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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딩 스타일

키노2007.09.18 22:19조회 수 1059댓글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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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평속이 2~5 정도 됩니다. 바구니 단 생활잔차 타는 여성분들도 저를 쓕쓕 앞지르기 합니다. 문제는 제가 하나도 안 쪽팔린다는..아니 조금은 쪽팔리기도 합니다. 아주 값비싼 차는 아니지만 그래도 명색이 나름 생활잔차보다는 좋은 잔차에 안장도 궁둥이에 맞는 걸 골라서 달고, 페달도 가볍고 좋은 거고, 옷과 신발도 돈 들였는데..

어렸을 때부터 단거리는 잘 못했습니다. 장거리는 중하급 정도였습니다. 얼마 전에는 입문한지 몇 달 안 되었다는 출퇴근 하는 분과 동반 라이딩할 기회가 있었는데 짧은 거리를 대화하느라고 갔으니 뭐 평속 6~7은 되었을 겁니다. 그 약간의 차이에도 저는 호흡이 흐트러지고 숨이 가쁘니..

대신에 안장에 한번 앉았다 하면 평균 12~15시간 코스를 잡습니다. 설렁설렁, 쉬엄쉬엄 어디든 간다는 스타일입니다. 업힐은 남산에 비유하자면, 국립극장에서 팔각정까지 쉬지 않고 오릅니다. 고수분들은 저를 앞질렀다가 뒤처진 초보 여성분들을 챙기기 위해 다시 내려오더니 잠시 후 또 쌩하니 저를 앞지르더군요.

"헥헥 저 짐승들.."하고 혼자 중얼거립니다.

팔각정에 오르면 보는 눈이 많아서 비틀거리지도 못하고 겨우 잔차를 세워놓은 후 몰래 숨어서 숨을 헥헥 고릅니다. 겨우 이 정도의 실력입니다. 이러니 더블에스님의 짐승번개는 아니라 하더라도 그런 번개참석은 꿈도 못꿉니다.

주로 장거리를 혼자서 즐기는 편이지요. 속초도 혼자 가고, 산은 알려진 코스를 모르니, 낯선 산도 샛길만 보이면 무작정 들이댑니다. 언젠가 한번은 돌탱이 산을 탔다가 죽을 뻔도 하고..

부산 오장터 라이딩처럼 서울은 왜 그런 게 없는지 모르겠습니다. 동호회도 아니고, 번개도 아니고, 자주 만나는 사이도 아니면서 그냥 일주일에 한번씩 정기적으로 지정 장소에 모여서 참석하든지 말든지 대충 인사하고 산에 오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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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4
  • 무심코 처음 읽고 난 뒤의 느낌은 키노님의 엄살처럼 정말 하수 같으셨는데
    다시 한 번 더 꼼꼼하게 읽어 보니 어쩐지 구름에 달 가듯 그림처럼 걷는 듯
    보이는 기인이 사실은 축지법을 쓰는 절세 고수이듯 키노님도 그러신 것 같다는
    느낌이 팍 드네유~
  • 키노글쓴이
    2007.9.18 22:52 댓글추천 0비추천 0
    에휴~~ 청죽님의 문장력이란..
    무의 무자도 모르는 생판 하수를 절세 고수로 만드신다는... 그건 대체 어떤 무예비급에 나오는 절식인지 여쭈어도.. 천부당만부당하옵니다.
  • ㅋㅋㅋㅋ
    사실은 저도 비슷해서 그랬습니다.^^
    파워플하게 빠른 속도를 유지한다거나 하는 등의 힘은 없지만 왜 옛말에 있잖습니까? 평생 잔병치레를 달고 사는 사람이 '골골백년'이라고 백살을 살듯 저도 설렁설렁 오래 타는 건 남들보다 뒤진다고 생각지 않습니다. ㅎㅎ

    그런데 자랑은 절대 아니고요. 기는 재주밖에 없는 굼벵이의 장기 자랑이라고 보시면 됩니다.쩝
  • 어이쿠~~~
    ^^키노님~왜 또 가만 있는 저를.....................
    홍대가 바로 코앞인데도 보지를 못하니...안타깝습니다...^^;;
    제가 홍대앞에서 먹벙이라도 칠까요?ㅎㅎㅎ
  • 키노글쓴이
    2007.9.19 00:11 댓글추천 0비추천 0
    허걱~ 더블 에스님 절대 만날 생각마시와요. 그 유명한 하얀 모자와 제 허벅지보다 굵은 팔뚝만 발견해도 오던 길 유턴해서 도망갈 겁니다. 안 그래도 제 나와바리에서 더블 에스님과 마주칠까봐서 닭모가지하고 다니고 있습니다.(농담인 거 아시죠~~)
  • 경공의 최고 경지인 운공허도 에 이르신것 같습니다.
  • 홍대면 저랑 제 잔차 입문 스승이 자주 출몰하는 곳인데
    술렁술렁 4-5시간 타고 돌아다님서 맛난거 먹으러 갈때 연락 드릴께요
    토끼는 가라
    거북이들만 즐기는 번개~
    그럴싸하네요 ㅎㅎ
  • 진정한 반열에 오르셨읍니다
    누군가 추월해 간다고 바로 전투 모드로 돌입하는 그런 시기는 지나셨읍니다
    자연을 보고 경치를 즐기며 라이딩 하는거죠
  • ^^음.....아무래도 조만간 거북이 번개를 쳐야겠습니다.
    4758님,키노님,아브라함님은 무조건 초대합니다.
  • 천천히 오래 타기가 정말 힘든 건데...
  • ㅋㅋㅋ평속 6~7^^;;이제 하산하시고 미니벨로 하나 장만하실 시기가 오신 모양입니다.
  • 키노글쓴이
    2007.9.19 01:17 댓글추천 0비추천 0
    ^^;;; 그렇지 않아도 미니벨로만 보면 자꾸 침이 고여서.. 엉뚱한 생각은 저만 하는 거겠죠?
  • 아 제가 살던 잠실 신천에 있는 키노 극장이 생각나서 ㅎㅎ;;

    안장에 앉으면 12~15시간 타신다니 ... 안뵙는게 나을듯 싶습니다 ㅡㅡ;;
  • 철티비를 타면서 저도 느리면서 길게 타는 걸 좋아했습니다.
    빡세게 짧게 타면서 숨을 헥헥 거리는 것보다는 넉넉하게 타고 싶었던 거지만
    문제는 체력요소가 남들에 비해 떨어지니깐요...
    MTB로 입문하기는 했으나, 회원님들과 호흡과 박자를 맞추기란 쉽지 않을 것 같더라구요.
    12~15시간은 심하시다~ ㅎㅎ 저는 1~2시간이라도 느긋하게 타는 수준인지라..
    대신에 어떤 이벤트코스 한 부분, 한 부분에서 민첩하게 움직이는 걸 좋아합니다. ^^

    다들, 나름대로 각자의 스타일이 있는 것이겠죠. 순천XL3500 -[風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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