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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도

靑竹2006.12.07 20:10조회 수 1461댓글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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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사투리를 엄청나게 좋아해서
경상도 사람과 만나면 경상도 사투리를 쓰고
전라도 사람을 만나면 전라도 사투리를 쓰는데
상대방이 정말로 자신과 같은 고향사람으로 착각하기도
할 정도다..

때로 방언이 아니면
그 뉘앙스를 감히 표현해 내기 어려운 경우도
있기에 더욱 그렇다.

나는 충청도 태생이지만
중학교 때 고향을 떠나 서울로 왔으므로
서울사람이 다 됐다고 생각하지만
남들에겐 숨길 수 없는 모양이다.
보는 사람들마다
"충청도 태생이시군요" 하고 인사를 건네기
때문이다.

고향에 가면 충청도 사람이 가진 기질들과
맞닥뜨리며 까맣게 잊었던 어린 시절의
감성들이 되살아나며
혼자  실없이 웃을 때가 많다.

충청도 양반이 성질 급한 갱상도 처녀와
결혼을 해 살던 중, 부부싸움이 크게 벌어졌다.
말이 부부싸움이지 싸움은 일방적인 흐름..

"말 좀 해 보그라..어이? "
"허이고~ 망할 영감재이..고마 나가 팍 디지삐라..
말라꼬 꼬치 달고 그케 사노 말이다.."

베개를 던지고 방석을 던져가며 경상도 부인이
30분 정도 동네가 시끄럽게 떠들고 나자...
눈만 꿈벅거리며 멀뚱멀뚱 한 마디도 없이
앉아 있던 충청도 남편
드디어 한 마디 반격...

"구만 햐~~"


충청도를 여행하던 사람이
식당에 들렀는데 반찬으로 포기김치가 나오는데
잘라서 먹으려고 했으나 가위가 안 보이자

"저기요~ 주인 아저씨..가위 좀 주세요~!!!!"

하고 큰 소리로 주인을 불렀다
그러자 주인은 힐끗 보는 둥 마는 둥 하더니
뒷짐을 진 채 가만히 서서 뭘 골몰히 생각하기도 하고
어슬렁거릴 뿐 도무지 가위를 가져다 줄 생각을
않고 몇 분이나 넘기자 기다리다  화가 난 여행객이

"아저씨~!!!!! 가위 달라는데 왜 안 줘요~!!!!"

하며 소리를 버럭버럭 지르자..
손님 쪽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눈을 꿈벅이던
충청도 주인 왈,,,,


"찾잖유~"

ㅋㅋㅋㅋ 그게 찾는 폼이란다..


또 있다.
한적한 충청도 시골길로 차를 몰며
여행하던 사람이
삽자루 하나 들고 터덜터덜 걸어가는
충청도 사람 옆으로 차를 대고 길을 물었다.

"저 아저씨~ 이쪽으로 가면 서울로 가는 길이 맞나요?"

그러자 충청도 사람은 삽을 땅에 고정시키고
두 눈을 지그시 감기도 하고 멀뚱거리기도 하고
이따금 먼산을 바라보기도 하고
하늘을 보며 깊은 사색에 잠기기도 하고
때로 묻는 여행객을 흘끔 바라보기도 하는 등,
대답을 기다리다 늙어 죽을 지경이었는데
한참이 되어서야 인상을 찌푸리며 말문을 여는 것이었다.

"돌 틴디...."

그러니까 그 길로 가면 상당히 돌아서 가게
된다는 말인데 너무 오래 끌었다..ㅋㅋ


요즘 종친회가 유행인 것 같은데
나도 '죽'자 항렬이나 찾아 보아야겠습니다.^^

딴죽걸이 님, 개죽이 님, 개기면죽는디 님,등
몇 분이 계시네요..ㅋㅋ
종친회를 함 해야겠슈...

집나간 형제들 즉,
쉰죽, 깨죽, 멀건죽, 짠죽,싱건죽,
콩죽, 된죽,삐죽, 빼죽, 히죽, 오죽,
합죽,소죽,넙죽,방죽, 반죽, 변죽,
샐죽.....헥헥...

좌우간 저들이 다 돌아온다면
저희 '죽'가문도 위력이 대단헐 틴디요..



=3=33=333=3333=33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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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4
  • 충청도 출신의 과일장사가 비를 만났다.
    비가 오니 과일이 팔릴 리 없는데
    손님 : 안 팔릴텐데 싸게 주세요.
    주인 : .............................

    한참 만에 하는 말

    '냅둬유, 소나 주게....'
  • "찾잖유~" 자지러집니다 ㅎㅎㅎ 정말 재밌게 읽고갑니다~
  • 잘봤슈~~~~~~~~`
  • 우껴 죽겄슈~~~ ....
  • 충청도를 아주 작살내는구만....하지만 요즈은 다르죠...타지역 물들이 유입이 돼서리...아버지 돌굴러가유 ~ ...끝나기 무섭게 ....... 피했다 ~ ...
  • 품격있는 유머 역시 작가이십니다. 이런 분 하고 소주 한잔하면 얼마나 재미있을까?
    한잔하시죠 청죽님. 아 또 한 분 아이인더스카이님 이분도 옆에 계시면 또 얼마나...
    두분 제가 한 번 모시겠습니다.

