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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속의 새

franthro2007.09.07 19:01조회 수 757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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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때 TV에서 하는 몰래카메라를 보고 있는데 최민X씨가 주인공이네요.
그런데 예전에 제가 90년대에 하이텔이나 천리안을 할때 알던 통신 친구중에서 지금은 연락이 끊어졌지만 강씨성을 가진 동갑내기 친구가 있었는데 방송에서 오토바이족으로 한껏 뽐을 내고 출연한 최민X씨를 보니 저 친구가 생각이 납니다.  이 친구는 오토바이를 타는 사람은 아니었지만 얼굴과 목소리, 발음 그리고 스타일까지도 둘이 너무나 닮았다는 생각이 들어요.  필요이상으로 거창하게 폼잡는 것까지도 똑같구요.  ^^ (최민X씨가 영화배우라는 직업인으로서 그런 모습을 보이는 것에는 대체 평상시의 모습과 연기할때의 모습간에 차이가 뭔가 하는 생각이 들어 마이너스 점수를 주지만 평범한 생활인으로서는 처음에 거부감이 들지언정 자세히 살펴보면 나중에는 오히려 역설적으로 귀엽다는(?) 생각이 듭니다.  제가 예전에 알았다던 통신 친구도 마찬가지구요.)    

제가 이번에 직장을 그만두고 대구에서 서울로 다시 올라갈 예정인데 직장을 그만두는 상황이 약 15년전 대학원때의 상황과 너무 비슷해서 사주팔자를 한번 봐볼까 하다가 그만두었습니다.  사주팔자를 굳이 보지 않은 이유는 인간의 운명이 정해져 있는 것이라면 원래 정해져 있는 것이니 볼 필요가 없는 것이요... 운명을 바꿀 수 있는 것이라면 바꿀 수 있는 사주팔자를 구태여 봐서 모하겠는가라는 생각이 들어서였습니다만, 사주팔자보다 더 흥미진진한 것이 사람의 외모, 목소리 그리고 사는 방식이나 행동 스타일 사이에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지나 않을까 하는 그런 느낌이 문득 듭니다.

Double bind(이중구속)라는 용어가 있는데 쉽게 말해서 딜레마에 빠진 상황, 진퇴양난의 상황을 뜻하고, 서로 모순되는 메세지가 주로 윗사람으로부터 아랫사람에게 전달될때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그런 상황을 의미하기에 때로 선문답과 연결되기도 한답니다.  옛날 학창시절에 읽은 김성동씨의 소설중 병속의 새에 관한 어려운 질문이 떠오르는데...  병안에 새가 한마리 갇혔을때 병을 깨지도 말고 새를 죽이지도 말고 그 유리병속에 갇힌 새를 꺼내려면 어떻게 해야 되느냐 뭐 이런 화두였던 것 같습니다.   옛날 15년전에도 저런 상황에서 제가 선택한 방법은 해답을 모르기에 그저 떠나는 것이었는데 오랜 세월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그 해법을 모르기에 또 다시 부딪힌 저런 상황에서 직장을 그만두고 떠납니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옛날에는 아무 말없이 아무 인사없이 그냥 떠났다면 지금은 2주에 걸쳐 철저한 인수인계를 해주고 떠나는 것... 그 차이밖에 없네요.  

요새 날씨가 대체 어떻게 되어가는건지 여기 대구는 일주일 내내 비가 오다시피 하는데 왈바 회원님들 건강하시고 안전한 자전거 라이딩 즐기시기 바랍니다.  빨리 방이 빠져야 이사를 할 것인데 제가 서울에 무사히 잘 이사할수 있도록 빌어주세요...  

ps. 저 영화배우 겸 탤런트... 마음에 드는 말 한마디 하는 것이 생각나서 몇자 더 적습니다.  내가 나답게 사는 것이 참 중요하고 어렵다...  이런 말을 하는데 많이 공감합니다.  어떤 정신의학자의 말에 의하면 내가 나답게 살지 못할때 그게 바로 모든 마음의 병, 정신의 병이 생기는 근원이 된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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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4
  • 오랜만에 뵙는군요.
    이사 잘 하시고 안전라이딩 하세요~
  • 정말 오래간만에 뵙는군요.
    글의 무게가 여전하시네요.
    서울 오셔서 하시는 일 잘 되길 빕니다.
  • franthro글쓴이
    2007.9.8 02:06 댓글추천 0비추천 0
    요새 평일낮에도 연거퍼 잠을 자서 그런지 일찍 눈을 떴더니 새벽 두시입니다. 사실 속마음은 서울로 다시 돌아가고 싶은게 아니라 어디 바다가 있는 도시에서 살고 싶은데 (부산, 충무, 통영등 남해안 일대 어딘가...) 그게 어디 갑자기 되는 일이겠습니까... 일단 서울로 무사히 원대복귀하고 봐야겠지요. 갑판사관님 구름선비님 관심가져주셔서 감사드립니다.
  • ^^ 공감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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