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제 간간이 내리는 빗방울에도 불구하고 모처럼 한강을 보려고
잔차를 끌고 나갔는데 며칠 잔뜩 찌푸렸던 하늘이 서쪽부터 살짝 개면서
모처럼 고개를 내민 석양이 황금빛 코스모스 위로 쏟아지니
눈앞이 온통 황금빛으로 화사했습니다. 그래서 한 컷^^
중랑천에는 대단히 긴 자전거도로가 있습니다.
자전거도로에 나가 보면 아이들부터 노인들까지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자전거를 타고 다닙니다.
그런데 좀 의아한 게 있습니다.
여기저기 길가에 보이는 나무 말뚝이 그것인데요.
아마 길 옆에 있는 화단이나 초지로 들어가지
못하게 하는 경계 표시 같은데요.
이 나무말뚝이 길이도 짧아서 자전거를 탄 상태로 보면
한참 내려다 보일 정도입니다.
그런데 뭐가 의아하냐고요?
그야 그 말뚝의 생김새지요.
말뚝을 땅에 박아 줄을 연결한 것까진 이해가 가나
왜 말뚝의 맨 윗부분을 하나같이 뾰족하게 깎아놓았는지
도무지 알다가도 모르겠습니다.
예전엔 철근을 박아놓은 곳이 있어
시청 게시판에 항의했더니 시정을 약속하고는
며칠 뒤에 곧 철거한 일이 있었지만
이런 것도 모두 민원을 제기해야 할까 봅니다.
만약 노약자나 둔중한 사람이 자전거를 타고 가다가
말뚝 위로 엎어지기라도 하면 자칫 위험해 보입니다.
같은 값이면 좀 끝을 둥그렇게 만들던가
차라리 그냥 사각형의 절단면 그대로 설치하든가
뭔 모양을 낸답시고 그렇게 육각모로 다듬어 날을 세우는지...
어찌 보면
"아..그러게 다니는 사람들이 조심하면 되지"
하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할 수도 있는 일이겠으나
인도주의를 따지기에 앞서서 행정 일선에 선
담당자들의 세심한 배려의 부재가 매우 아쉬운 대목입니다.
방범에 별 도움도 되지 못하면서
높다란 담장 위에 깨진 병을 촘촘하게 박아놓은 집이
주위에 아주 흔했던, 그래서 더욱 삭막함을 느끼던
시절이 있었지요.
'담장의 말뚝은 끝이 뾰족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자신들도 모르게 배어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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