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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혀져 가는 것들에 대한 아련함과 아쉬움...

eyeinthesky72007.02.08 21:38조회 수 883댓글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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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를 먹어가며 우리네 마음에서 잊혀져 가는 것들이 참으로 많습니다.  
설날이 가까워지면 집으로 귀성하는 친척분들 한테 전화를 받고 주고 하시던
어머니의 전화 통화 하시는 모습이 이젠 아련하게만  마음속에 자리잡고 있으니 말이죠.
" 아이구~!!! 막내냐?  이번 설에 오능겨~못오능겨?" (여기서 막내란 막내 외삼촌 입니다.
외할머니께서 일찍 교통사고로 작고 하셔서 제 어머니는 삼촌에겐 큰 누이이지만 어머니같은 존재이셨죠)

그러시는 어머니의 모습을 보며 저는 옆에서 시선과 관심을 몰입해서 듣고 있다가 통화가 끝나자 마자  부리나케 묻죠.
"엄~니~막내삼촌 온데유~워쩐데유~?.."
그러는 제 모습을 보시곤 어머니께선 만면에 희색이 가득하신 얼굴로 "온~디~야~!!"
그 대답을 듣고선 빨리 설이 오기만을 기다리고 신이 났었읍니다.

그건 왜냐면,  
외삼촌들이 오시면 늘 용돈을 넉넉하게들 주시기 때문에 설이 가까워 올 무렵 부터 저는
그동안 갖고 싶었던 것들에 대한 목록들을 하 나 하 나  설레이는 맘으로 무제장에 썼다 지웠다를 반복하는 기쁨을 누렸읍니다.

아마도,
84년도 고등학교 때였던 그 당시에 미니 카셋트가 꽤 비쌌는데 *우에서 나온 그 카셋트를 사서는  그 당시에  즐겨듣던 방송 프로그램인 "황인용의 영팝스,
이종환의 밤의 디스크쇼"(주제곡인 아디오스 줄리캔디도 녹음했던 기억이..^^::)
주말이나 일요일이 되면 그 당시의 한 주 동안의 빌보드 차트 역순위별로  방송 해줄 때면 제가 좋아하는 곡들로 구입 해놨던
공테잎 넎고 레코딩을 했던 기억도 떠 오르는군요.  
"김광환의 2시의 다이얼"에선 bob kingsley가  NBC라디오에서 그 당시 현지에서 방송했던 그대로 생방으로 진행했던 적도 있었죠.

밤이 늦도록....어떤 때는 새벽 2시까지 음악방송들을 듣곤 하면  안방에서 들려오는 아부지의 목소리는
"공부 그만 허고 자~아~!! 낼 핵교도 일찍 가야잔여~!!">.<::
음악방송 청취에 미친 아들이 밤늦도록 듣고 있는 줄도 모르셨던 아부지이셨고 동네 엄니 친구분들도 동네 우물가에 모이시면
엄니헌티 그러셨다더군요...

"아~글씨 말여~!!  그 집 아들은 월매나 좋은 대학을 가려고 그러는지 매일같이 날~새도록 공부헌다메~!!"
"아..그렇게 열씸히 공부허니 밥 않먹어도 배부르겄네~" >.<::ㅎ

사실,
그 우물터 대화를 깃점으로 약 한 달이  조금 지나서야 아부지헌티 들켜선 무쟈게 혼나고는  그 이후로는 짬짬이 듣는 수 밖에 없었죠.
현제의 지금에도 가끔 안방에서 들려오는 아부지의 목소리가 간절하게 듣고 싶어집니다...그 때의 좀 더 젊으신 목소리로...
"불꺼라~!! 전깃세 많이 나온다~"!!^^    엄니의 목소리 ......" 얼른 일나~!! 핵교 가야지..얘가 왜이런디야~!!"  
나이를 먹어가며 참으로 잊혀져 가고 아련해 지는 것들이 아쉽기도 하고 서글퍼 지기도 하는군요.

이젠, 엄니의 목소리를 다시 들을순 없지만  아부지의 투박하고 연로하신 목소리라도 들을 수 있으니 그것만이라도 참 다행입니다.
비가 왔던 오늘같은 날엔 Uriah heep의 rain을 들어야겠군요...
좋으신 밤들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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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럴까요..? (by kgblss) 다운힐을 지지게 되었습니다.. (by 구름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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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4
  • 잊혀질까요..? 84년도가 엇그제 같습니다
  • 님의 글을보니 저도 아주 예전 생각이나는군요.
    영어도 모르면서 AFKN 래디오 방송을 죽으나 사나 줄기차게 들었던 중 3시절이 생각나는군요.
    정말 세월은 빨리 지나갔습니다.

    한가지 자정이 다 돼가면 한국 래디오 방송은 발라드풍이 대부분이고요
    그애들은(AFKN) 좀 질러대는 락을 많이틀드라고요^^;
  • 그 음악 땜시롱 음악카페 레코드가게 다시 카페 다시 레코드가계 지금까지 푹 썩고 있습니다.
  • 70년대 중반만 해도
    FM방송은 서울이 아니면 듣기 어려웠죠.

