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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래 잘 마르는 날

구름선비2007.07.22 14:32조회 수 975댓글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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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에 라이딩을 다녀 온 후라 일상이 달라집니다.

같은 아파트 2층에 사는 분이 제가 자전거 타는 것에 관심을 보이더니
같이 라이딩을 하자고 합니다.

꽤 오래 전에 자전거를 사 놓고 혼자서 좀 탔는지
탄 횟수가 많지 않다고 합니다.

동네에서 세 사람만 잔차를 타도 조금 떨어진 곳에 있는 동호회에
나가지 않는다는 말을 하던 터여서
동네에서 자전거를 타자는 말은 그저 고마울 따름입니다.

길 건너 아파트에 사는 분 중에 제가 아는 잔차를 타는 사람이 둘인데
한 사람은 라이딩 스타일이 달라서 같이 타 본 적이 없습니다.

이 분은 바이크랜드에 있는 허리케인 팀 소속인데 하드테일로 빨리 달리는 것을
좋아하는 인간 병기이고,

다른 한 분은 저하고 가끔 싱글을 타지만 얼굴을 자주 볼 수 없다는 겁니다.
까페 활동을 즐겨하지 않는 것인지 라이딩을 해도 말을 몇 마디 나눠보지 못한
그런 사람입니다.

같은 아파트, 그것도 같은 통로 2층에 사는 분이 자전거에 관심을 보여 왔을때
그 사람이 같은 통로에 사는 동갑내기 친구와도 잘 안다고 할 때

그리고 오늘 아침에 라이딩을 하면서 알게 된 것인데 사진에 관심이 많고
실제로 사진을 찍는 것 같다는데 여러가지로 동포애(?)를 느낍니다.

여하튼
새벽 다섯시 반에 만나서 동네 싱글을 타고 집에 돌아와서
아침식사부터 하고 나니
몇 장 찍은 사진과 동영상을 올려야겠다는 찬란한 사명감에
컴퓨터 앞에 먼저 앉게 됩니다.

너무 늦게 일어나는 바람에 일반 팬티 위에 패드 달린 반바지를 입었고
위에도 기능성 런닝셔츠 위에 져지를 입었으므로
땀에 젖은 몰골에서 얼굴만 간단히 씯고 동영상 올리는 일에 열중합니다.

땀을 많이 흘리는 편이라 찝찝하지만
사진과 동영상을 올리고
소속된 까페에 가 보니 썰렁합니다.

왈바도 한 번 들어가 보고, 댓글 몇 개 쓰고....

이제는 샤워와 빨래를 할 차례입니다.

양말과 팬티는 세탁비누로 빨고, 져지와 반바지, 런닝은 울 샴푸로 빱니다.
너무나 대충 빨다보니 때가 잘 지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도 빨래라는 것을 전혀 신경쓰지 않던 사람이 잔차를 타면서
마누라 눈치 안 보고 빤다는 것이 대견합니다.

빨래를 마치고 옷걸이와 집게로 빨래를 널면서 보니
날씨가 화창합니다.

아차!!
장갑을 빨지 않았군요.

다시 빨래를 하기는 싫어서
자취생 모드로 집게에 한 짝씩 매답니다.
바람이 잘 통하고 햇빛이 잘 드는 곳에다 널어 놓습니다.
이래도 장갑에서 나는 냄새는 좀 줄어든다는 거 ㅋㅋㅋ


피곤이 몰려와서 한 시간 반쯤 낮잠을 즐기다 일어나 보니
구름 한 점 없는 여름 날씨입니다.

컴퓨터를 켜고 베란다에 나가 봅니다.

먼 산을 한 번 둘러보고
빨래가 잘 마르나 봅니다.

져지와 런닝의 윗 부분이 말랐습니다.
그런 옷은 잘 마를테고,
패드 달린 반바지를 가져다
장갑 옆에다 널어 놓습니다.

바람도 잘 통하고 햇빛이 강하게 비치는 곳이니
금방 마를 겁니다.


언젠가 마누라에게 말한 적이 있습니다.

'나는 왜 빨래가 잘 마르는 것을 보면 그렇게 기분이 좋을까?'

원하는 것은 아닌데 그 때 마누라는
'그럼 빨래나 좀 도와 달라'고 합니다.

내가 자전거를 타면서 내 운동복을 빨게 된 것도 얼마나 발전된 것인데....


글을 쓰면서 밖을 내다 봅니다.

하늘이 푸르지는 않지만 햇볕은 강렬한
전형적인 여름 오후입니다.

빨간색 집게의 색깔이
옛날 어릴때
후래쉬를 손 바닥에 대고 바라 본 손등 같은 색깔입니다.

