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자전거를 탈 시간이 없는 관계로 부득이 동네공원이 있는
야산을 아침 운동 삼아, 가끔 한 번씩 타는 형편이다. 이른 오전의 상쾌한
공기를 마시며 가쁜 호흡과 함께 자그마한 야산의 싱글을 다운힐,업힐하는
그 재미는 나름대로 쏠쏠하고 제법 땀도 흘리게 한다.
이렇게 자그마한 산을 두서너 바퀴 돌면 그래도 한 시간 정도 운동은 한
셈이 되어서 가쁜하고도 상쾌함을 주는데, 한 가지 아쉬운 것은
타이어에 찐득찐득한 것이 자주 묻어서 기분을 상하게 한다는 것이다.
눈치 빠른 분들은 이미 알겠지만 그 찐득찐득한 것은 여기저기에 지뢰처럼
던져져 있는 개똥을 말한다.
아시다시피 산악자전거의 속성상 타이어에 개똥이 묻으면 그 난감함은
대단하다. 생활자전거 같으면야 대충 밖에 묶어 두니 개똥이 묻었다 해도
쓱쓱 닦아 주면 되지만, 고가의 산악자전거는 도난의 우려 때문에 실내에
두어야 하는데 이놈의 변견이 뿌려놓은 변을 밟아버렸으니 이만저만 곤란한
게 아니다.
"이놈의 똥개 같으니라구! 콱, 그냥 된장을......!"
사철탕과는 거리가 먼 내가 이렇게 혼잣소리로 화를 내지만 어쩔 것인가?
할 수 없이 수돗가로 끌고가서 닦아내는 수밖에 별 도리가 없다. 화가 난다고
해서 주인의 뒤를 졸래졸래 따라가는 개를 증거도 없이 후려찰 수도 없지 않은가
말이다. 그것도 그런 개들을 대여섯 마리 정도는 쉽게 볼 수 있는데, 그놈들을 모두
후려찼다가는 어떻게 될지 쉽게 상상이 되지 않는다.
개를 데리고 외출하는 사람들은 반드시 봉투를 들고 다니며 개가
배설해 놓은 변을 치워야 하는 것으로 안다. 그래야 벌금도 물지 않고
타인에게 불쾌감도 선사하지 않는다. 적어도 법 이전에 타인에게 폐를 끼치지
않아야 한다는 걸 아는 교양인이라면 반드시 그렇게 해야 한다.
그런데 이 땅에서 개를 키우는 사람들은 왜 그런지 모르겠다. 애견인들은
교양인이 아닌가?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애견인들 또한 일반인과 같이 평균적인
교양인은 될 것이다. 아마도 몰상식한 일부 애견인들 때문에 다른 선량한
애견인들이 욕을 먹는 것이리라.
- 이곳에도 들어올 애견인님들, 다음에는 제발 개똥을 밟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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