==== 오늘 내 이칼줄 알았다.====== 아고 춥~브라~```
    도대체 몇명이 빠진기고 ======333333====근데 저기 십자수님은 왜 빠졌노==33
    뭐라꼬요...허이..잘 안들리네.........큰일났네...병원에 소문나믄 안좋을낀데.......ㅋㅋㅋ

    이제는 나도 튀자========33333======3333333===============================================================================================================================================3333333
  • 추워서 내복 입었다가 망신(???) 당해서 마음이 어지러웠나 보네요 ㅋㅋ
    그냥 잊고 내복 입으세요 ㅎㅎ
  • ㅎㅎㅎ 상상이 갑니다.
    한을 품을 것도 없이
    큰일 입니다.

    올 때는 순서가 있지만
    갈 때는 순서가 없다는데

    2만원 준비해야 할라나 봅니다. ㅋㅋㅋ
  • 2006.10.30 07:45 댓글추천 0비추천 0
    그 정도면 추위를 않타시는 축에 듭니다.
    저는 조금만 추위를 느끼면 바로 얼굴에 나타나서 타인들이 애처롭게 보기 때문에 미리 내복을
    입습니다. 그리고 땀을 많이 흘리는 체질도 아니라.....
  • 저 보다는.....88년 결혼하고 신행 가는데, 경비 좀 아껴서 살림 밑천한다고...흐흐흑.. 설악산으로 신혼여행 가면서 손수 차를 몰고 갔었죠. 당시 오픈했던 양평 파라다이스 호텔에서 첫 날을 맞는데, 처음 하는 결혼 행사로 긴장을 한데다가, 저축은 국력이란 표어를 좋아한 덕에 자가 운전하느라 긴장+피곤..그리고 저녁에 기분낸다고 소갈비+소주2병, 샤워를 찬물로 했어야 하는데, 피로 푼다고 따땃한 물로 릴렉스~~~~ 그리고, 그리곤, 걍 퍼졌었던 악몽이 되살아 나네요.... 저랑 같이 근무하시는 분 중에 10월 말에서 5월 초까지 내복 입으시는 분 계십니다. 용기를 가지시지요????
  • 흑!!!....참 염장질(??)도 가지가지..하십니다....흑흑흑...
    원래..살집이 풍부한 사람들은 추위에 강하다?....
    누군가 되지도 않는(??) 이론을 가지고...비게가 어쩌고..지방분이 어쩌고....

    한 몸뚱아리(??)하는 본인으로서는
    그나마...좀 가볍게(??) 보일라치면...내복은 불감생심인지라~~
    추위에 바들바들 떨어도..내복을 입고 싶어도....그나마..안에 껴 입으면...
    마치 한겨울에 밀짚모자...눈사람 모양이 되기 일쑤...
    그래서 내복은 아주 오래 전 부터 입질 못하는데....

    근데...어찌..반바지 위에 쫄바지를 껴입는 것이 가능(??)하다냐???....
    늘 느끼는 점이지만..
    청죽님의 그 조막만한(??) 방뎅이(??..에고..스승님에게 불경스럽게스리~~)가 늘 부럽구먼유~~

    담엔..쫄바지 위에 반바지 한번 입어 보시죠?....
    (건강 하시죠???..)
  • 제 이견으로는 내복을 입는 것은 절대로 흉이나 웃음거리가 될 수 없다고 봅니다.
    사람 마다 체질에 따라 소위 열이 있는 사람이 있고 없는 사람이 있습니다.
    열이 있는 사람은 안입어도 될지 모르겠으나 없는 사람은 입는 것이 만수무강에 좋습니다.
    또 새마을운동 재건운동 등을 떠올리며 식상할지 모르겠으나 우리나라는 난방용 에너지를 거의 수입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또한 지구 온난화 문제도 점점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주변에 내복을 입는 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언젠가 독일 호텔에 들었을 때가 생각이 나는군요.
    10시 넘어서 난방이 꺼지고, 이불은 두꺼운 오리털인지 닭털인지 조류 깃털 이불이었습니다.

