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새벽.
지금 이곳은 전라북도 고창에 있는 안현꽃돋움마을 마을회관입니다.
마을 전체가 국화와 마을주민을 주제로 한 벽화로 물든 아름다운 마을로
새벽부터 시끄럽게 울어대는 새 소리에 잠이 깨 왈바에 들어왔습니다^^
저는 그동안 여행을 알리기에만 바뻤습니다.
이 여행을 이슈화시키겠다는 약속을 함으로써 기업의 투자를 받았고
그 초조함과 압박감에 처음 여행을 계획한 순수했던 마음이
모두 사라졌던 것이 사실입니다.
먼저 감사드립니다.
이 글을 읽어주시고 진솔한 마음으로 격려와 충고해주시는 왈바 가족 덕분에
조금이나마 저의 초심을 찾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제 여행이 3주가 되어갑니다.
첫 주는 엉덩이와 허벅지의 싸움이였습니다.
허벅지는 둘째치고 엉덩이는 안장에 대기도 싫을정도로 아팠습니다ㅠㅠ
차라리 그냥 내려서 자전거를 끌고 가는게 더 좋았습니다.
끝없는 길을 보면서 지나가는 화물차 하나 붙잡고 계획한 목적지까지 태워달라고 하면
아무도 모를것 같고 몸도 편할꺼 같은 생각에 마음으로는 몇 번이나 화물차를 세웠습니다.
그래도 정말 손을 뻗어 차를 세우지 않음을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육체의 고통은 금방 익숙해 지더군요^^
둘 째주, 이제 슬슬 외로웠습니다.
내가 이걸 왜 하고 있는지 과연 이것이 내 인생에 무슨 도움이 될지
괜히 젊은 나이에 전립선 상하는거 아닌가라는 걱정만 하며 솔직히 때려 치고 싶었습니다.
가뜩이나 온몸에 두드레기가 나고 양 팔뚝과 얼굴, 목은 햇빛에 화상을 입고
몸 상태는 점점 말이 아니였습니다.
제가 거기서 포기하지 않았던 힘은 홈페이지에서 방명록으로 응원해주는
가족과 친구들 덕분이였습니다.
한달처럼 느껴진 일주일이였습니다.
셋 째주, 드디어 요령이 생기고 재미가 붙었습니다^^
더이상 숙식을 해결하는 일에 대한 두려움이 없었고 점점 얼굴이 두꺼워 졌습니다.
뻔뻔함이라고 말하지만 저는 자신감과 자부심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젠 어딜가도 당당하게 저는 자전거로 전국일주 무전여행을 하고 있고
집을 출발한지 3주가 되었다고 당당하게 이야기합니다.
해가 지기전 아무 마을이나 들어가 일단 이장님을 찾습니다.
마을회관이나 경로당에서 하룻밤 자고 갈 수 있는지 여쭤보고
그게 안되면 교회를 찾아갑니다.
충남 보령에서는 교회도 안되고 날은 점점 저물어가 결국 경찰서로 갔었습니다;;
오히려 정말 친절하게 맞아주시고 여행에 많은 관심을 보여주셨습니다.
가장 큰 걱정은 비가 오는 것입니다.
항상 일기예보를 주시하면서 비가 올때는 일을 도와드리며
숙식을 해결할 수 있는 곳을 찾습니다.
그곳은 바로 장례식장이였는데요^^
숙식만 제공해줘도 감사했는데 떠날때는 용돈도 주셨답니다.
차곡차곡 돈을 모아 울릉도, 독도가는 뱃삯과 인천-제주 뱃삯,
제주-청주 비행기표 등을 마련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검게 그을린 얼굴, 짐이 잔뜩 실린 자전거가 처음에는 부끄럽고 힘이 들었지만
이제는 저의 가장 강력한 무기랍니다^^
아직도 갈 길이 멀었네요.
그래도 이제는 즐기는 요령을 배워가기에 지겹고 힘들지가 않습니다.
마음은 그렇지만 몸뚱이는 아직도 두드레기가 번지고 입술이 부르트고 난리네요^^:;
주인 잘못만난 죄이죠......
"남이 나를 알아주기 원하는가? 그렇다면 그것을 말하지 말라."
저는 바보였습니다.
지난 글에서 따끔한 충고를 해주신 별빛님께 다시한번 감사드립니다.
아직도 저는 뒤뚱뒤뚱, 흔들흔들 불안하기만 합니다.
처음부터 자전거를 잘타는 사람이 없듯이 이렇게 점점 중심을 잡아가겠죠^^
이번 여행에 자전거를 선택하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23살 청년 신준화, 젊음과 패기가 있기에 열심히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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