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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이틀...

ilcapo2007.08.24 14:28조회 수 636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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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그제.. 제가 직접 (가벼운) 사고를 당하고,, 사고를 목격했네요...

자전거 조심해서 타야겠습니다..ㅎㅎ


1. 그제 야간에 용인구성에서 탄천따라 턴 찍고 돌아오는 길이었습니다.. 세컨 하드텔 마저도 지름신을 맞아 업글한 후 첫 라이딩이었죠..

   그런데, 라이딩 나갈려고 고글을 쓰는 순간 뚝!! 하고 다리고 부러지더군요.. 속으로 "XX"하면서... 다른 고글 쓰고 나갔습니다.

  징조였는지 분당 찍고 구성으로 돌아오는 길에 사람도 없고, 샥이랑 휠셋 교체 했더니 속도도 잘 나간다고 신나게 밟고 있었죠.. 속도는 한 30정도 되었나?..

  앞에 보니 왠 여자애 둘이서 자전거 한대를 타고 자전거 도로 왼쪽을 따라 가고 있더군요..
    
  멈췄다 갈까.. 그냥 지나갈까 하다가 빨리 지나가자 하고 페달을 다시 밟고 지나가려는 순간.. 이 꼬마들이 갑자기 우측으로 유턴을 하는 겁니다..  뒤도 안 쳐다보고 하더군요..

  방법이 없었습니다.. 순간 "억" 소리를 지르면서 반사적으로 우측으로 틀었지만, 그 자전거 앞에 제 몸 왼쪽이 걸리면서 한 5미터 정도 날랐습니다..

  속으로 그냥 "X 됐다"(비속어라도 이해해주세요..^^) 이런 느낌이었죠.

순간 응급실행이 번쩍 하면서 머리를 스쳤습니다..그리고는 꽈당...

아무 생각 안들더군요..

그나마 천운이었는지 어떻게 자빠졌는지도 모르겠지만 넘어진 곳이 자전거 도로 옆 풀밭이었습니다...

  화도 나고,, 애들 걱정도 되고 뒤를 보았더니 엄마가 같이 있었나 봅니다..

  꼬마 애들에게 얼마나 뭐라고 하던지... 자전거는 왜 타고 나와서 이꼴이냐,  엄마 말 안듣고 참 꼴 좋다.. 등등... 아파서 울고, 서러워서 울고..

  참.. 그걸 보고 있으려니 화도 못 내고,, 가서는 그냥 어디 안 다쳤냐.. 다음부터 방향 바꿀때는 항상 뒤에 뭐가 있는지 조심해야 한다고 달래고 말았습니다..
  
  꼬마애들은 정강이에 살짝 까진 상처 하나 있더군요.. 그래도 많이 아프겠다고 달랬지만..

  정말 도로위의 어린아이들은 폭탄이 맞는가 봅니다..

  완전히 애 둘 보내고, 저도 응급실 갈 뻔했습니다...
(아기들 자전거 태우실때, 헬멧 필수입니다..)




2. 그제 사고로 컨디션이 안 좋았지만(왼손목 타박상 및 상체 근육통).. 주말 대회 참가를 위해 잔차 적응을 해야하는고로 법화산에 올랐습니다.

    산 정상 30미터 아래쯤인가요?  어느 할머니 한분이 죽는다고 소리지르고 있고,, 주위에 아주머니, 할아버지 몇 분이 다리를 주무르시면서 계시더군요..

   그래서, 쥐가 나셨나 하고 가봤더니.. 근육은 아무 이상 없고,, 관절도 이상 없고,, 정강이 부분이 멍든 것처럼 퍼렇게 되어 있는 겁니다.

   뭔가에 맞았나 하고 여쭤봤더니..내리막길에 미끄러져 넘어지신거라네요..

  순간 골절이 의심되어서 물어보니까.. 넘어지시면서 뚝 소리가 났답니다... 그리고, 지금도 계속  뼈가 울리면서 아프다 그러고요..

  그런데, 주위분들은 그냥 쥐난건가 해서 다리를 주무르셨다고 하더군요..

   바로 아는 의사한테 전화해서 물어보니.. 골절일때 만지면 큰일 난답니다.. 부러지면 부러진 그대로 만지지 말고 가장 먼저 부목을  대고 후송하라고 합니다.
  (골절 부위가 움직이면,, 뭐 지방이 어떻고 골수액이 어떻고 하긴 하던데요..잘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주위 나무가지에 손수건을 묶어서 일단 부목을 대었습니다.