  • 청죽님을 생각하면
    과거 봉이 김선달, 만서 정선달, 김삿갓 등을 생각하게 합니다.
    해학이 녹아 있는....
  • 2006.12.7 23:36 댓글추천 0비추천 0
    뽀스행님! '죽' 가문에서 전국적으로 체인점을 내서 ㅃ가문을 위협하고 있슈~
    본죽, 맛깔참죽, 명죽, 참죽....

    죽갔슈~ 왜이리 또 죽값은 비싸디유~ 거시기하네유~
  • 같은 충청도라도 말이 빠른지방이 있답니다.
    최양락씨가 흉내내는 말투와 바슷하다고 생각하시면 될겁니다.^^
  • ㅋㅋㅋ. 충청도 얘기하니까 본의 아니게 제 군대시절 재미난 일이 생각나는 군요.

    제가 병장 되어서 위병조장 하는 날이었습니다.

    위병소에서 한참 근무를 서는 중에 중대 행보관이 위병소에 들어왔습니다.

    뭐 위병소에 볼 일이 있었던 일이 아니고 그냥 잠깐 쉬었다 가는 길이었죠.

    인사를 드리고 저는 제 일을 보면서 간간히 전화 연락을 하는 중...

    행보관이 그러더군요.

    " 야, 너 서산 어디야? "

    저는 무슨 말인지 몰라.. 물어봤습니다.

    " 잘 못 들었습니다. "

    그러자 행보관이 답답하다는 듯이..

    " 서산 어디냐고.. 임마.. 네 고향!!"

    그 말에 당황한 저는 ( 당시 정말로 당황스러웠습니다 ㅡㅡ;;) 한다는 얘기가..

    " 제 고향이 서산입니까? "

    행보관..

    "................................ ㅡㅡ;;"

    그 때서야.. 제가

    " 아~~ 서울입니다. 왕십리 박산부인과!!"

    ㅋㅋㅋㅋ

    전, 결코 군생활 중 고문관 이라는 소리를 들어보지 못 했습니다. 제가 고문관들 챙겼으면 챙겼지.

    여하튼 거기서 박산부인과는 왜 나왔는지 모르겠습니다만은...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에서 학교를 다녔슴에도 불구하고

    저희 부모님에 충남 예산, 금산 분이셔서 그런지 억양이 어느정도 남아있었나 봅니다. ㅋㅋㅋ


  • 총알같이 쏘아대는 마눌님 잔소리에 대한 충청도 남편의 과감한(??) 반격!!!

    "구만~햐~~"...크크큭.....


    요즘 잘 지내시죠???.....일전 미사리 가다 암사동 지나치면서..연락 드리려다가...
    혹여 바쁘시면...곤란하실까나....그냥 지나쳤습니다....

    요즘 좀 시간이 아실런지...한동안 못뵌네요....
    (일전에 대한 일도.....인사도 못드리고...)
    해 지나치기 전에...한번 찾아뵈야 할 텐데.....그럼..꾸벅
  • 행복군님은 왕십리 박산부인과입니까
    우리집 애들 둘은 용산 김산부인과 입니다 ㅋㅋㅋㅋ
  • "찾잖유~" ㅎㅎㅎㅎㅎ....이거에 넘어 집니다....^^
    청죽님의 글들을 접 할 때 마다 고향분과 옆에서 담소 나누는듯한 착각마저 들게 하는
    향토색과 해학 및 고향의 푸근한 "정"을 느끼게 합니다.
    "관촌수필", "우리동네 "의 작가이신 고 이문우님(2003년 2월 25일 작고)을 연상케 하는군요.
    그나저나 중랑천의 과메기 국수를 올 해가 가기 전에 먹을 수나 있을련지 모르것는디유...^^::

    요즘 너무 바빠서 아주 드믈게 시간내서 들렸더니
    청죽님 글이 올라 와 있어서 읽었구만유...잘 지내시는지요?.......
    얼마 남지않은 올 한 해 마무리 잘 하시고 늘...건강 하시길 바랍니다...^^

    [하얀미소님 :저를 청죽님과 같은 대접을 받을 자격이나 재능이 없는 사람 입니다요..^^:::
    감히 우찌 청죽님과 같은 대우를 하시려 하시다니요...
    그럴 능력도 그런 필력도 전무한 사람이지만 주력은(wine`s quantity) 쬐끔(충청도 사투리) 있지요....>.<:: 말씀만으로라도 너무 감사 드립니다.(함께 하신다는..)
    당진에 갈 일은 거은 없지만 혹여라도 가게되면 연락 드리겠습니다.
    연말 마무리 잘 하시고 늘...건강 하시길 바랍니다...^^


  • 욕덜봤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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