    모노 방송을 듣다가
    스테레오 방송을 듣고는 귀가 빵 뚫린 것 같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청계천에 월급탄 돈 많~이 갖다 주었습니다.
  • 젊은이는 미래를 먹고 ~~
    젊은이가 아닌 사람은 ~~~~~~~~~~~~~~추억을 먹고 삽니다 ^^
    스카이님 나이는???????????????
  • 저도 이불속에서 라디오를 몰래 듣다가 혼났던 기억이 납니다...^^;;

    이문세 씨가 진행하던 '별이 빛나는 밤에...' 가 그리워지는군요...ㅎ

    이문세 씨가 진행을 그만 두면서, 저또한 라디오 방송을 그만 듣게 되었지만...

    역시...영원한 것은 없나 봅니다...그래서 더 그리워 하는 건지도...
  • 이친구 쎈치하긴... ㅋㅋㅋ
    초6년때부터 듣기 시작한 팝송, 중1때부터는 가사 외우기...
    당연 두시의 데이트는...필수였죠. 구름선비님처럼 용돈 생기면 청계천으로 일명 빽판 사러 정말 많이 다녔더랬죠... 근데 지금까지 모은 LP가 천장이 안된다는... 조금 넘던가? ㅋㅋㅋ 아직도 마누라 집에 없으면 LP를 듣곤 한다지요 치지직하는 잡음소리... 크헉~~!
    바늘 조심해서 써야 합니다. 부러지면 골동품상에 뒤져야...
  • 천장에 다다른 엘피판이라구요^^
    보관 힘들텐데요~~
  • 저의 고등학교 시절은 70년대 후반입니다....
    근데...84년도의 고교생활과 비슷(??) 하다는 것이 좀 신기하기는 하네요....

    당시에는 막 대학가요제, 강변가요제를 통한...국내 가요가 인기 있기 시작하였던
    때였고....
    팝송은 컨츄리 계열과 발라드 풍의 팝뮤직이 유행을 하였었죠....

    저 역시...
    라디오 켜놓고...밤늦게까지 잠을 못이루던 기억이 나네요.....
    (너도 나도 대학가면..대학가요제 나가겠다고...끼리끼리 친구들과 모여서...
    락밴드 연습한다고 설쳐대던 시기였습니다...)
  • eyeinthesky7글쓴이
    2007.2.9 12:22 댓글추천 0비추천 0
    [스윙레코드님 :ㅎㅎㅎ..결국엔 음악으로 시작 하셔서 현제도 음악계통으로 가시는 군요..
    그 분야에선 무척 유명 하시다고 하던데요...언제...상암동 퀸에서 한 번 뵙죠..^^

    [구름선비님 :예전에 청계천 자주 다니셨으면 돈 마이 받쳤겠군요...ㅎ
    사실 모노에서 스테레오로 넘어간 시기가 80년대 초반쯤 되었던 것 같네요...그 담이 써라운드구요.
    ^^

    [스탐님 :식탐님께선 식탐이시라서 모든 먹는거로 비유를 허시능구먼유...^^::ㅎ

    [mtbiker님 :***리 이문세(그 당시 닉네임였죠..^^) 이문세의 별이 빛나는 밤에도 즐겨 듣기도 했죠...중간중간 사연과 멘트가 너무 웃겼죠...특히 문세님과 노사연이 함께 나오면 그날은 무너지는
    날입니다..^^

    [십자수님 :ㅎㅎㅎ..저야 뭐...워낙 후미진 시골에서 살은 탓에 엘피판을 살 돈도 없고 그걸 돌릴
    턴테이블 조차 엄두도 몬냈으니까....자켓 잘 나온 것 몇 장은 아직 있을려나...^^

    [풀민님 :컥~풀민님께서 저 보단 한참 선배이시군유...그 땐 가요제가 참 유명했고 인기가 많았었죠. 대상을 수상하면 티비와 라디오를 타고 했으니 말이죠...지금도 afkn에서 컨츄리 음악은 방송이 되고 있더군요...그 땐 노래좀 하고 통키타 하 나만 메면 아가띠들 줄줄이 따라 붙었죠..^^
  • 전 kbs2 라디오 이홍렬,이성미가 진행했던 "밤을 잊은 그대에게"를
    열씸히 들었는데~~~
    정말 재밌는 프로그램이었는데~~~

  • eyeinthesky7글쓴이
    2007.2.9 19:31 댓글추천 0비추천 0
    [마산아구찜님 : 그랬었죠...뺑코 이홍렬과 이성미도 ...ㅎㅎ...그동안 개인적으로 마산아구찜님께서
    뭐 하시는 분이신가 사뭇 궁금했었읍니다..맛난 아구찜집을 경영 하시는지,
    아니면, 아구찜을 무척 좋아라 하셔서 그런 아디를 쓰시는지 궁금 했고 지금도 궁금 합니다요.^^
  • 지나간 추억은 그게 설사 고통이었다 하더라도 결코 다시 돌아갈 수 없다는 사실 만으로 우리에게 진하디 진한 그리움으로 남습니다.
  • eyeinthesky7글쓴이
    2007.2.9 20:08 댓글추천 0비추천 0
    컥~역시나 청죽님의 댖글도 한 편의 수필이군유....헐~
    잘 지내시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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