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입대를 앞둔 아들놈이 하나 있다.
그런데 놈이 술이 무척 세다.
보통 소주 두세 병, 많을 땐 소주 대여섯 병 정도인데
웃기는 건 놈의 외양을 보고는 술을 마셨는지 안 마셨는지
분간하기 어렵다는 사실이다.
그러나 방법은 있다. 놈이 평소 귀가할 땐
"아빠~ 다녀왔습니다"
하는데, 술이 떡이 되면 구사하는 언어의 철자가 달라진다.
"아부지~ 나 왔소." (ㅋㅋ제 엄마 말투를 흉내낸다.)
"엉? 왔소? 이런 존만....ㅡ.ㅡ"
그참.
유전형질은 한 대 걸러서 나타난다더니
놈이 그런 케이스에 해당하는가 보다.
일찌기 그처럼 술이 센 사람을 아직도 보지 못했을 정도로
나의 아버님의 주량이 엄청나셨으니
그런 생각도 무리는 아닐 것이다.
그러나 그런 아버님의 아들인 나는 어떠한가.
소주 한 잔에 얼굴이 칠면조 낯짝이 돼서
인사불성이 되는 나는 아마도 외탁한 체질이리라.
예전에 상도동에 살던 시절의 여름밤이었는데
어떤 만취한 취객 하나가 온 동네가 떠나갈 듯
고함에 고성방가에 전봇대 껴안고 울며 소란을 피우기에
산책 중이던 나도 구경을 갔었는데
맥주 반 컵을 마시고 인사불성이 되어
우주의 흥망까지 고뇌하며 생쇼를 벌이던 사람은 다름 아닌
어머니의 남동생 즉, 나의 사랑하는 외삼촌이셨던 것이다.
갑자기 엑스파일에 직면한 난 과감히(ㅡ,.ㅡ) 구경군의 지위를 포기하고
사태 수습의 중책을 맡아 부랴부랴 널부러지신 외삼촌을
염습..(엥? 아이고~무신..) 아니..부축해서 집으로 모시고 갔던
일화가 있으니만큼 외탁이 거의 확실할 것이다.
삼십 년 골초였던 내가 대오각성,
담배를 끊었더니 놈이 대신 골초가 됐다..으흐흑..
매일 끊으라고 성화를 하지만
바람만 불면 사시나무 바스락거리듯
말만 나오면 '아..예예..아부지' 소리를 자동으로 복창하니
잔뼈 굵은 놈 패 죽일 수도 없는 노릇이고..훌쩍~
아무튼 술, 직장일, 담배, 컴터 오락 외엔 전혀 관심이 없어
몸이 약해 보여서 놈을 잔차계로 끌어들이기 위해
수차 유혹해 보았지만 통 관심이 없다.
내 유혹에 늘 돌아오는 대답은
"자전거 그거 엄청 좋은 운동유.."
"이놈아 그러니까 같이 타자니깐?"
"그래도 나는 싫소이다..아부지나 많이 타소. 흐흐"
이게 다 내 탓이다.
놈이 중학교 다닐 때였다.
싫다는 아이를 어거지로 자전거에 태워 한강에 나간 적이 있는데
평소 열심히 타서 단련됐던 나와는 많이 다를 거라 생각했어야 했는데
마냥 앞에서 밟아대서 어찌나 달렸는지 문득 뒤돌아보았을 땐
놈이 보이지 않았다.
혹시 오다가 넘어진 건 아닐까 걱정도 돼서
되밟아 가려던 차에 저멀리서 가물가물 놈이 달려왔었다.
그러나 혀를 빼물고 다가온 아이를 보자마자
사려 깊지 못한 난 곧바로 다시 출발하여 양화대교 아래까지
내쳐 치달리고 말았으니 파김치가 된 녀석이 입이 댓 발 나와서
"아빠~ 나 앞으로 자전거 다시는 안 타"
하고 투덜댔지만 한참때 아이의 대수롭지 않은
불평이라 생각하고 무심코 웃어넘겨버렸었다.
지금 와서 생각해 보니 자전거에 대해
그다지 우호적이지 않은 아들놈의 태도는
그 당시의 지겨웠던 기억이 마음 한 구석에 자리해서
그런 건 아닐까 하는 생각에 후회가 많다.
아무튼 자전거에 대한 놈의 적대감을 없애 주는
좋은 방법이 없을까 궁리 중인데
당근작전이라도 짜서 놈을 꼬드겨야겠다.
