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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제

구름선비2007.09.18 18:36조회 수 976댓글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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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나 중학교 다닐 때는 그런대로 공부를 잘 하는 편이었다.

집안 사정이 기울어 가까운 곳에 있는
공업고등학교로 진학을 할 수 밖에 없는 처지에 도달했을 때까지....

그 즈음에 독감이라고 알려진 병에 걸리면서
머리가 빠지고 빠진 머리가 복구가 되지 않아
지금도 머리 숱은 적은 편이다.(누구 생각^^;;)

당시부터 집중력이 떨어져서 40이 될 때까지
집중력과는 담을 쌓고 살았다.

40이 되기 전에 컴퓨터를 배워야겠다는 생각에
나름대로 주경야독(?)을 해서
DOS 떼고, 유틸리티 몇 가지 사용하고
목구멍이 포도청이라고 먼저 배운 것이 WP였다.

당시만 해도 우리 포도청엔 PC라는 것이 몇 대 없었다.
인적사항 등을 조회하는 단말기는 설치되어 있었지만
문서를 PC로 작성한다는 것은 요원한 일처럼 보이던....

그 후에 엑셀을 시작하고
어느정도 되었을 때부터는
엑세스를 혼자 시작했다.

뭐 수준이야 남들이 보면 웃을 정도지만
그것을 하면서 집중력이 조금 좋아진 것을 느끼기는 했다.

왜 이 이야기를 하냐하면
나는 책만 보면 잠을 자는 그런사람이기 때문이다.
전에 컴퓨터를 배울 때도 그랬고
자전거를 시작하고 나서도
몇 권 사다가 읽어 보기는 했지만
역시 잠을 자는데 도움이 되곤 했다.

얘기가 옆으로 샜는데
어쨌든 나는 집중력이 없이 덤벙대는 사람이고
그래서 책은 맞지 않는 사람이다.

음악 싫어하는 사람은 없겠지만
나도 음악을 좋아했다.

아마 나와 같은 나이 또래거나
더 드신 분들은 옛날의 방송을 기억할 것이다.

내가 알기로는 지방에는 FM방송이 없었다.

서울에도 몇 개 밖에 없었고
당시의 라디오는 스테레오 방송을 수신할 수 있는 것이
별로 없었다.

그래서 그런지
수도권 사람이 아니면
우리 또래는 음악을 가까이 한 사람은 적은 것 같다.
물론 지방이라도 좋은 환경에서 좋은 오디오와
디스크를 가지고 음악 들은 사람도 있겠지만
민초 중에는 그렇다는 얘기다.

잠시 동안은 카오디오에도 관심을 가져서
차에 무거운 앰프 두 개와 큰 우퍼를 싣고 다녔었다.
자전거를 시작하면서 자전거 싣기가 불편해서 떼어 버렸고
지금은 그 우퍼와 무거운 앰프, 폭탄 한 개가 장농 위에서 썩지만....

물론 여기에서 알게 된 십자수님이나 수카이님처럼
전문적인 음악의 지식이 있거나 매니아는 아닌 그냥 좋아하는 정도이다.

오늘은 시간이 많은데 나갈 곳도 없고하여
음악이나 한 번 들어볼까 하고
DVD몇 장을 꺼냈다.

일본 여자의 클래식 기타 연주 하나,
뚱뚱이 속주의 락 기타 하나,
그리고 다른 것 하나....

그 중에서 팻 매시니를 택했다.
이 사람에 대하여 잘 아는 것은 아니지만
몇 개의 DVD를 보던 중에 연주가 맘에 들어서
두어 개를 샀는데 그 중 하나이다.

이상하게 생긴 기타 연주의 오프닝 음악을 듣고
조금 더 듣다 보니 졸립다.

하긴 어떤 음악도 듣기만 하면 잠이 쏟아지니
끝까지 들어 본 것이 없다.
듣기야 듣겠지. 자면서....

이게 마음이 편하다는 뜻인지
전혀 음악을 들을 줄 몰라서 그런지....

정신 번쩍 들 정도로 음악을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잠이 완벽하게 들지는 못하고 음악을 껐지만
앞으로 잠이 오지 않을 때는 음악을 틀어야겠다.

책과 함께 음악이 내게는 '수면제'가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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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8
  • 저와 같은 제품의 약을 쓰시는군요.ㅡ,.ㅡ;;;;
  • 그 둘의 존재의미가 딱 그 정도일 때가 좋은 것 아닐까요?
    책도 종류가 여러 가지지만 전 화장실에서 보는 책이 제일 좋습니다.
    음악은 화가 조금 났을 때나 졸릴 때 차안에서 약간 크게 틀어 놓고 듣는 Rock이 좋습니다.
    욕심을 내서 하는 것이 없지만 그것은 못해서가 아니라 정도껏 인내하면서
    즐긴다고 생각하며 삽니다.
  • "home" , pacience"이 두곡은 제게 너무 큰 감동이었습니다.
    그의 연주곡들은 영혼을 적신다고 해야 하나요..장끄로드 발레리와 함께 좋아하는 뮤지션...^^
    아...폴모리도 있군요..

