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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지 사건을 보고 들으면서 ...

무한질주2007.07.18 14:17조회 수 1848댓글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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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후지 사건이 뼈저리게 와 닿는 사람 중 하나입니다.

왜냐하면 제가 거의 유사한 사고를 당한 경험이 있기 때문입니다.

제가 수능을 보고 대학 면접을 보러 가던 날이었습니다.

자전거에 한창 빠져 있는 때라, 버스에 자전거를 싣고 학교가 있는 곳으로 가서 자전거를 타고 학교로 갔더랩니다.

저는 사고 당시 정신을 잃고 일시적인 충격으로 사고 당시의 기억이 없습니다. 그래서 사고가 어떻게 일어 났는지는 기억을 못합니다만, 대학 면접날이라, 주변에 수많은 목격자들이 있었습니다.

목격자들에게 전해 들은 바에 의하면 저도 그저 평지를 달리던 중에 아무 사고도 없었는데, 프레임이 두동강 나면서 그냥 고꾸라졌다고 합니다.

물론 저도 헤드 튜브쪽의 탑튜브와 다운 튜브가 절단되는 사고였습니다.

그리고 저도 머리부터 아스팔트 바닥에 그대로 헤딩했습니다.

그 전에도 여러가지 사고가 있었던 경험으로 보건데, 제가 머리부터 부딪혔다는 것은 프레임이 부러지는 순간, 제 명치 등에 충격이 가해 지면서 정신을 잃고 제가 대응을 하지 못했던 것으로 생각됩니다. 여러가지 사고를 당해 보았지만, 저는 자전거에서 떨어져도 대체로 크게 다치지 않는 편입니다. 제 스스로는 사고 시에 대처를 꽤 잘 하는 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정신을 잃고 머리부터 앞으로 떨어졌다는 것은 용마님의 사고와 매우 유사하다고 생각됩니다.

대학 면접날이었던 터라, 헬멧 등 기본 안전 장비를 따로 가져가긴 했지만, 헬멧을 쓰고 눌린 머리로 면접을 볼 수는 없다는 생각에, 헬멧을 쓰지 않았던 것이 정말 아쉽습니다.

그 뒤 저는 얼굴은 눈만 빼고 붕대로 다 감고 한달여를 병원에 입원해야 했습니다. 또한 그 뒤 몇 달 간은 두통 등 여러 휴유증으로 고생을 해야 했습니다.

다행히 정말 좋은 의사 선생님을 만나 매우 세심한 치료를 받았고, 지금은 큰 흉터도 없이(처음엔 성형수술 이야기까지 나왔지만, 성형수술은 하지 않았습니다.) 별다른 휴유증 없이 잘 살고 있습니다.

그 뒤로 저는 운동할 때, 혹은 조금이라도 먼 거리를 갈 때는 반드시 헬멧과 장갑등 기본적인 안전 장구를 갖추고 다닙니다. 오로지 동네 슈퍼 등을 갈 때 정말 잠시 잠깐 타는 경우, 정말 일상적인 경우에만 이를 생략합니다. 물론 이런 경우에는 혹시라도 사고가 날까 겁이 나서 무조건 사고가 나도 안 다칠 정도의 속도로 다닙니다.

이번 후지 바이크 사건을 처음 접했을 때 덜컥 겁이 났습니다. 아, 그 때 내 사고가 내가 죽을 수도 있는 그런 사고였구나. 난 정말 행운아이구나.

요 최근까지 후지 바이크 관련해 여러 글들이 올라오고, 설왕설래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기본적인 안전 문제에 대한 이야기는 거의 없는 것 같습니다.

후지 사건에서 알 수 있듯이 기본적인 안전 장비, 특히 헬멧의 중요성은 말로 다 할 수 없을 정도로 중요합니다.

마치 자동차 운전을 하면서 안전벨트를 매지 않는 것과 똑같습니다.

