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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여름 날의 이야기 ...2부

풀민이2007.08.04 23:42조회 수 670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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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담산장에 도착했을 때는 제법 어둠이 깔릴 때였습니다...
백담산장은 통나무 산장으로 남여 숙박장소가 다르게 되어 있고...
군대 내무반 처럼 통나무로 길게 침상을 이어붙여서 만든 곳으로...
그냥 등산객들이 아무 곳이나 길게 누워서 쉴 수 있게 된 곳입니다...
취사는 바깥에 별도의 장소가 있기 때문에....그곳에서 하면 되고....일단 저녁을 먹기 위해.....
쌀을 씻고....감자 껍질을 벗기고...홍당무를 자르고...양파..고기를 넣고.....(무얼 만드는 것일까요??)
네~~맞습니다...바로 카레입니다....
간편하고 빠르게 야외에서 만들 수 있는 것이 바로 카레이지요....
후다닥..게눈 감추듯 저녁을 마친 우리들은...
다음날 새벽에 일어나 등산을 하기 위하여 빨리 쉬기로 했습니다.
(물론 설겆이도 제가 합니다...왜냐고요???.....우~~씨... 원래 제가 그런 걸 잘 합니다....)

선배들과 잠을 자기 위하여 침상을 둘러 보니....제법..안에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1층 침상에는 자리가 없고....사다리 타고 2층 침상으로 올라가 보니...
끝쪽 구석 부분에..조금 여유가 있더라고요...
그래서 모두들 그쪽으로 살살 걸어가서...(벌써 잠을 자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몸을 눕혔습니다...
그리고 소곤소곤..선배하고 이야기 하고 있는데....
"학생들..그만들 이야기 하고 잠들 자지....모두들 새벽에 일어날 사람들인데....." 하고 점잖게 꾸짖는 분이
계시더라고요....그래서 찍!! 소리도 못하고..눈을 감고 잠을 청했습니다.....

얼마쯤 잠을 잤을까???..(실제로는 30분도 안지났더라고요...)
너무나 시끄러운 소리에 잠이 확!! 깨었습니다....그래서 깜짝 놀라 일어나서 앉았습니다...
그리고 어둠 속을 두리번 거리며..그 소리의 진원지를 찾아 보았지요....
바로 건너편 2층 침상에서 나는 소리였습니다....그것은 바로 코고는 소리.....
순간 전 깜짝 놀랐습니다....산장 내부에는 대략 30명 이상의 인원이 있었는데....
거의 모두가 자지 않고...마치 몸유병 환자처럼 시선을 그 소리나는 곳으로 고정한 채..
앉아 있는 것이었습니다...
"어휴~~큰일 났네..내일 새벽에 일어나야 하는데..." 한분이..넋두리 하듯..중얼 거립니다...
"저~~어기..옆에 계신 분이 주무시는 그분을 좀 깨워 보시죠....." 하는 소리도 들립니다...
그러자..코고는 사람 옆에 있던 어느 분이 후레쉬를 켜더니...
잠을 자는 그 사람의 얼굴을 비춰보는 것이었습니다...
그러자....잠을 자던 사람이 강렬한 불빛에 놀랐는지..후다닥....놀라서 깨어났습니다...
"뭐요?? 왜 잠자는 사람 얼굴에 후레쉬를 비춥니까????"
하고 싸울 듯한 기세로 옆의 분에게 화를 내는 것이 었습니다.
"그게 아니고...워낙 코를 심하게 고시길래.....다른 분들이 잠을 못 주무시고..."
"그래서 어쩌라고요....제가 일부러 그럽니까?....그렇다고 자는 사람 얼굴에 후레쉬를 비춰서 깨웁니까?"
하고 언성을 높였습니다... 그러자..옆의 그분이..은근히 화가 난 모양입니다..
"여보세요...당신도 잠을 깨웠다고 화를 내시는 것처럼....다른 분들도 당신 땜에 잠을 못자고 있다고욧!!!"
하고 후레쉬를 실내를 슬쩍 돌리면서 비춰 보였습니다...
그러자 침상 끝에....거의 30 여명의 사람들이...마치 좀비(???)마냥 눈이 쑥 들어 간 모습으로....
그 사람을 쳐다 보고 있는 모습이 보였습니다...(순간....좀 으시시하더군요..마치 유령들 같아서리....)
그 모습을 본 코를 골던 그 사람은....미안함과 낭패어린 목소리로....
"제가 코를 좀 심하게 골긴 하지만....사실은 전 OO일보 기자인데....낼 취재를 하려고...어쩌고 저쩌고...."

하지만...별 수 있겠습니까???....
그 사람은 미안하다고 하였지만...그대로(??) 누워서..탱크 궤도 돌아가는 소리를 내며...그대로 잠이 들었고...
저를 비롯한 다른 사람들은..자리에 누워서 억지로 잠을 청해 보지만....그 엄청난 괴음에 못견디고..
뒤척뒤척이다가 결국 새벽까지 하얗게 밤을 지샜습니다.....

새벽..4시....(아마 훨씬 그 이전이었을 겁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원래 계획했던 시각보다 훨씬 먼저 일어나서(??????????)....
등반 준비로 부산해졌습니다..
물론..우리의 탱크부대(??) 아저씨는 그 순간에도...결코 멈추지 않을 것 같은 탱크를 돌리고 계시고......
우리도 그틈에 끼어서..출발을 하였습니다...

아직 바깥은 깜깜한 어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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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5
  • 좀비 마냥...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여기서 뒤로 자빠져서 정말 뇌진탕 나는줄 알았다는...쩝...아파라~

    점점 빠져 듭니다~~~
  • 좀비마냥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나두 여기서 웃겨요
    그때 그 분위기가 상상이 됩니다
  • 정말 난감한 상황이죠~ 코고는 분을 위한 독방을 만들어야 할꺼에요 공공장소에선~
  • 군대에서 그런 친구가 있었는데
    방독면을 쓰고 자는 고문(?)을 당했었죠. ㅎㅎ
  • ㅎㅎㅎ... 어느 고장 타령인지...대단한 타령임엔 틀림이 없습니다...ㅎㅎ
    지난 얘기라..웃으며 할 수 있지만...잠 못들때의.. 그 괴로움은...
    여간 참기가 힘든게..아니지유..흐흐~~ 얘기 잘 읽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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