    근디유...
    지금도 머리 숱은 적은 편이다.(누구 생각^^;;) <------요거이 누굴까 생각혔는디유..
    아무리 생각혀봐두...저~쥬~??....>.<::: 넘...지발 절였나유??...ㅎ

    추석연휴 행복하시게 보내세요 형님~!!!^^
  • 저의 수면제는,
    영화 입니다....집에서 보건, 연화관에서 보던지간에...
    시작 20분이 고비 입니다....여지껏 지대루 본 영화가 별로 없습니다..
    제가 두려워(??^^::) 하는 호러물과 애로물도유...>.<:::ㅎ
  • 저와 같은 제품의 약을 쓰시는군요.ㅡ,.ㅡ;;;; 2.
    저역시 책을 보면 졸고, 한때 음악에 미쳐 등록금 홀랑 스테레오 오디오에 쏱아붙고 졸업을 못할뻔 했던 시절이 있었더랍니다.^^(그때만 해도 스테레오 오디오가 정말 귀했지요)
  • 저는
    출근을 위해 잠을 청하려고 책을 보면 정신이 맑아집니다.
    한창 활동할 시간에 보는 책이 저를 못 견디게 하지요...ㅎ
  • 구름선비님에게 단잠이 많아졌으면 좋겠읍니다
  • 팻 메시니에 대한 언급을 하려고 댓글을 쓴건데....^^
    제 컬러링이 펫 메시니의 97년작 Follow Me...입니다.
    좋은 음악은 때로는 좋은 친구가 곁에서 수다를 떨어주는 것 같아 좋습니다.
  • 수면제...........전 쐬주입니다....ㅡ,.ㅡ;;;;
  • 도서관 분량의 책을 읽은 사람도 책은 수면제입니다. 늘 조는 걸요.
  • 전에 병원에 계실 때 책을 좀 갖다드리려고 했는데
    잠만 온다고 하신 말씀을 듣고 이미 알아차렸습니다
    선비님에겐 책이 수면제라는 사실을요.ㅎㅎ
    하지만 책은 몰라도, 다른 면에 있어서는 선비님이 상당히 적극적이십니다.

    선비님과 같이 라이딩하면서 사진이나 동영상을 많이 찍는 편인데
    어린 저도 귀찮아서 잘 안 하는 동영상 편집을 선비님께서 도맡아 하십니다.
    멋진 음악까지 입히셔서 말이죠. 사실 죄송한 일이지만..

    그리고 선비님의 음악세계도 상당히 심오합니다.
    특히 재즈에 대해서는 애착도 많으시고, 좋은 음악도 많이 아시는 게 분명합니다.
    몇 번 선비님 차 안에서 들어본 경험으론, 어려운 재즈 말고
    누구나 편하게 들을 수 있는 음악도 많이 알고 계시고요.
    재즈라는 장르가 선비님과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선비님 말씀대로 촌(?)에서 자라신 것에 비하면
    정말이지 적극적으로 살아오셨고, 지금도 그렇게 살아가고 계신 게 분명합니다!!

    전 팻 매시니 음악 중에 Last Train Home이 좋더군요.
  • 뚱뚱이 속주의 락 기타 하나 - 뚱베이? ^^; 저도 음악 좋아하구.. 교회에서 EG 연주합니다. -[풍유]-
  • 구름선비글쓴이
    2007.9.18 21:02 댓글추천 0비추천 0
    아유~~
    많은 분이 왔다 가셨네요.
    가문의 영광입니다.

    靑竹님
    공통점 하나 챙겼습니다.
    스탠딩도 잘 못하지, 글은 더욱 못 쓰지, 같은 지천명도 아니지....

    Overpace님
    팻 매시니가 편안한 사람이기는 하죠?

    수카이 아우님
    부정은 않캈슈~~
    저는 영화 볼 때는 안 졸아요~~

    말발굽 형님
    그 때는 스테레오 녹음기나 라디오 사는 것이 꿈이었었죠.

    석수님
    밤을 지킨다는 말씀인가요?
    도시 이해가 되질 않습니다.

    스탐 아우님
    따스한 얼굴이 보고 싶습니다.

    키큐라님
    이제 좀 회복(?) 되셨나요?

    키노님
    우와~~ 五車書가 생각이 나는 말씀입니다.

    말리꽃님
    항상 그런 생각이지만 내가 자전거를 같이 타는 사람들 중에
    가장 '신사'이십니다. 그냥 내치지만 말고 같이 놀아 주세요^^

    tour4wd님
    풍유는 무슨 뜻인가요?
    왈바에 새로운 스타 탄생 예감입니다.


  • 뭔 겸손의 말씀을요...
    저야말로 허접한 연필꽁댕이나 되는대로 놀리는 걸요.
    하여간 영화광에 독서광이었던 때도 있었는데
    자전거 탓으로 미루자니 자전거를 타기 전부터
    그 두 가지의 탐탁한 일이 일상에서 멀어졌으니
    좀 아쉽습니다.
  • 뭔가를 모르십니다...^ ^

    책과 음악 자체가 수면제가 아닙니다...

    잠은... 책이나 음악을 접하다가 생기는 '부작용' 입니다...ㅎㅎ
  • ^^저의 수면제는 바로 잔차질 입니다.

    잔차질하고 집에 와서 샤워하고 누우면 바로 잡니다.

    최고의 수면제 이지요.ㅎㅎㅎ

    또다른 수면제는 바로 왈바질 이지요~

    왈바질 새벽 한두시까지 하면...........ㅎ

    저는 책이나,신문 보면 잠이 달아 납니다.^^;;
  • 선비형님도 참~~ 전문가라뇨? 그냥 이것저것 잡식성이라. 조금...
    그저 그겁니다. 아는체??? ㅎㅎㅎ 아무튼 음악은 즐거운 그 자체입니다. 중요한 사실은 제가 팻 매시니를 모른다는거... ㅋㅋㅋ
  • 저도 비슷한약이 있었네요 ... 책 ... 정말 마음에 와닿습니다 ㅎㅎ

    요새는 시간이 부족하여서 틈만 자면 잡니다 ~ 일을 16시간 하다보니 ㅎㅎ~

    피곤은 곧 수면제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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