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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 전 앙금

구름선비2007.01.14 08:22조회 수 1462댓글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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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 사진을 찍었었습니다.
지금은 자전거에 빠져서 필름을 살 형편도 되지 못하지만....

사진에 조예가 깊은 분들이 많지만
사진의 시작은 흑백입니다.

한창 흑백에 빠져 있을 때
확대기를 사서 자가 현상. 인화를 했구요.

암실이 있는 것도 아니어서
화장실에서 확대기, 바트, 타이머 등을 주욱 늘어놓고
초라하게 했는데
장비를 챙겨서 인화를 하는데
준비과정이 30분은 걸렸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여하튼
그 때 확대기는 대학교 사진 서클에 기증하였고
나머지 장비는 그럭저럭 사라졌지만
지금 남아 있는 것이
바트(인화지를 약에 담글 때 사용하는 접시입니다) 세 개와
필름을 거는 집게 몇 개, 인화지를 잡고 흔들 때 사용하는 집게,
그리고 필름 현상 탱크가 남아 있습니다.

며칠 전에
얼마전부터 기르기 시작한 구피의 어항 물갈이를 하면서
적당한 도구가 없을까 두리번 거리다가
그 바트가 눈에 띄었고
그것을 깨끗이 씻어서 물을 담아 놓았다가
어항의 물을 갈아 주었습니다.(어항은 작은 것입니다.)

어제 저녁부터 어항의 고기들이 이상하더니
아침에 일어나니 마누라가
작은 어항의 고기를 새로 준비하여 물을 넣어 둔 큰 어항으로
옮기었습니다.

나중에 보니 세 마리가 저 세상으로 갔습니다.

글을 읽으면서 생각하셨겠지만
그 오래 된 바트에 독이 남아 있었던 모양입니다.

참고로 현상, 인화에 쓰는 약재는 맹독성입니다.

그럴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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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9
  • 2007.1.14 08:58 댓글추천 0비추천 0
    섀도우부 쪽의 재현 작용하는 연조 현상주약에는 매톨, 페니돈등이 첨가되었고,
    하이라이트부 쪽의 재현에 작용하는 경조현상주약에는 하이드로퀴논이 성분입니다.

    그외 보항제, 촉진제, 억제제, 첨가제을 아우르는 현상조제에는
    아황산염,취화칼륨,벤조트리아졸,벤티미다졸등등이 막 들어있죠..정지액에는 빙초산..
    완전 독들만 추려서 담아놓은게 필름 현상액입니다. 흐흐흐

    바트라면 인화지와, 바트 자체의 플라스틱과 화학반응으로 거긴.. 아무도 살 곳이 아닙니다..흑

  • 이거, "생활의 지혜"감이네요.

    저도 어릴때(초딩) 박카스병에 담아 놓은 재봉틀 기름을 박카스일줄 마시고
    죽을 뻔 했답니다.

    어른들의 부주의로 애들 뿐만 아니라 애완동물도 수난이군요(죄송)
  • 공사현장에서 근무 할 때 보면
    페인트 희석제인 신너를 생수병에 담아 놓는 경우를 가끔 보게 됩니다.
    그런데,
    매우 더운 여름철에 그걸 생수인줄 알고 벌컥~벌컥~ 드리키는 분을 한 번 본적이 있었는데
    다행이 큰 사고로는 이어지지 안았지만
    그 이후로는 절대로 생수병에 신너를 담지 말도록 현장에서 주지시켰던 일이 생각 나는군요.

  • 조심해야 합니다. ^^ 저도 현상장비, 약품일체를 가지고 있지만, 항상 집안 사람들이 혹시 그걸 마시거나 할 까봐,, 노심초사입니다.
    저희 학교에서도 가끔 수질검사시 독극물 나왔다고 하면 저희 과를 들쑤셔서 아주 죽겠습니다. -_-
  • 15년전이면 긴 세월인데 독성이 그때까지 남아 있었군요.
  • 체르노빌 참사가 우리에게 커다란 교훈을 주고 있는데 구름선비님의 이런 경험은 체르노빌 참사의 미니어처로군요. 아무튼 우리가 우리들의 아주 작은 편리를 위해 지독하리만치 어질러 놓은 지구촌을 쓸고 닦고 정리하느라 우리의 사랑하는 후손들은 뼈빠지게 고생할 것입니다.
  • 외국에서는 현상인화 약품을 철저히 감독한답니다.
    한국은 막버려도 되는 사각지대라 위험성도 널리 알려지지 않은 듯 합니다.
  • 높은곳에 현상액 보관하다 잘못건드려 눈에 들어가 실명하는 사람들이 종종 있답니다. 그래서 높은곳에 보관하지 마시오라는 글귀가 있는걸로 알고있는데...ㅎㅎ 저도 사진이 취미인지라~ㅋㅋ
  • 요즘도 아주 가끔 흑백 및 포지티브 작업을 하기는 하지만
    사용한 현상액, 정착액을 대신 처리해 주던 사진관이 폐업하는 바람에 난감합니다.
    그러다 보니 점점 JOBO 4065 + 4061 + 4062 CPE-2 Plus에는 먼지만 쌓여가네요.

    가끔은 예전이 그리워집니다.
    냉장고 가득 필름을 채워넣고 흐뭇해 하던 시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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