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러쉬 사용기(주관적이고 미학적 관점에서)

탑돌이2007.01.06 10:14조회 수 922댓글 6

    • 글자 크기


포스트모더니즘이랄까, 미니멀리즘이랄까 그 단순하면서도 카리스마 넘치는 외양이 먼저 맘에 들더군요. 첨엔 다 그렇게 시작하는거 아닌가요? 인간관계도 마찬가지고..

항상 설레게 하는 그, 가을하는 파란색갈 프레임(3000)도 끌리더군요..

격하게 라이딩후 집에 돌아와 베란다에서 쉬고 있는 놈을 보면, 마치 한마리의 준마가 연상됩니다. 날렵한 카본 라이저바를 움켜 쥐고 있는, 억센 머슴의 목덜미를 모티브로 하는
스템을 따라 흘러내려가다 보면, 사고의 경직성을 깨는, 심한 콘트라스트의 극치를 보여주는 소프트한 터치의 탑튜브가 자태를 드러냅니다. 여인의 허리처럼 수평으로 곡선지어 부드럽게 흐르는...

체인스테이는, 기습공격을 앞두고 웅크려 있는 늑대의 뒷 다리의 또다른 예술가적 표현이지요. 대각선으로 주가 상승곡선처럼 헤드튜브로 흐르는 그 오버사이즈 튜브(이름이 뭐더라?)는 마치 이세상의 하중을 다 책임지겠다는 듯 오만함마저 느껴집니다.

아하, 켄델을 켄델이게 하는, 그 레프티는 마지막 디저트로 감상해야 제맛이 납니다.

첨에는 충격이었습니다. 전통적 다이나믹스에 길들여진 저에게는 좀처럼 신뢰감을 주지 못하더군요. 배반할 것만 같은 파격 구조.. 이제는 신뢰합니다 제 아내만큼이나..

**********

프렘 전체의 탄성은 뛰어납니다. 1년여 하텔을 탓는데 여기에 전혀 꿀리지 않더군요. 잘 조화된 파워트레인은 허접한 다리에서 나오는 힘을 큰 손실없이 타이어에 전달하는 듯 했습니다.

뒷샥은 3단계 조절이 가능한데 가장 단단하게 셋팅해도 무르다는 느낌이 드는군요. 하텔에 적응된 언덩이가 받는 감각 차이일거라고 생각합니다. 에어(오일?)를 보충해서라도 좀더 단단하게 해야 할까 봅니다.

레프티(terralogic tt)의 성능은 대 만족입니다. 지능 로봇처럼 팔에 부담없는 충격은 그대로 전달해 주면서도 격한 요철에 대해서는 온몸을 바쳐 주인을 보호해 주더군요. 10-20cm정도 턱은 별 느낌없이 먹어주는 아량..과장을 좀 하면 눈 감고 탄다면 턱을 넘었다는 것을 느끼지 못할 정도네요...(저는 점프를 해서 넘어갈 실력이 없어서 그냥 밀고갑니다)

심한 언덕을 내려올때,, 전에 타던 오일식 포크가 쉬익 비명과 함께 깊숙히 박히는 것을 보고 전복을 걱정했는데,, 이놈은 단단히 받쳐 줍니다. 천년을 버텨온 상원사 대웅전 대들보처럼요^^  

**********

눈오는 날, 창밖을 보며 마치 꿈을 꾸듯 지극히 주관적이고 관능적(?)인 산문이었습니다.
각자 새겨서 읽어 주세요...


    • 글자 크기
지금 남양주 풍경 (by 구름선비) 대림동 현재 날씨 (by ........)

댓글 달기

댓글 6
  • 정말 심미적인 관점에서 쓴글 잘읽었습니다 ㅋㅋ
    저도 켄델유저인데 님 역시 켄델을 사랑하시는군요,,,^^
  • 오오 글마저 켄델스러우십니다. 기계에 대한 감상이라곤 믿기지 않을만큼 아름다운 글이십니다. 잘 읽었습니다. ㅎ
  • 단어 하나 하나에 세심한 선택과 배려가 엿보입니다...^^
  • 러시는 샥이 잠기진 않나요???
  • 프로페달 기능이 있고.. 락은 안되요... ^^;

    순간 앙~선생님이 떠오르네요... ㅎ
  • 탑돌이글쓴이
    2007.1.7 08:56 댓글추천 0비추천 0
    허접한 글에 대한 과찬 감사드립니다.

    허나, 잔차는 눈으로 느끼는 대상이 아니라 온갖 기교와 몸으로 사랑해 주어야 하는데,

    워낙 몸치라, 잔차의 기본 목적(이동)에만 충실하고 있네요.^^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드디어 복구했습니다. 와일드바이크 심폐소생의 변!40 Bikeholic 2019.10.27 3131
16987 아~ 옆구리야... ㅠ1 bycaad 2007.01.05 687
16986 잼나서 일로 퍼왔어요.ㅋㅋㅋ4 쵸리 2007.01.05 1108
16985 놀러와 다음주 예고 보다가...3 tmdcjfdk 2007.01.05 702
16984 지금 현제시간 07:55분 서울에....눈보라가...7 eyeinthesky7 2007.01.06 749
16983 지금 남양주 풍경12 구름선비 2007.01.06 872
러쉬 사용기(주관적이고 미학적 관점에서)6 탑돌이 2007.01.06 922
16981 대림동 현재 날씨10 ........ 2007.01.06 803
16980 상일동 눈보라 날리고~~8 mystman 2007.01.06 661
16979 고가의 잔차 의류 보다는....13 eyeinthesky7 2007.01.06 1803
16978 마니또 R7 샥 도저히 안되겠네요...ㅜㅜ7 뽀숑(Fauchon) 2007.01.06 1660
16977 수원은...ㅋㅋ3 멋대루야 2007.01.06 596
16976 길동에선 일자산이..ㅡㅡ;2 쩌비 2007.01.06 831
16975 집으로 습격한 오토바이14 nemiz 2007.01.06 1579
16974 철야~~12 STOM(스탐) 2007.01.06 806
16973 휴대폰 요금줄이기 노하우입니다. ^^3 atc30th 2007.01.06 1410
16972 대법원장의 실수9 dunkhan 2007.01.06 1248
16971 올마운드13 靑竹 2007.01.06 1510
16970 신년 산행을 눈보라속에서...12 말발굽 2007.01.06 1632
16969 자전거 전용 네비게이션 출시 되었나요14 hss2403 2007.01.07 1396
16968 나도모르는 조상에 땅을 찾아준다는 전화???7 zutrees2 2007.01.07 970
첨부 (0)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