"수카이 님~ 나 왔소" (아들놈 흉내다..ㅋㅋ)
그런데 놈이 술이 무척 세다.
보통 소주 두세 병, 많을 땐 소주 대여섯 병 정도인데
웃기는 건 놈의 외양을 보고는 술을 마셨는지 안 마셨는지
분간하기 어렵다는 사실이다.
그러나 방법은 있다. 놈이 평소 귀가할 땐
"아빠~ 다녀왔습니다"
하는데, 술이 떡이 되면 구사하는 언어의 철자가 달라진다.
"아부지~ 나 왔소." (ㅋㅋ제 엄마 말투를 흉내낸다.)
"엉? 왔소? 이런 존만....ㅡ.ㅡ"
그참.
유전형질은 한 대 걸러서 나타난다더니
놈이 그런 케이스에 해당하는가 보다.
일찌기 그처럼 술이 센 사람을 아직도 보지 못했을 정도로
나의 아버님의 주량이 엄청나셨으니
그런 생각도 무리는 아닐 것이다.
그러나 그런 아버님의 아들인 나는 어떠한가.
소주 한 잔에 얼굴이 칠면조 낯짝이 돼서
인사불성이 되는 나는 아마도 외탁한 체질이리라.
예전에 상도동에 살던 시절의 여름밤이었는데
어떤 만취한 취객 하나가 온 동네가 떠나갈 듯
고함에 고성방가에 전봇대 껴안고 울며 소란을 피우기에
산책 중이던 나도 구경을 갔었는데
맥주 반 컵을 마시고 인사불성이 되어
우주의 흥망까지 고뇌하며 생쇼를 벌이던 사람은 다름 아닌
어머니의 남동생 즉, 나의 사랑하는 외삼촌이셨던 것이다.
갑자기 엑스파일에 직면한 난 과감히(ㅡ,.ㅡ) 구경군의 지위를 포기하고
사태 수습의 중책을 맡아 부랴부랴 널부러지신 외삼촌을
염습..(엥? 아이고~무신..) 아니..부축해서 집으로 모시고 갔던
일화가 있으니만큼 외탁이 거의 확실할 것이다.
삼십 년 골초였던 내가 대오각성,
담배를 끊었더니 놈이 대신 골초가 됐다..으흐흑..
매일 끊으라고 성화를 하지만
바람만 불면 사시나무 바스락거리듯
말만 나오면 '아..예예..아부지' 소리를 자동으로 복창하니
잔뼈 굵은 놈 패 죽일 수도 없는 노릇이고..훌쩍~
아무튼 술, 직장일, 담배, 컴터 오락 외엔 전혀 관심이 없어
몸이 약해 보여서 놈을 잔차계로 끌어들이기 위해
수차 유혹해 보았지만 통 관심이 없다.
내 유혹에 늘 돌아오는 대답은
"자전거 그거 엄청 좋은 운동유.."
"이놈아 그러니까 같이 타자니깐?"
"그래도 나는 싫소이다..아부지나 많이 타소. 흐흐"
이게 다 내 탓이다.
놈이 중학교 다닐 때였다.
싫다는 아이를 어거지로 자전거에 태워 한강에 나간 적이 있는데
평소 열심히 타서 단련됐던 나와는 많이 다를 거라 생각했어야 했는데
마냥 앞에서 밟아대서 어찌나 달렸는지 문득 뒤돌아보았을 땐
놈이 보이지 않았다.
혹시 오다가 넘어진 건 아닐까 걱정도 돼서
되밟아 가려던 차에 저멀리서 가물가물 놈이 달려왔었다.
그러나 혀를 빼물고 다가온 아이를 보자마자
사려 깊지 못한 난 곧바로 다시 출발하여 양화대교 아래까지
내쳐 치달리고 말았으니 파김치가 된 녀석이 입이 댓 발 나와서
"아빠~ 나 앞으로 자전거 다시는 안 타"
하고 투덜댔지만 한참때 아이의 대수롭지 않은
불평이라 생각하고 무심코 웃어넘겨버렸었다.
지금 와서 생각해 보니 자전거에 대해
그다지 우호적이지 않은 아들놈의 태도는
그 당시의 지겨웠던 기억이 마음 한 구석에 자리해서
그런 건 아닐까 하는 생각에 후회가 많다.
아무튼 자전거에 대한 놈의 적대감을 없애 주는
좋은 방법이 없을까 궁리 중인데
당근작전이라도 짜서 놈을 꼬드겨야겠다.
"수카이 님~ 나 왔소" (아들놈 흉내다..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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