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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간 산행에 길을 잃다...

탑돌이2007.08.14 23:16조회 수 905댓글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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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이나 밤이나 홀로 라이딩을 즐기는 편입니다.

지난 주말, 고즈녁한 저녁에 초행 산길을 오르기 시작하여
하산하는 길
이정표 없는 3거리에서 망설이다 손바닥 침튀는 방향으로
한참을 내려가다 보니, 다시 오르막길ㅜㅜ

맞는 길이겠지 생각하며  무덤 몇개를 지나,
유령처럼 서 있는 노간주 나무에 놀라
돌부리에 채여 신발이 몇번 벗겨지고...
슬슬 무서워 진다
밧데리가 벼텨 줘야 할텐데ㅠㅠ

이제는 끌바로 산모퉁이를 돌아가니.. 떡 버티고 있는 나무계단길
그 위를 쳐다보니 까마득한 산 봉우리 위로 구름이 바람에 날려 무서운 속도로 흩어지며
괴괴한 분위기를 연출하는데
마치.. 히치코크의 '사이코'에 나오는 모텔 언덕의 한 장면이라
이제는 후회 막급 ㅜㅜ

저길은 무서워서도 못넘겠다 생각하며 설기현 전법으로
역주행...

예의 그 삼거리에서 다른 길을 선택
이번엔 계곡이다.
급류로 드러난 나무 등걸, 물에 할퀴어
자갈만 드러난 급경사 길.. 물길을 따라가면 평지에 도달할 거라는
믿음 하나에 의지하여 내려오니 절이 하나 나온다

주차장에 잔차를 세워두고
사냥개에게 몰린 토깽이마냥 물한모금 마시고 숨을 고르다 잔차에 오르니
어라...
뒤가 이상하다.
평크가 낫네 OTL...

이제야 말로 핸폰으로 SOS를 날려야 할때..
허나, 존심이 허락하지 않는다.

끌바로 한참을 내려오니 마침 버스 정류장이다.
매정한 운전수는, 잔차는 안된다네.
사정하니 그럼 시내 들어가기 전에 내리는 조건으로 오케이..

버스 속에서 잔차를 보니 처량하기 그지 없네
세상에 평크난 잔차처럼 궁상맞은 물건이 또 있을 까.
승객들 눈에는 아마 내가 처 궁상맞게 보였겠지만..

버스에서 내려 잔차를 주유소에 맡기고 택시를 타고 집에가서
내차를 몰고 다시 온다....

베란다에서 평크를 때우려 보니
이럴 수가.....

정확히 2cm, 끝이 바늘처럼 날카로운 못이 타이어 정중앙에 박혀 있다.

끙끙.. 땜질한뒤 3일 굶은 자식 배채우듯
팽팽하게 바람을 넣고, 세차한뒤 잠자리에 들었다
새벽 2시구나..

다음날 일어나 잔차를 보니...크억.....
다시 납작 엎어진 뒷타이어

그놈의 못이 튜브를 완전히 관통해 버렸던 것이다.


참 악몽같은 야간 라이딩었습니다.
그래도 지금 생각하니 재밋네요....웃음도 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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