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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어진 김에?

구름선비2007.07.11 13:51조회 수 898댓글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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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어진 김에 쉬어 간다는 말이 있어서
이번에는 그냥 잘 쉬겠노라고 입원했습니다.

그런데 며칠 동안은 견딜만 하더니
점차 무력증에 시달리게 됩니다.

밤새 뒤척이다가 새벽에 잠드는데
악몽을 계속 꾸고, 소스라쳐 일어나서
시계를 보고, 또 잠들고....

그러다 보면 밥 먹을 시간이라
밥 먹고

회진이 끝나는 시간을 찾아서
시원한 시간에 잔다고 또 한 잠....

깨어나서 TV보고
점심 식사하고

치료하러 가고
또 자고....

2주 진단을 받고
그냥 2주일 동안은 선비처럼 가만히 있겠다는 생각
잘못 된 것 같습니다.

1주일이 지나면서부터
무력감이 생기고
도무지 정신을 차릴 수가 없너요.

오늘도 비몽사몽간에
하루를 보냅니다.

단 2주일만 움직이지 말고
살 좀 찌워서 나가겠다는 소박한 소망은

무력감으로 인해 망가지는 것 같습니다.

팔은 고삐가 달렸고
다리는 움직이지 않아
말랑 말랑~~

힘이 주어지질 않을 것 같은 불안감....

넘어진 김에 쉬어 간다는 말은
병원에 있는 사람에겐

특히
저처럼
게으르고 무계획 한 사람에겐

적당한 말이 아닌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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