라이딩을 나가 보면, 불과 몇 년 전까지 수많은 운전자들이 안전벨트를 매지 않고 다니던 것처럼 헬멧을 쓰지 않는 분들을 쉽게 만날 수 있습니다.

그런 분들을 볼 때마다 정말 안타깝습니다.

어제 왈바에 올라 온 판결문을 보더라도, 헬멧을 쓰지 않은 점 등 기본적인 안전 수칙을 지키지 않은 데 대한 책임도 분명하게 명시가 되어 있습니다. 6:4가 되었든 5:5가 되었든 9:1이 되었든 이 책임을 지워버릴 수는 없습니다.

왈바 가족분들에게 꼭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사고는 언제 어떻게 찾아 올 지 모릅니다.

자동차의 안전벨트를 반드시 메는 것처럼, 헬멧을 꼭 착용하시고, 장갑, 고글 등의 기본적인 안전 장구들도 반드시 착용하시기 바랍니다. ^^

ps.
제가 이 글을 쓴 것은 후지 바이크의 대응이 어떻고, 서로 간의 책임이 어떻고, 특정인의 행동이 어떻고 하기 위해 쓴 것이 아니니, 그런 쪽의 악플은 정중히 사양하겠습니다. ^^

ps2.
얼마 전에 아주 특이한 헬멧도 아닌 헬멧을 본 적이 있습니다. 스폰지로 만든 마치 복서들이 머리에 쓰는 헤드 기어와 같은 구조였는데, 이러한 것은 헬멧이 아닙니다. 안 쓰는 것보다 충격을 다소간이나마 완화시켜 줄 수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이는 헬멧으로서는 부적절한 제품입니다. 반드시 안점검사를 받은 신뢰할 수 있는 헬멧을 쓰시길 당부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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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2
  • ps2. 에 대한 제품명이 기억이 안나는데. 그건 생산자 홈페이지에 레이서의 찰과상 방지 용도라고
    써 있던 제품인거 같네요. 몇년전에 인라인 사이트에 그거 쓴 분들 사진을 본적이 있네요.
  • 다행이시네요,큰 사고후에 잘 회복이 되어서...
    헬멧의 중요한건 잘알고 있고 또 자칭 "매니아"라고 생각하는분들은 거의 헬멧을 착용하지요.

    이번 사고의 문제는 헬멧을 착용치 않았다고 프레임이 쪼개졌다는 주장이겠죠.

    부품 업그레이드와 헬멧 미착용이 프레임을 부러뜨린다???
  • 무한질주글쓴이
    2007.7.18 14:31 댓글추천 0비추천 0
    ps2.의 제품은 정말 찰과상 방지용은 될런지 모르겠지만, 큰 사고가 난다면... 으.. 그나마 풀페이스도 아닌, 모자와 비슷한 형태라, 얼굴쪽의 찰과상은 제대로 방지하기도 힘들어 보이더라구요..

