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퍼 온 글==아내의 빈자리...호흡곤란에서...

십자수2006.12.05 17:24조회 수 1112댓글 12

    • 글자 크기


이 글 읽고 눈물이 핑~!

- 첫 번째 매 -

아내가 어이없는 사고로 우리 곁을 떠난 지 4년.
지금도 아내의 빈자리는 너무 크기만 합니다.

어느 날 갑작스런 출장으로 아이에게 아침도 못 챙겨주어
마음이 허전하여 하루를 보내고
늦게 돌아와 침대에 벌렁 누웠는데 순간.....
"푹 - 슈 ~ "소리를 내며 손가락만하게 불어터진
라면 가락이 침대와 이불에 퍼질러졌습니다.
펄펄 끓은 컵라면이 이불 속에 있었던 것입니다.

일어난 과정은 무시하고 아이를 불러 마구 때렸습니다.
계속 때리고 있을 때 아들 녀석이 울면서
한 한마디가 손을 멈추게 했습니다.

평소에 가스렌지 불을 함부로 켜면 안된다는 말에
보일러 온도를 목욕으로 하고 데워진 물로
하나는 자기가 먹고 하나는 아빠 드리려고
식지 않게 이불로 덮어 놓았는데,
아빠 올 때 너무 반가워 깜빡 잊었다는 것입니다.

........ 아들 앞에서 우는 것이 싫어서
화장실로 뛰어 들어가 수돗물을 틀어놓고 울었습니다.
그날 밤 저는 잠든 아이 방문에
오랫동안 머리를 기대어 넋 놓고 서 있었습니다.


- 두 번째 매 -

일년 전 아이와 그 일이 있고난 후,
내 나름대로 4년 전 내 곁을 떠난 아내 몫까지 하려고
더욱 신경을 썼습니다.
아이도 티 없이 맑게 커가고.....
아이의 나이 일곱 살, 얼마 후면 유치원을 졸업하고
내년에는 학교에 갑니다.

어느 날 유치원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유치원에 오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불안한 마음에 조퇴를 하고 집에 와도 아이가 없었습니다.
엄마 없는 아이를 부르며 애타게 찾았습니다.

그런데 그 놈이 놀이터에서
신나게 혼자 놀고 있었습니다.
너무나 화가 나서 집으로 와서 또 매를 들었습니다.
그런데 이 놈이 한 마디 변명도 않고 잘못을 빌더군요.


- 세 번째 매 -

그 날 이후 글을 다 배웠다고
너무 기뻐하며 저녁만 되면 자기 방에서 꼼짝도 않고
글을 써 대는 것이었습니다.
아내가 없었지만......

하늘에서 아이 모습을 보고
미소 지을 아내를 생각하니
난 또 다시 흐르는 눈물을 참을 수 없었습니다.
그렇게 또 일년이 흐르고......

크리스마스 캐롤이 흘러나오는데
또 아이가 한 차례 일을 저질렀습니다.
회사에서 퇴근 준비를 하고 있는데 전화가 왔습니다.
우리 동네 우체국 출장소였는데
우리 아이가 주소도 우표도 없이
편지 300통을 넣는 바람에 연말 우체국 업무에
막대한 지장을 끼친다고 화를 내는 것이었습니다.

다시는 들지 않으려 했던 매를 또 다시 들었습니다.
이번에도 변명 않고 잘못했다는 소리 뿐.
이후 우체국에서 편지 모두를 가지고 와
도대체 왜? 이런 일을 했느냐고 물었더니.....

아이가 울먹이는 목소리로 대답했습니다.
하늘나라 엄마에게 편지를 보낸 거라고.
순간 울컥 나의 눈시울이 빨개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하지만 아이가 바로 앞에 있어 울음을 참고
다시 물었습니다.

그럼 왜 이렇게 많은 편지를 한꺼번에 보냈냐고....
그러자 아이는 그동안 편지를 써왔는데
우체통보다 키가 작아 써오기만 하다가
요즘 들어 다시 재보니 우체통에 손이 닿길래
그동안 써온 편지를 한꺼번에 넣은 것이라고 하더군요.

전 아이에게 무슨 말을 해야 할 지....
막막했습니다.
얼마 후 아이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엄마는 하늘에 계시니까 편지를 써서
불에 태워 하늘로 올려 보내자고
그리고는 그 편지를 가지고 밖에 나왔습니다.

주머니 속에 라이터를 꺼내 그 편지를 태우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문득 아이가 엄마한테
무슨 얘기를 썼을까 궁금해 졌습니다.
그래서 태우던 편지 하나를 읽어 보았습니다.