  • 지구 환경보호 및 에너지 절감 차원에서 내복을 입어야 됩니다...
    - 환경부 공무원처럼 적었네요....ㅎㅎㅎ
  • 첫~날~밤~에~
    첫~날~밤~에~첫~날~밤~에~첫~날~밤~에~첫~날~밤~에~첫~날~밤~에~첫~날~밤~에~
    첫~날~밤~에~첫~날~밤~에~첫~날~밤~에~첫~날~밤~에~첫~날~밤~에~첫~날~밤~에~
    첫~날~밤~에~첫~날~밤~에~첫~날~밤~에~첫~날~밤~에~첫~날~밤~에~첫~날~밤~에~
    첫~날~밤~에~첫~날~밤~에~첫~날~밤~에~첫~날~밤~에~첫~날~밤~에~첫~날~밤~에~
    기~냥.......주무셨시유~??.....>.<::ㅎ
  • 북극에 가까운 핀란드 나라를 심층 취재했던 다큐를 몇 년 전에 봤는데요..
    방안에서 사람들이 말을 하면 입에서 하얀 입김이 보일 정도로 실내 난방이 우리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낮더군요.
    실내에선 두꺼운 옷들을 입고 있었고 잠을 잘 때는 두껍고 따뜻한 이불을 덮고 자는 모습이 일반적
    이었지요.
    우린 어떤가요....방안에서 한겨올에도 반팔과 반바지만 입고 있을 정도로 난방온도가 너무 높지요.
    그러다 보니 외기와 실내의 기온차가 커서 아이들과 성인들 모두 쉽게 감기에 걸립니다.
    저항력과 면역력도 약화 시키는 요소가 될 수 있지요.

    여러가지 측면에서
    보온, 내의,실내 기온의 낮춤...등은 환경적인 측면에서나 건강학적인 측면에서
    좋은 것이라 봅니다.
    청죽님.....몽고메리 내의를 그 때 당시에 입으셨을 것 같습니다유...^^::
    감기 나으세요....^^
  • 스카이님 북극에 가까운 핀란드에서는 자기전에 자일리톨을 씹고 잡니다.
  • 어제...뭐...허셨디야~!!!....하늘바람향님..??.....데이또?.....ㅎㅎㅎ
  • 靑竹글쓴이
    2006.10.30 14:12 댓글추천 0비추천 0
    츠암내...스카이님두 참...
    아 그럼 밤에 잠을 자지 뭘 한대유?
    자다 일어나 뜬금없이 물구나무를 서것슈..
    아니면 토끼뜀을 뛰것슈...
    밤은 자라고 있는 시간으로 알고 있는디유?

    일부 몰지각한 얼쉰들의 주장은
    사람은 자고로 밤농사를 잘 지어야 한다던디
    낮에 세빠지게 일하고 밤에 뭔 농사일을
    또 하라구 그러는지 당최 모르것슈...

    물론 밤이라고 작물이 자라지 말란 법은 없지만서두
    요즘은 여가를 중시하는 시상이잖유?
    그랑게 밤농사는 택두 없는 말이라 이거유..

    (애가 둘인디 이거 너무 시치미 떼는 거 아닌지 모르것다)

    이쯤에서 튀잣=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
  • ㅋㅋ 청죽님은 다행이시네요....
    신혼여행을 동남아로 나가기 시작한지 얼마 않되었을 당시...
    내복입고 결혼식하고 옷을 갈아입지 않고 비행기타고 방콕 공항에 내리는 순간
    떠서 죽는 줄 알았다는 친구놈 생각이 나네요..........
  • 85년 결혼 이시면 대충50인데 도가니에서 바람 나올 때도 된것 같으니,
    올겨울엔 내복 하나장만 하시죠.
    저도 작년 부터 내복입슴다.
    그래도 사나이 갑바가 있지 면내의는아니고, 등산장비점에서 고소내의 한벌구해서...
    저지 안에 껴입기도하고,바지안에도...
    아무래도 땀이 덜차니까요.
    밤농사는 무신 밤농사, 마눌님 눈치 이상하면 잔차메고 내려와서 한강가는거지요ㅋㅋㅋㅋ
  • 재밌게 읽었습니다.
    그래도 첫날밤은 내복덕에 화기애애하게 보내셨을 것 같은데요? ^^
  • 흐흐흐..청죽님..위에...산아지랑이님 글 중...도가니에 바람 나올 때 랍니다...
    푸핫핫핫...
    글게..이젠 무릎이 시릴 때가 되었다니깐요.....흐흐흐...
    튀어랏!!! (웬만하면 산아지랑이님도 같이 튀시죠...) =3==33==3333333333
  • 2006.10.30 23:31 댓글추천 0비추천 0
    그 무엇보다도 제목이 끝내줍니다.
    "제가 결혼하던 1985년 1월 11일 11시"
    이 대목이 음...
    靑竹님 대단하십니다.
    뭐, 딱히 느끼는마음은 없습니다.
    워낙에~~ ㅋㅋㅋㅋㅋㅋㅋㅋ
  • 저의 남편도 얼마전까지만 해도
    내가 내복입어라 입어라 해도 듣지도 않더니
    요몇년사이에는
    자기가 알아서 잘찾아입고 나갑니다
    근데
    왜이리들 사람을 웃기시나요
    저도 한참을 웃었습니다
    다시 읽고 또 웃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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