   그때 쯤 주위에는 여러분이 오셨고.. 전부 119에 전화해서 후송을 준비하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헬기후송을 오기로 했고,, 근처에 있던 건장한 젊은이가 할머니를 업고 산정상으로 옮겼습니다..(저는 클릿슈즈라.. 양보했습니다... 쿨~~럭!!)

   다행히 아무 사고 없이 119 구조대에서 들것을 매달아 헬기로 올려서 병원까지 후송을 했고요. 할머니를 위해 같이 합심했던 모든 분들은 즐겁게 하산을 했습니다..

  세상은 삭막한 줄로만 알았지만,, 어제 산에서 본 모습은 지나가던 모든 분들이 자기 일처럼 노력하시더군요..

  아마 산을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이 아직도 따뜻한 마음을 가지고 있어서가 아닐지 조심스레 추측해봅니다..^^



  

  어제, 그제 일들 때문인지  지금은 제 몸 컨디션이 안 좋습니다.. 손목은 더 아파오고, 아무래도 이번 주 시합도 참가 자체가 겨우 가능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뭐, 이게 다 사람사는게 아닐까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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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4
  • 아이들이 앞에 보이면 절대 감속하고 뒤에 뭐가 있는지 알 수 있도록 큰 소리를 내줘야 합니다.
    사고가 나도 아이들은 거의 잘못이 없지요. 인지능력,주의능력,운동능력 모두 낮으니까요.

    하지만, 다 큰 사람들 중에도 이런 아이들 같은 사람들이 더러 있습니다.
    믿으면 다칩니다.
    약간은 의심하는 라이딩이 안전한 라이딩을 보장하지요.

    빠른 회복 바랍니다.
  • 참..대단하시네요....
    아무리 말로만..잔차 예절 운운하지만..실제로 뒤를 돌아 보지 않고 턴 하는 어른 아이들 땜시
    넘어지거나 다치게 되면...자신도 모르게 화가 나서 큰소리를 치는게 우선이 되던데...
    그 와중에서도 아이들 걱정으로 아이들을 타이르는 자세는..모범이 될만합니다...
    (사실 그러기가 쉽지 않습니다..)

    나이드신 분들은...일단 넘어지면...골절을 의심부터 하여야 합니다...
    제가 아시는 분 한분은 집안에서 냉장고 문을 당기다가...엉덩방아로 넘어지셨는데...
    그만 골반뼈가 으스러져서...결국 돌아가실 때까지 일어나시질 못하시고....
    누워만 계셨더랍니다....

    이틀동안...정말 특별한 일들을 겪으셨네요....
  • ilcapo글쓴이
    2007.8.25 00:27 댓글추천 0비추천 0
    예, 이틀이란 짧은 시간에 말로만 듣던 걸 직접 경험하니 뭐라고 해야 할지, 하여튼 신기합니다.

    스위피님// 감사합니다... 책임이 누구에게 있든 아이들은 보호대상이 맞습니다... 이번에 정말 좋은 교훈 얻었습니다. 잠깐 방심했다가 정말 큰 사고 날 뻔 했습니다.
    풀민님// 제가 대단한 게 아니라,, 모든 분들이 다 그리하셨을 겁니다.. 솔직하게 고백하면 충돌순간에 전 포기하는 심정이었기 때문에 누가 더 잘못했는지 따질 생각도 안들었고, 아이들에게 화를 내기보다 얼마나 다쳤는가가 더 궁금하고 겁이 났던게 사실이었습니다. 크게 안 다친 거 같아 오히려 제가 고맙던걸요..

    오늘 친한 한의사한테 가서 가볍게 진찰했더니 다행히 손목뼈나 인대는 손상이 없어보인답니다.. 혹 통증이 오래가면 엑스레이 찍어보고 골절 확인하라네요.. 어차피 치료방법은 손 안쓰는 거 밖에 없다나요..^^

    그래도 이번 주 가평 시합 나갑니다..ㅋㅋ
    동호회 분들이 완주 가능할지 내기거는 분위기네요..ㅎㅎ
  • 좋은 경험을 하셨네요 ~

    항상 좋은일을 하시고 즐겁게 생활 하신다면

    언젠가는 복이 다 들어오실겁니다~

    안타까운 일들이었지만 웃음이 묻어나는 글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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