- 보고 싶은 엄마에게! -

엄마 지난주에 우리 유치원에서 재롱잔치를 했어.
그런데 나는 엄마가 없어서 가지 않았어....
아빠가 엄마 생각할까봐 아빠한테 얘기 안 했어.
아빠가 나를 찾으려고 막 돌아다녔는데
난 일부러 아빠 보는 앞에서 재미있게 놀았어.
그래서 날 아빠가 마구 때렸는데도
난 끝까지 얘기 안 했어.
나, 매일 아빠가 엄마 생각나서 우는 거 본다!
근데 나, 엄마 생각 이제 안 나..... 아니.....
엄마 얼굴이 생각이 안 나....
엄마 나 꿈에 한번만 엄마 얼굴 보여줘... 알았지?



*온세상을 다 품은것 같은 작은 가슴이 사랑스럽습니다.

  


    • 글자 크기

댓글 달기

댓글 12
  • 내 인생을 잘 살고는 있는지 원!
    그냥 하염 없습니다.
  • 아빠가 생각이 짧은 사람인것 같아 안타깝네요
    첫 라면 사건일 때 아이의 마음을 읽었어야지요
    그러면 필요없는 매 들 필요없으리라 보이는데요
    저도 예전에 첫 매 사건 여러매체를 통하여 접하고는 참 같이 아이 키우는 입장에서
    눈물이 핑 돌았던게 새삼 기억이 나는데 오늘 글을 접하고나니
    사실 아이가 받았을 상처에 마음이 영 편치가 않네요
    차라리 읽지말것을...
    이제라도 그 아이의 특별한 행동에는 새삼 여러각도로 다가설 수 있는
    지혜로운 아빠가 되시기를...
  • 읽어 내려갈수록 눈가에 .....

    흐미... 회사인데... ^^;
  • 아.. 심란 합니다...

    초저녁 부터 이른 글을 올려가지구서......
  • 몇번씩 읽는 글인데 읽을때마다 찡한 가슴이.. 음~ 오늘밤에 마눌을 품에 꼬오~~ 옥 안아야 겠습니다.마눌은 나한테도 소중하지만 아이들 한테도 소중하니깐요..
  • 예전에 도 읽었지만,,,

    이글 한번에읽기가 힘드네요,, 눈물이 앞을 가린다는 말,,,,,,
  • 실제 얘기는 아니겠지만,,,엄마 없이 자라는 아이들의 아픔이 느껴지네요
  • 이거 예전에 kbs tv동화에 나온 이야기 이군요. 그때도 tv보면서 코끝이 찡했는데.......
  • 십자수님, 미워요....아침부터 눈물이 찡~~~~아이들 앞에서 수업해야 하는데....요즘 아이들에게도 이런 감정 이입이 될 수 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듭니다.
  • 후~~마눌과 아이에게 잘해야겠네요....
    소중한 가족이니까요^^
  • 아......눈물이....나..네..요....
  • 아~~찡하네요....가족의 소중함을 다시금..~~~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드디어 복구했습니다. 와일드바이크 심폐소생의 변!39 Bikeholic 2019.10.27 2870
182999 움하하... 피닉스파크에... channim 2004.04.23 343
182998 아하하.. zara 2004.04.23 224
182997 수고가 많으십니다....우리모두 PDS는 쫌 참았다가 보아요... 보고픈 2004.04.23 170
182996 == 현재 자료실 정리중입니다 == Bikeholic 2004.04.23 415
182995 돼지털 카레라도 병행 수입상 덕뿐에... amuro 2004.04.23 412
182994 가격거품제거... 곤잘레스 2004.04.23 464
182993 지금 인라인 샾들에선 훈이아빠 2004.04.23 880
182992 정말루 결혼해서 본인의 아내가 되거든 올리세요 - 냉무 - sonicvs 2004.04.23 285
182991 컥;;정말 짐심으로 뜻을받아들이신건가요? no1234200 2004.04.23 204
182990 사람 가지고 '평가'좀 하지 맙시다 ........ 2004.04.23 604
182989 저는 하하하 웃었는데요.... 말딴 2004.04.23 408
182988 죄송합니다.. 2004.04.23 937
182987 사천에 출장와서.. 윈도리 2004.04.23 160
182986 도곡동,대치동,논현동,역삼동에서 잔거 타시는 분들 모임관련. dean 2004.04.23 256
182985 카~ 지원차량~~ prollo 2004.04.23 326
182984 속초 널럴모드 번개공지는~ 레드맨 2004.04.23 249
182983 ㅋㅋㅋ 그날은 ~ 레드맨 2004.04.23 181
182982 속초 널럴모드 번개 안띄우시나요?? boilblood 2004.04.23 228
182981 속초 널럴모드 번개 안띄우시나요?? prollo 2004.04.23 247
182980 0909 treky 2004.04.23 330
첨부 (0)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