    yepi님.. 저는 후지 바이크의 주장이 어떻고 하는 것에 끼어 들고 싶지는 않습니다. 다만, 후지바이크 사건에서 알 수 있듯이, 안전장구의 중요성은 이루 말로 다 할 수 없을 정도이니, 최소한의 기본적인 안전수칙을 다시 한 번 마음에 새기자.. 뭐 이런 정도입니다. ^^
    ps.저도 글을 쓰거나 하진 않았지만, 후지바이크의 태도에는 분명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
  • 라이더의 헬멧착용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큰 사고인데도 불구하고 지금은 괜찮으시다니 무척 다행이라 생각합니다
  • 무한질주글쓴이
    2007.7.18 14:39 댓글추천 0비추천 0
    아, 한강에 나가 보면, 자칭 매니아 라고 생각하는 분들로 생각되는 분들도 헬멧을 쓰지 않는 경우를 쉽게 볼 수 있습니다. 두건을 쓰거나, 자전거 모자를 쓰고 다니시는 분들이 꽤 많습니다. 유니폼이나 자전거를 보면 정말 멋지고, 체격을 봐도 정말 멋진 분들인데 말이죠.. 산악자전거를 타게 되면, 산은 위험하고, 일반 도로, 특히 한강 같은 곳은 상대적으로 안전할 거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지만, 실제로는 어느 곳이나 덜 위험한 곳은 없다는 생각입니다. 한강에서도 어느 정도 오랜 기간 운동을 하신 분이라면, 평균적으로 30Km/h 내외의 속력은 쉽게 낼 수 있습니다. 자동차를 기준으로 보면, 30Km/h라는 속도가 얼마 안 될지 모르지만, 맨 몸으로 30Km/h의 속력으로 어딘가에 부딪힌다는 것은 매우 끔찍한 일이 될 수도 있습니다. 또한 저처럼 특정 상황에서는 정신을 잃고 상황에 대처를 못하는 일이 있을 수도 있는데, 이럴 때 안전 장비들은 바로 생명과 직결 될 수도 있습니다. 용마님도 사고 당시 속력은 그리 빠르지 않았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아무튼, 안전 장비, 특히 헬멧의 중요성은 이루 말로 다 할 수가 없을 것 같습니다. ^^
  • 산에 가지 않더라도 헬멧과 긴장갑은 꼭 낍니다..
    넘어지면서 손바닥 갈아버리면 그게 또 골치아프거든요;;

    완쾌되셔서 다행입니다 ㅎㅎ
  • 한강변에서도 안전사고의 위험성은 항상 도사리고 있습니다.. 보행자.인라인 스케이트.어린아이들.그리고 역주행...등등.. 헬맷의 중요성을 다시한번 깨달았습니다..
  • 헬멧이 두번이나 살렸네요^^
    자칭 낙법에 매니아인데
    잔차에서 날을때는 꼭 머리부터 떨어지던데....
    머리가 무거워서 일까요?
    아님 ......-_-;;
  • 한달이나 입원하셧다니... 많이 다치셧나 보네요

    지금은 건강하시죠?? ~ 그러니 잔차질 35킬로로 달리시징 ㅎㅎ~
  • 무한질주글쓴이
    2007.7.18 19:31 댓글추천 0비추천 0
    조련사/이영빈/igy-love 님 고맙습니다. ^^

    rokmc9385님, 정말 맞는 말씀입니다. 전 대체로 사람이 적은 시간에 다니는 편이지만, 사람이 많든 적든 항상 위험요소들이 많더라구요. ㅎㅎ 안전 라이딩 하세요 ~ ! ^^

    고속맨님, 저도 최소한 자전거에서의 낙법에는 일가견 있다고 생각했는데, 정신을 잃어버리니 뭐, 방법이 없더라구요. ㅎㅎ 항상 조심하세요 ~ 머리부터 떨어지시면 헬멧은 더더욱 필수입니다. ㅎㅎ ^^

    igy-love님, 지금은 너무 건강해서 탈입니다. ㅎㅎ 서울 올라와서 살도 10키로나 쪘더랩니다. ㅜㅜ 요즘 잔차 올라타면 무거워서 안 나가요.. 흑흑.. 예전에는 3*7이 주로 사용하는 기어비였는데, 지금은 3*6을 주로 씁니다. ^^;;
  • 무한질주글쓴이
    2007.7.18 19:40 댓글추천 0비추천 0
    질주의 현재 목표
    1. 속도계의 평균속력을 30Km/h 이상 찍는 것.(home to home)
    2. 주로 쓰는 기어비가 3*7로 다시 올라가는 것.
    3. 그 다음에는 주로 쓰는 기어비가 3*8로 오르는 것.
    4. 그 다음은... ㅎㅎㅎ
  • 오늘 미끄러운 싱글에서 제대로 잭나이프 했습니다.... 머리로 착지하긴 했지만 그래도 이빨이랑 코는 무사했습니다 이마에 핼맷이 쓸리면서 생긴 상처가 났네요 만약 핼멧 안썼다면 제대로 이마 뽀개졌겠죠 어휴.... 생각만 해도 끔찍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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