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왈바에 감히 책임을 묻습니다.

靑竹2007.06.14 22:36조회 수 2212댓글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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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름이 지나서 밝히는 건데요.

보름 전에 아침을 먹는둥마는둥하고

라이딩을 나갔다가 점심도 굶었는데

쪼르르 주린 배를 감싸쥐고 집으로 돌아와

컴터를 켜고 왈바 게시판을 보고 있었쥬.

당시 뭔 화제가 있어 댓글놀이 비스무리한 게

진행되었던 걸로 기억을 합니다.


그러던 중 마눌이 부르더니 삼겹살을 구우랍니다.

마누라가 내 주는 삽겹살을 후라이팬에 굽다 말고

자리를 비우면 고기가  탈까 봐

기름이 튀는 그 큰 후라이팬 손잡이를 쥐고

게시물을 읽으러 컴터 쪽으로 접근하다가

샤워를 끝내고 윗옷을 벗은 맨몸뚱이 뱃살에

그만 그 뜨겁게 달아오른 후라이팬의 테두리가

"치익~!!!!" 하며 닿더군요.


순간 "으악" 하는 비명을 질렀지만

낭군님께 닥친 비극에 비통한 마음이 들어

닭똥같은 눈물을 주르륵 흘리며 슬퍼해야 마땅할

우리 마누라는 뭐가 그렇게 좋은지

거실바닥을 모로세로 굴러다니며 웃더군요.

정말 그럴 땐 장가를 잘 간 사람들이 너무 부러웠습니다.


어쨌든 화상엔 화기를 빼는 일이 급선무라

수건을 찬물에 적셔 얼음 조각을 감싸선

뱃가죽 위의 덴 자리에 얼음찜질을 해 주었습니다.

나중에 뱃속이 꾸르륵 좋지 않아서

수건을 떼기만 하면  따가움이 몰려오곤 해서

두어 시간을 그러고 있었는데요.

그 와중에도  또 정신을 못 차리고

왈바 게시판을 들여다보고 있었지 뭡니까?


하여간 그러고 나서 화상 연고를 바르니

차도가 있긴 있더군요.


그러나 문제가 생겼습니다.

그 찬 물수건을 뱃가죽에 두 시간이나 대고 있었더니

꾸르륵꾸르륵..배탈이 나고 난리가 났습니다..

화장실에 들락거리고 있는데

딸뇬이 학교에서 오더군요.


여자는 본시 입이 가볍습니다.

그렇게 주의를 주었음에도 불구하고

입이 가벼운 마누라쟁이가 딸뇬에게 일러바치는 것이었습니다.


"네 아빠 좀 봐라. 삼겹살 구우랬더니 아빠 뱃살을 구웠단다"

"엉? 어디? 어디? 와하하하하하..."

"시끄럿~!!!"

"와~ 아빠 요즘 운동 안해서 배가 나왔다고 흉을 봤더니

배에 王(왕) 자를 불로 지져서 그렸어요..참내..푸하하하하"


으흐흑...

하여간 여자들은 이래서 싫습니다.


각설하고

제가 이런 수모를 당한 가장 큰 책임은

역시 왈바에 있다고 주장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생각나는 것이 생각이므로

생각이란 아예 생각하지 않는 생각이 현명한 생각 같긴 하지만

그래도 생각하면 억울한 마음이 드네요.


보름이란 장구한 세월이 흘렀고

데인 상처도 아물어 약간의 흔적만 보여

그런대로 잊어질만도 한데

살다살다 삼전도의 굴욕 만큼이나

수모를 겪었던 하루라 툭하면 떠올라

죽겠습니다..


뭐 정식으로 사과를 한다면

그냥 넘어갈 수도 있는....




(이것도 일종의 낚시질로 분류될 것 같은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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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8
  • ㅋㅋ 인상적인 삼겹살이네요.
    왈바 운영자분이 삼겹살 좋아 하실려나.ㅋㅋ
  • 청죽님
    근디 여기서 왈바가 누군가요?

    삼겹살이 원래 뱃살이죠 아마 ㅎㅎㅎ
  • 靑竹글쓴이
    2007.6.14 22:44 댓글추천 0비추천 0
    글쎄요?

    목수님을 비롯한 왈바 식구 전체가 아닐까요?
  • 집 나가셔야겠는데요...ㅋ 컴퓨터 들고...

    운영자분 삼겹살 심하게 좋아 하십니다... 대나무통술도요...
  • 청죽님께..감히(??) 묻습니다....
    이젠..전 왈바인들에게 까지..사기(??) 치십니까????

    솔직이....그 몸뚱아리에(??) 삼겹이 있기나 있습니까???
    삼겹이라함은....살코기 + 비계 + 껍질을 말함이거늘...
    살코기 쬐금에..비계는 없고..거의 근육에....얇은 껍질(??)....이게 삼겹살입니까??

    뭐~~ 좀 너그럽게 봐줘서...
    갈매기 살이라던가...혹은...갈빗살...이라던가....라면..몰라도...