그 집게에 매달린 장갑과 패드 달린 반바지를 흐믓하게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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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회 왈바랠리 코스답사를 마치고 돌아왔습니다. (by bikeholic) 여수에서 계시는 산악자전거를 타시는 분이 있읍니까? (by Dunc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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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4
  • 장갑은 인조가죽(그래도 가죽)이라서.. 그늘이 좋은거 같습니다..
  • 구름선비님 빨래는 초보시네요 ㅎㅎ
    그늘에 말리셔야 합니다 뒤집으셔서요 ^^
    흰색 져지의 경우에도 직사광선을 바로 받으면 색이 좀 바래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뒤집어서 널으세요
    저는 샤워할때 쓰는 바디클린져 제품으로 제 몸도 닦고 그 거품으로 져지나 속옷도 빨아버립니다
    장갑은 물에 오래 담그시면 탈색되니까 안되구요 세제 풀은 미지근한 물에 퐁퐁 두세방울 떨궈서 거품 내셔서 칫솔 같은 걸로 한방향 으로만 문질러 빨면 좋습니다 막 문지르시면 봉제한 부분 실밥이 터지더라구요

  • 빨래를 저렇게 베란다에 널어 놓으면....
    잠시후...부녀회에서 벨이 옵니다....
    "베란다에 빨래 널지 마세요......서민 아파트(??)라고 해서....아파트 값 떨어져요..."
    허걱???

    설마~~하시지만...정말 모 지역 일부 아파트에서는.....베란다에 빨래 너는 것....통제합니다...

    (빨래,,,,세탁기 돌리고..빨래 널고...빨래 걷어서 개고....그리고..서랍에 넣는 것...
    모두 저의 임무(??) 입니다.....흑!!!..날 좋은 날.....뽀득뽀득..마르면..기분 쥑입니다..)
  • 음.....벽새개안님과 풀민이님은 마치 주부 같아요.
  • 구름선비글쓴이
    2007.7.22 18:18 댓글추천 0비추천 0
    벽새가안님,
    그저 소독이면 좋습니다. 얼마나 쓰겠다구요.

    ksc4758님,
    져지류는 그늘에서 말립니다. 전에는 화장실에다 널어 놓기도 하였습니다.
    글에서 보셨다시피 그저 주물럭주물럭 빨지요^^

    풀민이님,
    서민이라 상관 없습니다. 부자동네가 아니니까요 ㅎㅎ

    떠블에스님,
    대부분 주부같이들 하시는 것 같습니다,
  • 저는 이 말에 잠깐 멈췄습니다.

    인.간.병.기. ^^;;
  • 저두 라이딩 갔다와서는 빨기가 외이렇게 귀찮은지 ...

    그냥 안빨고 나뒀다가 한번 더 입고 타는 경우도 있고요 우웩

    아님 샤워하면서 물에 담구면 소금끼는 빠지니까 그렇게 하고 바로

    널구 할때도 있습니다 ㅎㅎ 외케 빨래는 귀차니즘이 ...
  • 아침에 세탁기 돌려서 빨래 널고 .............
    저쪽에 다녀와 보니 바짝 말랐네요
    어찌나 기분 좋은지~~~~
  • 제 경우엔 빨래집게를 완전히 믿지 못해서 안쪽으로 널게 됩니다..ㅎㅎㅎ
    잔차 의류를 손수 빠는 일은 대체로 공통적인 현상이군요.
  • 져지 세탁기에 빠면 손상됩니다
    무조건 손빨래......
  • 전 귀차니즘으로...
    그물망에 넣고 세탁기에 걍~~

    선비님의 글은 잔잔한 호수 같습니다.^^*
  • 항상 구름선비님글을 읽고있으면 마음이 차분해집니다.
  • 말리기는 그늘에서...
    빨기는 귀차니즘으로 망에 넣어 란제리코스로 돌려버립니다.
    장갑은 귀찮아도 손빨래...
    단벌신사가 요새같이 빨래 잘 마르는 날이 와따죠...^^
  • 저만 간이 큰가 봅니다..
    잔차질 후.... 모조리 벗어서 내 놓습니다..

    그래서 계절별로 위아래 두벌씩 있습니다.
    그래서 의류는 절대 좋은넘 안삽니다.
    4년전 산 옥션표 쫄바지도 아직 입을만 합니다...

    사실... 결혼전에 한 약속을 철썩 같이 믿고 있는 제 와이프가 신기합니다..
    1. 산에 가는거 뭐라하지 말것
    2. 술먹는거 뭐라하지 말것
    3. 담배피는거 뭐라하지 말것
    4. 가사일은 무조껀 와이프가 할것...

    애들이 커가니 3번을 자꾸 눈치를 주네요...
    사실 저도 3번은 자꾸 싫어지는데... 매일저녁 낼부터 금연한다라고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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