    그리고 사실...그 예쁜(??) 딸내미의 진실을....그렇게 호도 하시다니...
    '배에 王(왕) 자를 불로 지져서 ...'
  • 靑竹글쓴이
    2007.6.14 22:47 댓글추천 0비추천 0
    헉...갈 곳이 음슈...
    벽새개안님 어디 좋은 곳이라도?
  • 靑竹글쓴이
    2007.6.14 22:49 댓글추천 0비추천 0
    풀민님/ 미니삼겹이라면 이해하시것소?
    (손해배상 받으려고 했더니 산통을 깨시려고..)
  • 방 두개 남습니다...

    후라이판.. 컴은 꼭 들고 오셔야 합니다..
  • 靑竹글쓴이
    2007.6.14 22:51 댓글추천 0비추천 0
    컥..이 보리흉년에 방이 두 개씩이나 놀고 있어요?

    (신난다...믿는 구석이 생겼으니 이제 집에서 큰소리 좀 치고 살자.)
  • 어디서 구수한 냄새가...킁킁~ ㅡㅡ;;;
  • 靑竹글쓴이
    2007.6.14 22:55 댓글추천 0비추천 0
    정자나무 그늘처럼 생각한 게시판이 너무 삭막해진 것 같아서
    좀 웃어보려고 쓴 이야기긴 하지만 실제로 일어난 상황입니다.
    그런데 땀흘리는 여름철의 화상은 좀 골치가 아프더군요.
    라이딩 중간에도 연고를 바르곤 했습니다.
    흉터가 좀 남아 말끔하진 않지만 다 나았습니다.^^

    둥글둥글 살자구요.^^
  •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 딸뇬(?)에서 Force를 느꼈습니다...제 딸내미를 딸뇬이라고 칭하려면 10년은 있어야 겠습니다.....
    넘 잼나게 글 읽고 갑니다.....
  • 靑竹님... 언제 구로구쪽 오시면 제 뱃살도 좀 구워 드십쇼.

    라이딩 후 집에 와서 왈바 자게 들여다 보며 들이키는 맥주 한모금의 맛이란...

    덕분에 삼겹살을 넘어 오겹살이 뿌득뿌득~
  • 그래서 좋은 냄새가 남풍을 타고 우리동네까지 왔군요. ㅎㅎ
  • 어쩐지 삼겹살 먹기가 싫더라니~~~~
    그나저나 흉터 남을듯 ........
  • 정작...애초에 청죽님의 글을 보고 미소를 머금고 있다가...
    댓글이라도 남길라했느데... 영 어만데만 손가락질하다가...
    이제 남기네요....

    청죽님을 비롯해서 여러 분들의 구수한 입담들은 왈바의 활력소 입니다.. ^^
  • 靑竹글쓴이
    2007.6.15 00:49 댓글추천 0비추천 0
    별 볼일 없는 제 글이 어느분께인가 위안이 된다면 대단히 감사한 일이지요. 좋게 보아 주시니 고맙습니다.
  • 우짠지 딱~!! 보름전에 중랑천 따라 바이크**가려는데 훈풍에
    괴기탄네가 난다혔찌유....ㅎ
    탄 곳엔 냉찜질 보단 생감자가 좋답니다...으흐흐흐...청죽님...괴기가 아무리 드시고 싶으셔도 그렇지요....닫근 사갈까유?....^^ㅎ
  • 靑竹글쓴이
    2007.6.15 00:56 댓글추천 0비추천 0
    졸음이 실실 밀려와 성냥개비 기둥삼아 눈꺼풀 받쳐서 버티고 있었는데 스카이님이 괴기를 댓근이나 사오신다고....ㅋㅋ 지둘린 보람이..

    편안히 주무십시오.
    저도 그만 자러 갑니다.
  • 사진으로 보기엔 20대 청년같으십니다..
    저보다 몸매가 훨씬 빼어나시네여 ...
  • ㅎ 그렇지 않아도 어제 동료가 찾아와서 삼겹살을 먹었는데 유난히 맛있더라니... ㅎ
    아마도 청죽님 삼겹살 타는 냄새 때문인가 봅니다.
  • xc
    2007.6.15 10:33 댓글추천 0비추천 0
    화상에는 바로 술(소주등 강한 알콜)로 맛사지하는게 제일 좋더군요. 통증도 바로 없어지고 흉터도 안남아서 좋다더군요..
  • 구웠을때 무슨 냄새가 나던가요? ^^;; ===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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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낚였네
  • 청죽님에게 그런 아픔이 있었군요...아무래도 오늘 삼겹살이나 먹어야 겠는데...ㅎㅎㅎ
    그래도 상처가 다 아무셨다니 다행이네요...많이 아프셨을텐데...고생하셨네요 ㅎㅎㅎ
    근디 저도 왜이리 웃음이...===333333333333==========33333333333333
  • 넘 잼난 글이네요,,,웃다갑니다,,ㅎㅎ
  • 앞으로 삼겹살 못먹게 생겼네요. 누구 뱃살이 떠올라 ^^

    왈바 자게판 분위기 전환을 위해 노력하시는 청죽님... 짝짝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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